정부, 2028년까지 ‘AI반도체 대학원 사업’에 총 164억원 지원 “AI반도체 석·박사 고급 인재양성해 기술 경쟁력 높이겠다”

과기정통부, 2028년까지 대학당 연 30억원, 총 164억원 지원 계획 ‘특화 커리큘럼·우수 연구진 확보’ 등 선진 교육환경 조성 및 국내외 기업·연구기관과의 협력까지 지원 다만, 제한적인 지원 규모 두고 “AI 고급 인재 모시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160X600_GIAI_AIDSNote
사진=리밸리온 홈페이지

정부는 오는 3월 17일까지 인공지능반도체(이하 ‘AI반도체’) 산업의 석·박사 고급 인재양성을 위한 인공지능반도체 대학원 사업 공고를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해당 사업은 국가 전략분야이자 경제 안보의 핵심인 인공지능반도체 분야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유망 신시장 창출을 위해 신설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향후 6년간 세계적인 수준의 인공지능반도체 설계 및 인공지능·소프트웨어 전문 고급인재 500여 명 양성하겠다는 목표로, 올해 가을학기부터 신입생 교육을 시작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 3개 대학원을 선정하고 2028년까지 대학당 연 30억원, 총 164억원 수준을 지원하며, 이를 위한 인건비와 연구활동비, 연구 장비 등 인프라 구축비와 실습연구비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전영수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데이터센터·자율주행·사물인터넷 등 인공지능의 전 산업 확산에 따라 다양한 분야로 인공지능반도체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공지능반도체 대학원 등 디지털 첨단분야 인재 양성을 통해 미래 유망 분야 산업 생태계 조성을 더욱 공고히 하고, 국가 기술주권 확보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반도체 대학원’ 중점 육성하는 정부

세계적인 수준의 인공지능반도체 인재 양성을 목표로 운영되는 인공지능반도체 대학원은 크게 4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선진 교육환경과 동일한 우수한 인프라를 제공하기 위해 인공지능반도체 설계 전공 등 전임교원 7명 이상으로 구성된 연구진이 투입되고, 인공지능반도체 분야 입학 정원도 30명으로 제한을 뒀다. 나아가 특화된 커리큘럼을 개설해 인공지능반도체 설계 및 소프트웨어 역량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화 커리큘럼에는 ‘딥러닝을 응용한 인공지능반도체 회로설계프로젝트, 뉴로모픽 소자 및 시스템 고급 반도체 특론’ 등이 포함된다.

인공지능반도체 관련 국내 기업 및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의 협력도 중점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대학원에서 진행되는 연구 프로젝트에 기업이 참여하고, 이와 연계해 기업의 인턴십이 진행된다. 이외에도 학생의 창업 활동에 대한 지원과 현장을 기반으로 한 역량 강화에도 중점을 뒀으며, 나아가 인공지능반도체 관련 국제 학술지 연구 실적 등이 우수한 대학과의 공동연구나 교육과정 참여를 통한 글로벌 협력에도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박차를 가하는 국내 AI반도체 산업, 최근 한국형 GPT’도 출시

인공지능반도체는 현재 글로벌 트렌드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인공지능 채팅 서비스 ‘챗GPT’가 누적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하며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점이 이를 대변한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반도체 기술 개발이 한창으로, 최근에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딥러닝 언어모델을 지원하는 인공지능반도체 ‘아톰’을 내놓았다.

아톰은 GPT-3.5, BERT 등  트랜스포머 계열의 딥러닝 언어모델을 지원하는 국내 최초 AI반도체다. 딥러닝 알고리즘의 종류인 트랜스포머는 챗GPT의 운영사인 오픈AI와 구글 등이 사용하고 있는 알고리즘 방식으로, 특정 문장 속에 담긴 데이터의 관계를 통해 맥락과 의미를 학습하는 신경망이다. AI반도체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NVDIA)는 텍스트는 물론 이미지 검색에도 이를 활용해 향상된 작업의 효율성으로 전력 소비량을 크게 줄였다. 리벨리온도 아톰을 개발하면서 이러한 소프트웨어 최적화나 글로벌 AI 추세 대응 등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에도 인공지능 대학원 지원했었지만, 현실은

한편 이번 지원정책을 두고 비판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19년에도 국내 AI 대학원 운영에 수억원을 지원했지만, AI를 전공한 교수 모시기에 난항을 겪으며 실제 운영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AI 대학원 운영 계획안’에 따르면, 당시 AI대학원 지원사업에 선정된 고려대와 성균관대가 9월 첫 학기에 신규 교수를 1명도 확보하지 못하자, 인공지능 전공과 관련 없는 전산학부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출신 등으로 AI 대학원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이번 정부의 지원을 두고 “AI 인재와 관련해 미국 실리콘밸리나 해외 대학 등에선 국내보다 최대 10배 높은 수준의 연봉을 제시하고 있다”며 “현실이 이런 마당에 각 대학당 연 30억원의 지원으론 교수들 임금 주기에도 빠듯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밖에도 특화 커리큘럼을 제외하고 구체적인 운영 가이드 없이 대학 자율에 운영을 맡긴 점 또한 진정성 있는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인공지능반도체 산업은 미래 국가 전략 분야로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위한 고급 인재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분야다. 세계 각국에서 해당 산업을 경제 안보의 핵심으로 규정하며 그 중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에서 지금까지의 노력이 ‘노이무공’되지 않도록 이전과는 다른 구체적인 인재 양성 프로그램과 지원 규모의 확대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