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예타 조사 선정, 김포골드라인 비극 해결되나

기획재정부,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노선 신설한다 ‘골병라인’ 오명 쓴 김포골드라인發 출퇴근 지옥 해결될까? 철도 신설 시 수요 예측 중요성↑, 잘못된 예측에 수천억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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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김포시에서 부천종합운동장(7호선)까지 연결하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사업이 예비 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특히 김포골드라인은 출퇴근 시간대의 극심한 혼잡과 잦은 열차 고장으로 ‘지옥철’, ‘골병라인’로 불리며, 지난달에만 승객 3명이 실신한 사례도 있는 만큼, 이번 예타 조사 선정이 혼잡도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포-서울 출퇴근 돕고, 서울 접근성↑

지난 9일 기획재정부는 최상대 제2차관 주재로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고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부산과 양산, 울산을 잇는 광역철도, 광주와 나주를 잇는 광역철도들이 예비 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예타 조사는 대규모 개발 사업에 대한 경제성 분석, 투자 우선순위, 적정 투자 시기, 재원 조달 방법 등 타당성을 검증하는 절차로, 정부에서 진지하게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중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는 김포시 장기동과 부천종합운동장 사이의 철도 노선을 신설하는 사업으로, 부천에서 서울 도심 구간은 기존 광역급행철도(GTX-B) 노선을 활용해 여의도와 용산까지 연장될 예정이다. 즉 김포·부천시 등 수도권 서부지역의 출근 시간대 혼잡 상황을 완화하고 서울 도심으로의 접근성을 개선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사업 기간은 2025년에서 2040년으로, 총사업비 2조2,279억원이 투입된다.

부산과 양산, 울산을 잇는 광역철도와 광주와 나주를 잇는 광역철도는 정부에서 핵심 국정과제로 지정한 교통인프라 구축 사업으로, 지방 광역도시 중심과 주변을 연결해 주요 거점 간의 이동시간을 단축하고, 경제·생활 공동체 형성 등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됐다.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는 해당권역에 광역교통체계를 확충해 단일 경제·생활권 플랫폼을 구축해 지방 대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광주-나주 광역철도는 통행시간을 단축하고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활성화를 지원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영월-삼척 고속도로 신설과 행정중심복합도시-탄천 연결도로 사업도 예타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번에 신규 선정된 5개 사업은 향후 조사 수행기관(한국개발연구원・조세연) 선정, 전문연구진 구성 등 사전절차를 거쳐 본격적으로 예타 조사가 착수될 예정이다. 최 차관은 수도권 쏠림과 지방소멸의 악순환을 끊고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 구현을 목표로 하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의 경우 인근 주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국토부 및 조사 수행기관과 긴밀히 협의하여 조사 결과가 최대한 빨리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국회의원(김포시갑)은 “정시성이 확보되는 지하철만이 출근 지옥의 유일한 해답”이라며 “김포골드라인의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과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를 통한 수도권 동서축 연결”이라고 강조했다.

혼잡도 1위 김포골드라인의 비극, 잘못된 수요 예측의 결말

지난달 11일 출근 시간대 김포골드라인에 승차한 승객 3명이 김포공항역에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실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9년 9월 김포도시철도와 함께 개통된 김포골드라인은 2량 23개 편성으로 총 46량이 ‘양촌역’에서 ‘김포공항역’을 오간다. 평균 1회 운행 시간은 약 32분이며 편도 운행 하루 448회, 왕복 운행 896회를 가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김포골드라인은 출퇴근 시간에 정원 대비 너무 많은 승객이 몰려 혼잡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서 지난 2021년 지하철 혼잡도를 조사한 결과 김포골드라인이 정원 대비 승차 인원 241%로 1위를 차지했고, 2위가 서울 9호선 185%였다.

이번 사건으로 김포시는 승객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적 보호를 위해 최단기간 시행할 수 있는 지하철 혼잡 완화 등에 예비비를 투입하는 긴급대책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전했지만,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김포시에서 아무리 증차를 서둘러도 2024년 12월에 로템이 제작한 전동차 6편성 12량이 순서대로 증차되다 보니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를 긴급 재해대책으로 지정한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김포시는 긴급 재해대책으로 선정되어 받은 예비비 32억원으로 전세버스와 수요 응답형 버스(DRT)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민들은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을 이용하는 이유는 정시 출발, 정시 도착에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 면허 발급 및 차량, 기사 확보 등의 운행 준비 기간이 3개월 정도 필요해 오는 7월에야 이용할 수 있다.

사실 일반 중전철은 최대 수용인원이 1,600명이지만, 김포골드라인은 전철 1개당 수용 가능 승객은 최대 300명에 불과하다. 승강장 자체가 2량 경전철 전용으로 설계되어 증량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의 시발점은 설계가 시작되던 지난 2011년 용인 경전철과 부산김해경전철의 ‘뻥튀기 수요 예측’ 문제로 경전철에 대한 정부와 국민들의 시각이 부정적으로 변해 김포시에서 2량짜리 꼬마 열차로 사업을 추진한 데에 있다. 전문가들은 2년 전부터 단기적으로 승강장과 역사 내 혼잡을 억제할 대책을 추진하고, 대체 교통수단을 투입해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지하철 5·9호선을 연장하거나 새로운 노선을 신설해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

김포골드라인과 관련된 사건은 잘못된 예측과 졸속 행정으로 인한 사업 추진이 어떤 나비효과를 발생시키는지에 대한 좋은 예시다. 만일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하더라도 앞으로 7년 뒤인 2030년에 개통을 앞두고 있는 만큼 시민들의 불편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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