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한 불법 사이트 누누티비, 말만 강력한 대응 아닌 ‘진짜’가 필요한 때
우후죽순 생겨나는 누누티비 아류 사이트, 결국 시즌2까지 나왔다 방심위, 저작권 침해 확인 공문 돌리고 URL 차단한다지만 효과 있나? 정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자동 탐지 기술 개발할 것” 구체화는 아직
지난 4월 불법 온라인 스트리밍 사이트인 ‘누누티비’의 서비스 종료 이후 유사 사이트들이 생겨나고 있다. 누누티비 시즌2 운영진은 “기존 누누티비의 레이아웃만 참고했을 뿐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으나 세간에서는 기존 누누티비 운영진이 돌아와 사이트를 부활시킨 게 아니냐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OTT 플랫폼의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정부는 곧바로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부활한 누누티비, OTT 저작권 침해 심각
최근 확인된 누누티비 시즌2는 기존 누누티비와 비슷한 모양새를 띄고 있다. 업로드되는 콘텐츠, 배너에 걸려 있던 불법 스포츠·게임 도박 광고까지도 모두 유사하다. 이미 메인 홈페이지에는 최근 방영되고 있는 <청담국제고등학교>, <행복배틀>, <금이야 옥이야> 등이 게재돼 있다. 심지어 접속 차단을 대비한 대피소 링크도 배너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
이달 9일경 개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티비위키(TVWIKI)’도 같은 방식으로 불법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사이트에는 최근 쿠팡플레이가 기간 한정으로 무료 공개했던 영화 <존 윅4>와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 까지 업로드돼 있다.
이와 관련해 누누티비 시즌2 운영진은 기존 누누티비와는 전혀 상관이 없으며 누누티비 시즌2는 에티오피아에 설립된 무료 OTT 서비스라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 누누티비로 인해 서비스이용자 수가 줄었다가 다시 회복하는 추세”라며 “누누티비와 비슷한 사이트들이 여러 군데 생겨나면 업계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이 자명하다”고 호소했다. 또 “OTT 사업자들이 법적으로 대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당장의 결과물을 얻어내기가 쉽지 않아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도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기존 누누티비 ‘강력 대응’ 밝혔지만, 실패한 방심위
누누티비는 TV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및 OTT 플랫폼 드라마·영화를 업로드해 서비스하던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다. 문제는 지난 4월 국내 OTT 플랫폼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의 대응으로 서비스를 종료했지만 두 달도 채 안 된 시점에 불법 유사 사이트들이 우후죽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업계는 기존 누누티비에 따른 저작권 피해액만 약 4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무소속 의원에 따르면 누누티비는 불법 광고로 최소 333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4월 정부 및 수사기관과 협력해 누누티비의 불법 영업에 적극 대응한 바 있다.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가 누누티비를 고발해 경찰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수사에 나섰고, 문화체육관광부·방심위·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누누티비 대응 정부 TF를 구성해 매일 인터넷주소(URL)를 차단하기도 했다.
신속 대응 아닌 근본 척결에 힘써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누티비 시즌2가 등장하자 업계는 불법 서비스가 다시 영향력을 키울 것을 우려하며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또다시 ‘도둑 시청’이 극성을 부린다면 적자의 늪에서 고전하고 있는 토종 OTT들이 극심한 침체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불법 사이트 척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가) 만들어진 즉시 신속하게 URL을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사기관에도 힘을 실어줘 운영자를 검거하고 처벌하는 사례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전 대응보다 더욱 강력한 조치를 통해 불법 스트리밍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도 신속히 대응에 나섰다. 방심위 관계자는 “오늘(14일) 바로 업계의 피해 현황을 조사하기 위해 공문을 발송했다”며 “심의를 빨리 진행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또 저작권 침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즉시 누누티비 시즌2 웹사이트 접속 경로를 차단하는 안건을 상정·심의할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TF에서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자동 탐지하는 등의 관련 기술 개발(R&D)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도 기존 누누티비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사이버 범죄의 경우 운영자를 잡기까지 몇 년씩 걸리기도 한다”라며 (누누티비 운영자를) 계속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