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포럼] 세계 수출 1위 중국 전기차, 글로벌 시장 빠르게 장악
전기차 전환 가속화되면서 자동차 산업도 빠르게 재편 중국 세계 자동차 수출 1위, BYD도 전기차 판매량 1위 美·EU 등, 중국산 전기차 견제 위해 관세 등 규제 강화
[동아시아포럼]은 EAST ASIA FORUM에서 전하는 동아시아 정책 동향을 담았습니다. EAST ASIA FORUM은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교(Australia National University) 크로퍼드 공공정책대학(Crawford School of Public Policy) 산하의 공공정책과 관련된 정치, 경제, 비즈니스, 법률, 안보, 국제관계에 대한 연구·분석 플랫폼입니다. 저희 폴리시코리아(The Policy Korea)와 영어 원문 공개 조건으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자동차 산업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의 수가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조립시간도 훨씬 짧아 전기차 생산 비중이 늘어날수록 자동차 산업의 일자리가 감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전미자동차노조(United Auto Workers, UAW)는 디트로이트에 본거지를 둔 미국의 3대 완성차 업체 GM, 포드, 스텔란티스에 대해 “전기차 전환으로 인해 자동차 기업 근로자 15만 명 중 3만5천 명이 실직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들의 임금과 고용안정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사상 처음으로 동시 파업에 나섰다.
자동차노조 이어 ‘중국산 전기차’가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부상
테슬라, 리비안, SK온 등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 기업들은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대응해 보다 유연한 고용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기존 자동차 산업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노조에 가입한 이력이 없는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아울러 포드를 비롯한 완성차 기업들은 ‘단결강제로부터 자유로울 권리(right-to-work)가 보장되는 주(州)에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등 UAW의 영향권을 벗어나 노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UAW와의 갈등만큼이나 ‘중국산 전기차’가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 탄소 배출 기준을 강화하고 오는 2032년까지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미국보다 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운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의 생산을 금지하고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본격적인 전기차 전환을 앞둔 미국과 EU는 자국의 생산 역량을 최대화하기 위해 중국의 전기차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자국 기업에 대한 막대한 보조금 지원, 풍부한 엔지니어 인력과 혁신역량, 거대한 내수 시장, 탄소중립에 대한 대중의 지지 등을 기반으로 저렴한 전기차를 생산하는 주요 자동차 생산국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해 세계 전기차의 57.1%를 생산했고, 올해 중국의 전기차 생산량은 8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내수시장 판매량은 25%이며 수출 물량은 EU 22%, 미국 6%, 일본 3%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중국에는 90여 개 브랜드가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차량 가격도 5,000달러(약 650만원)에서 9만 달러(약 1억2,000만원)까지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 미 정부 규제에 EU시장 공략 강화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로 미국 시장 진입이 어려워지자 막대한 자금력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EU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국 전기차의 평균 가격은 약 5만3,800달러(약 7,000만원)로 EU 평균 가격 9만4,100달러(약 1억2,200만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중국산 전기차 생산량 중 EU 판매량의 비중은 3%에 불과했지만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인 UBS는 2030년 이 수치가 2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산 전기차의 성장세가 가파르자 EU는 이를 경계하기 위해 중국의 불공정한 국가 보조금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9월 13일(현지시간)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로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를 대상으로 보조금 조사에 착수하겠다”며 “막대한 국가 보조금 때문에 중국 전기차 가격이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되고 시장 가격이 왜곡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Valdis Dombrovskis) EU 수석 부집행위원장도 중국이 수출이 아닌 내수시장 소비를 위해 전기차를 생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충분한 증거 없이 보조금 항목에 대한 주관적 판단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은 행위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관련 규정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EU의 반보조금 조사 착수 이후 중국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은 현지생산을 늘리는 전략으로 EU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EU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6.8%에서 2022년 34.0%로 2년 만에 배로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현지시간) 중국 1위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는 헝가리에 유럽 첫 전기차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에 대해 돔브로브스키스 부집행위원장이 우호적일지는 알 수 없지만 미국의 대응과는 대조적일 가능성이 있다.
주요국, 전기차 무역 흐름에 자국 내 일자리 감소 불안
자국의 자동차 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거나 중국의 군사적 대응으로 인한 국가 안보의 위협이 없다면 미국과 EU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를 선호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중국산 전기차는 대다수 국가들에 있어 부담이 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들과 중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대규모 전기차 수입으로 자국의 자동차 산업이 위축되면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자동차 시장은 연간 3조 달러(약 3,952조원) 규모로 약 1,400만 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EU가 250만 명, 미국과 멕시코, 일본이 각각 100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다만 중국 자동차 시장에 고용된 400만 명의 노동자들도 고용 불안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산 전기차 수입이 갈수록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2022년 전 세계 자동차 수입은 7,800억 달러(약 9조3,300억원)로 글로벌 생산량의 4분의 1을 넘어섰다. EU의 자동차 수입이 4,070억 달러(약 4조7,700억원)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일본 870억 달러(약 1조1,300원), 미국 580억 달러(약 6,700억원), 한국 520억 달러(약 6,000억원), 멕시코 470억 달러(약 5,50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450억 달러(약 5,300억원)로 전년 대비 80% 이상 증가하며 6위에 올랐다. 특히 이 중 40%가 미국 테슬라의 전기차였다.
관세 등 중국산 전기차 규제 강화, 무역 장벽 심화 우려도
서구 국가들과 자동차 기업들은 과거 중국이 철강산업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선 과정이 전기차 시장에서 재현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국유기업을 앞세워 세계 철강산업을 지배하고 있다. 중국의 바오우철강은 조강 생산량 기준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세계 50대 철강기업 중 절반을 중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1950년대 후반 마오쩌둥의 공산당 정권은 ‘생산의 새로운 고조를 일으키자’는 대약진의 슬로건을 내걸고 철강 등 노동집약적 산업의 육성하는 경제부흥운동을 추진했다. 당시 거대한 용광로를 만들어 철강을 생산하기에는 기술과 자본이 부족했던 중국은 철광석 없이 농촌에서 철강을 생산하느라 온갖 금속 집기와 농기구는 물론 문고리까지 동원해야 했다. 하지만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며 시장경제를 수용한 덩샤오핑이 철강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했다. 2021년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103억 톤으로 세계 생산량 182억 톤 중 60%의 비중을 차지하며 경쟁 국가를 압도했다. EU가 1억5,300만 톤으로 1위 중국과 큰 격차를 보이며 2위에 올랐고, 이어 인도 1억1,800만 톤, 일본 9,600만 톤, 미국은 8,600만 톤의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의 자동차 관세는 오는 2041년까지 적용되는 픽업 트럭 관세 25%를 제외하고 모든 수입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중국산 자동차에 대해 기존 2.5%에 더해 추가로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 조치를 연장했다. 이에 반해 EU산 자동차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일본산 자동차에는 아예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처럼 생산국과 배기량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규제와 세금은 자동차 무역의 새로운 장벽이 되고 있다. 이에 카를로스 타바레스(Carlos Tavares) 스텔란티스 CEO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자동차의 수입 관세는 15~25% 수준으로 유럽도 중국산 자동차에 대해 이에 상응하는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등 남반구의 개발도상국에서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등 중국이 신흥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세계 무역의 단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선진국들은 규제, 관세 등을 통해 무역 장벽을 높이거나 중국산 전기차의 쿼터를 정해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등 중국의 지배력을 둔화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EU의 보조금 조사 결과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유럽과 중국의 전면적인 무역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원문의 저자인 개리 클라이드 허프바워(Gary Clyde Hufbauer)는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PIIE)의 선임연구원입니다.
China’s electric vehicle surge will shock global markets
The transition to electric vehicles (EVs) promises massive dislocation. Conventional cars have twice as many parts as electric vehicles, translating into far fewer assembly hours. Striking for wages and security against Detroit’s ‘Big Three’ car manufacturers, the United Auto Workers trade union claims that the transition endangers 35,000 jobs among its 150,000 members.
Meanwhile, upstart firms, exemplified by Tesla, Rivian and SK On, are hiring non-union workers from outside the established industry, while Ford and its counterparts are building EV and battery plants in right-to-work states outside the United Auto Workers’ purview. On top of these disruptions comes the threat of new competition from Chinese automakers.
The US government wants two-thirds of new cars sold in 2032 to be electric. The European Union is even more ambitious, wanting all new cars sold to be electric from 2035. But neither want to import EVs from China. Yet with generous subsidies, abundant engineering talent, a flair for innovation, a huge domestic market and public support for decarbonisation, China has become the dominant producer of low cost EVs.
In 2022, China produced almost 60 per cent of the world’s EVs — both battery electric vehicles and plug-in hybrid vehicles. In 2023, production it expected to reach 8 million units, or 25 per cent of all cars sold in China compared with 22 per cent in the European Union, just 6 per cent in the United States, and a measly 3 per cent in Japan. Chinese firms also offer 90 different EV brands at prices ranging from US$5000–90,000. The average EV in China cost around €32,000 (US$53,800)in 2022, compared to an average of €56,000 (US$94,100)in Europe.
While imports from China accounted for only 3 per cent of Europe’s EV sales in 2022, UBS expects this figure to reach 20 per cent by 2030. The European Union objects to generous Chinese subsidies for its EV firms and EU Trade Commissioner Valdis Dombrovskis is actively encouraging China to produce EVs for domestic consumption, not exports. In response, China has assailed the protectionist EU policy direction. Whether Dombrovskis would welcome a Chinese EV factory in Europe is unknown, but if so that would contrast with the probable US reaction.
If other countries had no auto industries and if China did not pose a military threat, everyone would welcome cheap Chinese EVs. But in the world as we know it, Chinese EVs are more of a burden than a blessing. This is because large-scale exports put millions of jobs at risk and other countries fear China hovering over the geopolitical landscape.
Globally, the auto industry employs some 14 million workers who manufacture US$3 trillion worth of vehicles annually. The European Union’s industry employs about 2.5 million workers, while the United States, Mexico and Japan each employ about 1 million workers. Jobs outside China are evidently under threat, though China’s own 4 million auto workers are also at risk of losing their jobs.
In 2022, global car exports were worth US$780 billion, more than a quarter of world production. The European Union led the export parade with US$407 billion, followed by Japan with US$87 billion, the United States at US$58 billion, South Korea at US$52 billion and Mexico with US$47 billion. China was ranked in 6th place with US$45 billion worth of exports — roughly 40 per cent of which were Teslas. Still, Chinese exports grew more than 80 per cent in 2022, and that’s just the beginning.
Looking back in time, Western auto firms fear that China could repeat the process by which it became the dominant force in the world steel industry. During Mao Tse Tung’s regime, small backyard furnaces were a bad joke. But Deng Xiaoping’s embrace of market economics, coupled with heavy subsidies, enabled China’s great leap forward in steel production. In 2021, China crushed all its rivals in steel production with 1.03 billion tons of output — a substantial 60 per cent of the world total 1.82 billion tons. The European Union was a distant second with 153 million tons, followed by India with 118 million tons, Japan with 96 million tons and the United States with 86 million tons.
Currently, US auto tariffs are only 2.5 per cent (with the exception of a longstanding 25 per cent tariff on pickup trucks). But former president Donald Trump imposed an additional 25 per cent punitive tariff on all Chinese cars, which has been extended by Joe Biden. EU car tariffs are 10 per cent and Japan’s are zero. Idiosyncratic regulatory standards and vehicle taxes that vary with engine displacement are additional barriers to trade.
Since China’s own tariffs on auto imports range between 15 per cent and 25 per cent, Carlos Tavares, the CEO of Euro-American automaker Stellantis, called for Europe to impose reciprocal tariffs on auto imports from China.
Many countries in the Global South will welcome less expensive Chinese EV brands. But to slow Chinese EV dominance, advanced countries are almost certain to raise existing barriers or impose quotas that limit the Chinese share of the market. EVs could well exemplify the fragmentation of world tra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