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韓 총선·11월 美 대선’ 앞두고 발악하는 北, 이번엔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발사
北 24일 오전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합참 "세부 제원 분석 중" 핵탄두 탑재할 수 있는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2형' 가능성 커 韓 보수 정권 저지 목적, 우발적 군사적 도발 일어날 수도
북한이 서해상에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반도 내 긴장이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지난 14일 동해상에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이후 10일 만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이라는 두 거대한 선거를 앞두고 북한이 영향력 제고를 위해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0일 만에 다시 도발한 北
24일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께 북한이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의 감시 자산이 북한이 발사한 순항미사일이 평양 서쪽 해상에서 원형 궤도로 도는 모습을 포착했다”며 “세부 제원 등은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군 소식통에 의하면 이날 북한군이 발사한 순항미사일은 북한이 전술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2형’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북한의 순항미사일 도발은 UN(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받는 탄도미사일 외에도 우리나라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가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미국 측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의 추가 징후와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14일에도 동해상에 IRBM을 발사한 바 있다. 해당 미사일은 평양 일대에서부터 약 1,000km를 날아가 동해상에 탄착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IRBM의 통상 사거리가 3,000~5,500km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북한이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 등 태평양상 대아시아 전진기지의 타격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라 해석했다.
北 도발, 총선 의식했나
사실 북한이 무력 도발을 감행하는 데에는 엄청난 부담이 뒤따른다. 당장 미사일만 해도 수백억원의 발사 비용이 소요된다. 지난 2022년 한국국방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한 발당 최대 3,000만 달러(약 400억원), IRBM은 1,000만~1,500만 달러(약 133억원~200억원),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은 300만~500만 달러(약 40억원~66억원)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도발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받는 보복성 제재로 인한 외교·경제적 타격, 북 선제타격론 등의 안보 문제 등 리스크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도발을 이어가는 이유는 뭘까. 블룸버그 통신은 “북한은 여러 차례 걸친 미사일 시험을 통해 북한 핵무기가 큰 진전을 이루고 있음을 고위층과 주민들에게 보여주고, 미국의 침략을 막기 위해 핵무기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선전 메시지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오바마 전 정부 때부터 유지하던 “북한의 목적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주목을 받고 대화를 개진해 제재를 풀려는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국내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의 도발이 오는 4월에 있을 한국 총선을 앞두고 북한과 악화일로를 걷는 보수정권이 원내 다수당 자리를 차지하지 않도록 저지하려는 시도라고 보고 있다. 이미 북한이 지난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천안함 폭침을 단행해 당시 북한과 대립각을 세우던 이명박 전 정부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전신)의 패배를 유도한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군사전문가는 “북한이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원내 다수당 지위를 공고히 해 다시 남북 평화 무드를 연출하고, 한미일 동맹을 약화해 대북 제재를 완화하려고 할 것”이라며 “총선 직전에 더 큰 군사적 도발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