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뛰는데 갭투자는 잠잠하다? 리스크 속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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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셋값 47주 연속 상승, 갭투자는 '잠잠'
낮은 전세가율 상승폭과 부진한 거래가 발목 잡아
해소되지 않는 불확실성 리스크, 관망세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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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년 가까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길었던 상승 기간에 비해 미약한 상승폭,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등이 갭투자 수요를 억누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가 올라도 “갭투자 하기에는 좀”

1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에서 갭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줄고 있다. 아실은 아파트 매매 후 직접 거주하지 않고 3개월 내 전월세 계약을 체결하면 갭투자로 분류하고 있다. 갭투자 거래는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서울 아파트 매매 총 3,225건 중 13%(432건)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그 비중은 △1월 11% △2월 7% △3월 4% 등으로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다.

통상 갭투자 수요는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줄어들 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투입되는 자기 자본이 상대적으로 적어지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지난 석 달 간 매매가와 전셋값 격차가 꾸준히 줄어들었음에도 불구, 갭투자 비중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5월 넷째 주 상승 전환한 후 최근까지 47주 연속 올랐다.

이에 업계에서는 미진한 전셋값 상승폭으로 인해 갭투자 수요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실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47.5%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5월(46.8%)보다 높아지긴 했지만, 갭투자 수요를 끌어들일 만한 상승폭이라고는 볼 수 없다. 같은 기간 서울 부동산 평균 매매가가 상승하며 전세가율 상승세를 일부 상쇄하며 전세가율이 상승 동력을 잃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하 전까진 뚜렷한 회복 없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갭투자 환경은 쉽게 조성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특히 서울의 경우 이미 매매가가 상승 전환하면서 전세가와 격차를 다시 벌리고 있는 데다, 아직 시장 거래도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아실에 의하면 지난 3월 서울 부동산 매물은 8만2,134건으로 1년 전(6만1,275건) 대비 34.0%, 3개월 전 7만4,479건과 비교하면 10.2% 급증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기 전까지는 사실상 눈에 띄는 시장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울 내 집값 하락세가 멈춘 현재가 ‘최선’의 상황이라는 시각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둘째 주(15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0.02%)은 전주(-0.01%) 대비 하락폭을 키우며 21주 연속 내림세를 지속했다. 반면 서울(0.03%→0.03)의 부동산 매매가격은 지난주와 동일한 상승폭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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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한국부동산원 측은 “급매 소진 이후에도 저가 매물을 기대하며 관망세가 유지 중인 가운데, 지역별 대규모 선호 단지 위주로 실거래가 발생했다”며 “매수 문의가 지속되면서 매도 희망가는 상향 조정되는 등 상승세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시장 불확실성도 여전해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한동안 부동산 시장이 침체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올해 초부터 신생아 특례대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잠시 반등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지만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금리 불확실성 △급매 소진 등 악재가 누적되며 재차 시장이 혹한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부동산 시장이 소폭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미니 사이클’을 반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해 시중 금리·환율 변동성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 시장 역시 불안정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해 환율 상승을 야기하고, 유가 상승을 초래해 인플레이션 심화 및 기준금리 인상을 부추길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수요 회복을 견인해야 할 청년층이 내 집 마련을 속속 미루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신한은행이 17일 발간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24’에 따르면 2030세대 중 향후 부동산 구입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54.9%에 불과했으며, 부동산 구입 의향이 있는 2030세대 중 2년 내에 주택을 구입하겠다고 밝힌 경우는 23.5%에 그쳤다. 나머지 76.5%는 2년 이후에야 주택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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