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신축으로” 옥석 가리기 본격화한 서울 부동산 시장, 특정 단지만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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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시장 옥석 가리기 본격화, 신축만 '고공행진'
총선 후 재건축 매력 반감된 구축 아파트, 찾는 사람 줄었다
지난해 거래 절반 차지한 30·40대, 투자보단 실거주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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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의 수요가 신축 아파트로 쏠리고 있다. 공사비 상승이 본격화하며 ‘똘똘한 한 채’ 선호 기조가 심화한 가운데, 대다수 실수요자가 입지와 연식 등을 꼼꼼히 따지며 옥석 가리기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는 일부 지역만 매매가 상승하고, 여타 지역은 침체가 장기화하는 ‘차별화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신축·구축 가격 차이 커져

2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신축(준공 1~5년 차)과 구축(준공 10년 초과) 간 가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분양가 상승이 본격화하고 공사비가 급증하면서 신축 아파트로 수요가 몰린 결과다. 지난 2020년까지만 해도 서울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과 구축 평균 가격의 격차는 3억1,700만원 수준이었다. 2022년에는 3억4,100만원, 지난해에는 2억5,900만원으로 그 격차가 좁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신축 선호 현상이 강해지며 올해(4월 12일 기준) 신축과 구축의 가격 격차는 5억5,800만원까지 벌어졌다. 서울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이 지난해 15억100만원에서 올해 17억9,000만원으로 뛰는 사이 구축 아파트는 12억4100만원에서 12억3,900만원으로 하락한 영향이다. 차후 분양가가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짙어지고 있는 만큼, 수요 쏠림 현상 역시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신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유독 서울에서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공급이 쏟아진 수도권에서는 오히려 신축과 구축 간 가격 차이가 줄어들었다. 인천의 경우 2020년 3억5,000만원 수준이었던 신축과 구축 아파트의 평균 가격 격차가 올해 2억원으로 감소했다. 신축 평균 가격이 같은 기간 6억9,000만원에서 6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구축은 3억4,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오른 결과다.

여당 총선 참패로 구축 매력 반감

한편 업계에서는 총선 이후 구축 아파트 선호가 반감됐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규제를 적극적으로 완화, 민간 중심의 주택 공급 확대 전략을 펼쳐온 바 있다. 문제는 윤 정부가 공언한 부동산 정책 대다수가 추후 법률 개정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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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사업시행계획인가 전까지 안전진단을 통과하도록 유예하는 안전진단 규제 완화 방안의 경우, 도시정비법 개정이 뒷받침돼야 실현 가능하다. 안전진단 완화를 주장하는 여당은 이미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지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해당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언급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방안 역시 실제 추진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조합원 1인당 재건축 초과이익이 8,000만원을 넘으면 세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로, 문재인 정부 당시에 본격 부활했다. 관련 제도를 손질하기 위해서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야당이 정부에 협조할 가능성은 사실상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금리와 높은 분담금 등으로 주택 정비 현장 곳곳에서 잡음이 발생하는 가운데, 규제 완화 정책 추진 여부마저 불투명해진 셈이다. 이처럼 재건축 시장에 제동이 걸릴 경우, 구축 아파트의 투자 매력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시장 주축 30·40도 신축 선호

일각에서는 30·40세대의 부동산 거래 증가가 신축 아파트 선호 기조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매매된 아파트는 총 41만1,182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30·40세대의 거래량은 총 21만5,801건으로 전체의 52.40%에 달했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부 지원 정책의 영향으로 젊은층의 주택 매입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기할 만한 점은 이들 30·40세대는 무주택 실수요자가 모여있는 세대로, 재건축 투자보다 실거주를 위해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주거 만족도가 높고, 전세 금액이 높아 전세를 주고 ‘내집마련’을 하거나 투자를 하기에도 수월한 신축 아파트를 찾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30대 고객들이 재건축까지 멀리 보고 (구축을) 매입하는 경우는 적다”며 “당장 편리하고 살기 좋은 신축 아파트가 최우선 선택지인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실제 이들 세대의 매수세는 신축 단지가 많은 신도시 지역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일례로 송도 신도시가 포함된 인천 연수구는 전체 거래량 4,705건 중 60.2%(2,832건)가, 광교 신도시가 포함된 용인 수지구는 전체 거래량 4,063건 중 69%(2,804건)가 30·40세대 거래였다. 이들 두 지역은 모두 직주근접이 강점으로 꼽히는 곳으로, 젊은 직장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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