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통관 처리 ‘군산세관 특송물류센터’, 인력 충원 시급

160X600_GIAI_AIDSNote
해외 직구 특송화물 연간 600만 건 처리 기대
막대한 예산 들였지만 X-Ray 1세트 멈춰 있어
밀려드는 직구 물량에 비해 인력 턱없이 부족
customs_20240502
고광효 관세청장(왼쪽 아홉 번째)이 지난달 30일 군산시 군산물류지원센터에서 열린 ‘군산세관 특송물류센터’ 개장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관세청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등 C커머스 기업의 초저가 공세로 직구 상품 반입이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군산시에 자체 통관시설이 마련되면서 외부 운송 없이도 특송화물 통관 처리가 가능해졌다. 관세청은 통관·운송업 관련 신규 일자리 창출과 물류비 절감 등 군산항의 항만물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통관 시간 단축 등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직구 처리, 군산세관 특송물류센터 본격 운영

관세청은 ‘군산세관 특송물류센터(이하 군산센터)’를 구축해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군산센터는 전북도와 군산시의 지원을 받아 군산물류지원센터 1층(3153㎡)에 입주하는 방식으로 구축됐다. 군산물류지원센터는 군산시 소유 재산으로 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 건립사업에 따라 2007년 준공된 건물이다. 관세청은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사업을 완료할 목적으로 이곳에 군산 센터를 구축, 지난 2월부터 시범운영을 가진 후 지난달 30일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그간 군산세관은 자체 통관시설이 없어 군산항을 통해 반입되는 특송화물 물량을 평택·인천 등지로 보세운송한 후 통관해야 했다. 이 때문에 민간에선 물류비용 증가 부담을 떠안게 됐고, 세관은 위험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이 군산항으로 반입되는 특송화물 물량은 2019년 77만여 건에서 지난해 115만6,000여 건으로 증가했다.

이에 군산에 특송화물 통관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인천과 평택 등 수도권에 집중된 물류거점을 서해안으로 분산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화물 감시·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주류였다. 관세청은 이러한 현장 의견을 반영해 군산센터를 구축했다.

군산세관, 일손 부족에 신음

하지만 현장에서는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군산항 특송장이 인력 부족을 이유로 X-Ray 검색대를 애초 계획보다 축소 운영, 일일 반입량 대비 처리 가능 물량이 적어 당일 통관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관세청은 군산항으로 반입되는 특송 화물의 위험관리와 신속 통관을 위해 지난 2월 군산물류지원센터 안에 약 7억원을 들여 X-Ray 검색대, 동시구현시스템, 컨베이어 벨트 3세트를 구축했다.

그런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설치한 X-Ray 검색대 1세트는 멈춰 서 있다. 인력 부족 때문이다. 군산시와 특송 업계에 따르면 군산 특송장 X-Ray 검색대 운영에 필요한 최소 정원은 15명인데, 현재 10명만 배치돼 있다. 이러한 실정에 한·중 간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중국에서 군산항으로 들어오는 특송 화물은 증가하는데 적기 통관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임시 운영에 들어간 후 3월 한 달간 군산항 특송장에서 처리한 물량은 약 30만 건으로 1일 평균 통관 물량은 1만 건에 달한다. 현 추세로 볼 때 군산항 특송장에서는 연간 약 650만 건의 통관이 예상된다. 때문에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군산항을 특송 화물 환적항만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은 물론 군산항 물동량 유치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특히 지난달 18일 군산시, 군산세관, 군산해양수산청은 중국 특송업체 13곳과 간담회를 갖고 군산항 특송장 이용 방안을 논의했는데, 신속 통관이 안 될 경우 특송 화물 반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특송 업체 관계자는 “군산항 활성화를 위해 숙원 사업이던 특송장이 문을 열었지만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며 “해외 직구 급증세로 해상 특송 화물은 증가하는데 검색대 운영이 지연될 경우 심각한 적치 현상이 야기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AliExpress_Ali_20240502_002
사진=알리익스프레스

평택세관도 직원 1명이 1일 4천여 건 처리

세관의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고충은 군산항만의 문제가 아니다. 평택세관 역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직구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데 비해 관련 인력 등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평택세관에서 처리한 전자상거래 물품 통관 건수(중국)는 3,975만2,000건이었다. 이는 세관 직원의 근무일(310일)을 기준으로 일평균 12만8,000건꼴이다.

그러나 이를 담당하는 특송통관과의 세관 직원은 34명에 불과하다. 근무일 기준으로 직원 1명이 하루에 약 3,800건을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X-ray 전담 직원만으로 좁혀 보면 1명의 직원이 처리해야 하는 건수는 더 늘어난다. 최근 중국 직구가 늘면서 평택세관의 전자상거래 물품 통관 건수는 2020년 1천326만3천건에서 2021년 2천306만8천건, 2022년 3천164만3천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같은 인력 부족 등은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 관련으로 접수된 소비자 민원 건수는 673건으로 2022년(228건)의 3배에 달했다. 특히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소비자 민원만 352건이었다. 같은 기간 테무 관련 민원은 17건으로 지난해 연간 건수(7건)의 두 배를 웃돌았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