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니혼게이자이 “실버 경제, 대중문화에 이어 韓 경제 이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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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이 된 고령 사회, ‘실버 산업’ 급부상
일본 닛케이,"한국의 다음 트렌드는 실버 경제"
저출생 기조 속 실버 경제 162조원 규모로 성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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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순화씨 인스타그램

일본 언론이 대중문화에 이은 한국의 다음 트렌드로 노인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지목했다. 한국의 저출생 고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실버 경제(Silver Economy)가 모든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란 분석이다.

닛케이, 韓 실버 경제 성장성 주목

일본 닛케이(니혼게이자이신문)는 5일(현지 시각) ‘한국, 다음 K-물결에 눈을 뜨다’라는 기사에서 실버 경제에 주목했다. 한국의 출산율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실버 경제 규모가 1,200억 달러(약 162조원) 이상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면서 80대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 참가자인 1943년생 최순화(81)씨의 이야기를 집중 보도했다.

최씨는 지난달 22일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 서류 심사, 예선을 통과해 32명의 본선 참가자로 꼽혔다. 미스 유니버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18~28세까지’라는 나이 제한이 있었으나, 올해 나이 제한, 참가자의 키와 몸무게 제한을 폐지했다. 최씨의 이야기는 미국 CNN도 지난달 28일 집중 보도한 바 있다.

최씨는 공장에서 일하며 두 자녀를 키우고 세 명의 손주를 돌봤다. 그러다 72세에 간병인 일을 시작했다. 이때 한 환자에게 ‘모델처럼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 모델 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듣고, 교대 근무 시간에 병원 복도에서 런웨이 워킹 연습을 했다. 그렇게 최씨는 74세에 서울패션위크에 데뷔했다. 닛케이는 “최씨의 삶은 한국에서 급성장하는 실버 경제를 생생하게 보여준다”며 “점점 더 많은 기업이 노인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마케팅할 가능성에 눈을 뜨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핀란드 전 총리도 “실버 경제 핵심은 기술력, 韓 잠재력 크다”

닛케이에 앞서 에스코 아호(Esko Aho) 핀란드 전 총리도 한국의 실버 경제 잠재력에 주목하며 “한국은 실버 경제 강국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아호 전 총리는 지난 6월 인구 위기, 새로운 상상력,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제로 열린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전 세계가 마주한 고령사회와 실버 경제의 현실을 설파하며 한국이 가진 잠재력과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아호 전 총리는 “실버 경제의 핵심은 기술”이라며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5%를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잠재성을 가진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실버 경제는 웰빙, 건강, 패션, 미디어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 실버산업에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고령인구 이용 비중이 높은 의료분야에서 AI가 의료 혁명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경희대 에이지테크·실버경제연구소 김영선 소장의 연구에 따르면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168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0년(72조8,0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김 소장도 “노인 중심 상거래 발전은 주변 국가보다 뒤떨어져 있기에 한국의 실버 경제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노인을 위한 관광 및 직업 훈련, 새로운 직업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노인을 위한 직업 훈련, 법률 및 금융 컨설팅은 성장이 유망한 실버 경제 분야”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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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실버 경제, 차세대 핵심산업으로 성장

저출생과 고령화를 맞닥뜨린 중국 역시 1조 달러(약 1,348조원)의 실버 경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중국 경제를 주도하는 세대로 ‘리우링허우(60后)’가 지목되면서다. 이들은 기존 고령세대에 비해 소비를 많이 하고, 외식·오락·문화 등 가치소비를 즐긴다. 뿐만 디지털 문화를 익숙하게 받아들여 이커머스를 통해 온라인 소비를 즐기고, SNS에서도 활발하게 네트워킹 활동을 한다.

이에 최근 중국 소비시장에서도 실버세대를 대상으로 한 제품과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먼저 혈압 측정기, 산소포화도 측정기, 체온계, 혈당 측정기 등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른 추세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아이미디어 리서치(iiMedia Research)에 따르면, 2023년 전체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1,981억 위안(약 37조원)으로 2022년에 비해 12.37% 대폭 성장했다. 2019년 1,189억 위안(약 22조원)의 규모에서 시작한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은 2025년에는 2,472억 위안(약 47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5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시장 규모가 2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가사도우미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가사도우미 서비스로는 방문 청소, 베이비시터, 산후조리, 노인 요양 등이 있다. 아이미디어 리서치 통계에 따르면 중국 가사도우미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1년 1조149억 위안의 규모에서 시작해 2023년 1조1,641억 위안(약 221조원)으로 성장했다.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 국민 소득 수준의 향상, 육아 및 노인 요양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사도우미 서비스 시장은 향후에도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실버 패션 분야의 성장성도 돋보인다. 중국 패션의류 분야에서는 실버패션 라인을 별도로 출시하는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리우링허우 세대는 단순히 편한 옷을 추구하기보다 디자인적으로 자신의 개성을 돋보일 수 있는 기능성 의류를 선호하는데, 이 같은 실버세대의 선호도를 반영해 시장의 패션 트렌드도 계속 변화하고 있고 관련 시장도 매년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23년 중국 실버패션 시장 규모는 1,581억 위안을 기록했으며, 2025년에는 2,000억 위안(약 38조원)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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