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C 제동이 치명타” 코치 모회사, 베르사체 인수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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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피스트리의 카프리 인수 막아선 FTC
美 법원 FTC 가처분 신청 승인, 합병 무산 위기
"항소하겠다" 태피스트리, 법원 판결 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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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패션 브랜드 코치의 모회사인 태피스트리의 카프리홀딩스(이하 카프리) 인수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태피스트리의 카프리 인수를 막기 위해 제기한 가처분 소송이 승인되면서다. 태피스트리 측은 이 같은 법원 판결이 ‘실망스럽다’며 항소 의지를 내비치고 나섰다.

FTC 손 들어준 美 법원

2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제니퍼 로숀 판사는 태피스트리의 카프리 인수를 막아달라며 FTC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승인했다. 연방법원이 이 같은 판결을 내린 이유는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자세한 의견서는 비공개로 제출돼 현재 공개되지 않았다고 CNBC는 전했다.

태피스트리는 코치 외 케이트 스페이드, 스튜어트와이츠먼 등을, 카프리는 마이클 코어스 외 베르사체, 지미추 등을 주요 브랜드로 두고 있는 패션 기업이다. 양사는 지난 4월 유럽연합(EU)과 일본 규제당국으로부터 합병 거래 승인을 받은 상태로, 당초 올해 말까지 85억 달러(약 11조7,000억원) 규모 인수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법원이 FTC의 손을 들어주며 거대한 암초에 부딪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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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C, 합병 왜 막아섰나

FTC가 법원에 소를 제기한 것은 지난 4월이다. 양 사 합병이 초고가 명품 핸드백 대비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고급 핸드백 시장에서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고 판단, 법원에 합병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당시 헨리 리우 FTC 경쟁국장은 성명을 통해 “태피스트리와 카프리의 합병은 가격 경쟁, 할인, 디자인, 마케팅 등 양 사가 경쟁 관계에 있을 때 미국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박탈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합병 후 회사 직원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3만3,000명에 달하게 되면서 두 회사 직원들의 임금과 복지 혜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FTC가 명품 업계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거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폴 레주에스 씨티그룹 분석가는 FTC가 핸드백 부문 경쟁에 주목하는 것과 관련해 “핸드백은 소비자가 가장 신중하게 구매하는 품목이고, 코치와 마이클 코어스가 시장 점유율은 높지만 경쟁이 상당한 편”이라며 “반경쟁을 이유로 인수합병 거래에 제동을 거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지적했다.

태피스트리와 카프리 역시 “현재 매우 경쟁적인 시장 상황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유럽의 럭셔리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합병이 필요하다”고 항변했다. 또 양 사가 합병할 시 시장의 트렌드를 더 빨리 따라잡고 더 나은 제품을 제공해 더 많은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더 나은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양 사의 주장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정 다툼 본격화 전망

이대로 합병이 무산될 경우 태피스트리와 카프리는 막대한 규모의 배상금·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태피스트리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거나 정부가 영구적이고 항소할 수 없는 금지 명령을 내려 거래가 무산되는 경우 카프리에 3,000만~5,000만 달러(약 416억3,400만원~ 693억9,000만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카프리는 합병 중단이 결정될 시 2억4,000만 달러(약 3,330억7,200만원)의 해산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양 사가 법원 판결에 불복하며 법정 다툼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실제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승인한 이후 태피스트리는 성명을 통해 “FTC의 가처분 신청을 승인한 오늘 결정은 실망스럽고 법과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합병 계약에 따른 의무에 따라 법원의 명령에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태피스트리와 카프리는 경쟁이 치열하고 역동적이며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기존 플레이어와 신규 진입자 사이에서 매우 세분화된 산업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저가 및 고가 제품 모두로부터 경쟁 압력에 직면해 있으며 이번 거래가 친경쟁적이고 친소비자적인 거래라고 계속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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