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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같은 검색 엔진들도 사용자가 찾는 정보를 보여줘야 살아남을 수 있어 검색 조작 차단은 검색 엔진들에게 필수적인 작업 기술적인 SEO는 기술적인 부분에 불과, 결국 고급 콘텐츠를 뽑아야
구글SEO를 잘 해서 검색 결과에 노출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웹사이트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하면, 무조건 1등으로 나오도록 조작했으니 사기를 친 것이다는 비난을 받는 경우들이 가끔 있다.
근데, 그렇게 사기를 쳐서라도 무조건 1등으로 나오도록 조작이 가능하다면 아마 모두가 몰래몰래 조작을 하고 있을 것이고, 결국 검색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결과물이 안 나오니 사용자는 다 떠나버릴 것이다. 즉, 그런 조작이 가능했었으면 구글이 검색의 대명사가 됐을리가 없다. 네이버처럼 키워드 광고의 대명사가 됐었을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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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도 살아남으려면 고급 정보만 보여주고 싶다
모든 검색 엔진의 핵심 기능의 검색 결과물의 정확도다. 정확도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검색하는 사람이 찾는 정보가 1페이지에 다 나오느냐 여부다. 말을 바꾸면, 구글SEO의 핵심은 검색하는 정보를 잘 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한 때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 엔진인 빙(Bing)이 열심히 홍보를 하던 시절, 영어권 유머 커뮤니티들에서는 빙으로 검색했을 때 어떤 이상한 결과물이 나오는지 장난을 치는 일들이 있었다. 구글로 검색하면 일반 사용자들이 찾는 결과물이 나오는데, 빙으로 검색하면 특정 집단의 사람들이 찾는 정보만 나온다는 식으로 빙의 검색 엔진 수준을 폄하하는 밈(Meme)들이 대량으로 등장했었는데, 빙으로 구글을 따라잡고 싶은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들은 매우 괴로웠을 것이다.
검색 엔진 시장 내에서 구글을 위협하는 검색엔진이 되고 싶은 욕심이 크겠지만, 정작 구글만큼 사용자들이 찾는 정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현 시점에 구글이 빙을 경쟁 상대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구글SEO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는 분들께 국내의 네이버 검색 조작 같은 뉘앙스가 전달된다는 것은 이해되지만, 위의 업계 사정을 이해하고 나면 구글이 얼마나 결과물 적합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검색 엔진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는지, 거기에 맞춰 콘텐츠가 잘 등장하도록 만드는 것이 단순한 작업이 아니라는 것 쯤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5억개가 넘는 웹사이트 중 당신의 웹사이트를 검색에 띄워줄 확률은?
지난 2014년 글로벌 인터넷 유저 활동 추적 업체인 NetCraft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에 10억개의 웹사이트가 있고, 그 중 약 2억개가 실제로 콘텐츠가 주기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2018년에 발표한 자료에는 16억개로 증가했다.
그 중 당신의 검색어에 적합한 웹페이지를 보여줄 때 선택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심지어 그 2억개의 웹사이트 중에 한 달에 100명 이상ㅇ의 방문자가 있는 웹사이트의 비중은 1/4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업 초창기, 여느 스타트업처럼 블로그를 만들어서 기술력을 홍보했었는데, 매일 AI/Data Science 관련 전문적인 교육 콘텐츠와 한국 시장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글을 하나씩 썼음에도 월 100명의 방문자가 모이는데 3달이 걸렸다. 구글 검색 엔진이 우리 웹사이트를 제대로 긁어가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기술적인 구글SEO를 해 놔도 전혀 빛을 못 보던 웹사이트가 월 방문자 5천명이 되는데 6개월, 1만명이 되는데는 거의 1년이 걸렸었다. 벌써 만 6년 이상 콘텐츠를 꾸준히 작성해서 작은 블로그가 다양한 전문 주제를 다루는 언론사로 성장했고, 주제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이제서야 겨우 70만, 100만명의 월 방문자가 들어오는 웹사이트가 됐다. 웹사이트 트래픽 전문업체인 SimilarWeb에 따르면 한국에서 월 100만명의 방문자가 1인당 2~3개의 웹페이지를 보는 경우가 약 2천개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디서 쉽게 찾아보 수 없는 콘텐츠를 오랫동안 작성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여기까지 웹사이트를 키울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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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인 SEO vs. 콘텐츠 기반 SEO
그간 경험상, 구글이 매우 뛰어난 검색 엔진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구글에서 요청하는대로 기본적인 구글SEO 작업만 해도 검색 엔진 노출 가능성이 크게 뛰어 오른다. 좋은 콘텐츠이기만 하면 구글 입장에서는 보여주고 싶기 때문에 어떻게든 찾아서 보여준다.
그렇다고 기술적으로 아무런 작업도 안 해놓고 검색 엔진의 역량만 믿을 수는 없고, 구글도 자동화된 검색 봇이 자료를 긁어가서 일반 사용자들에게 보여주게 되는만큼, 그 자동화된 검색 봇이 잘 찾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
거기까지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작업이다.
남은 작업은 아무리 힘들어도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 사람들이 검색을 하는 건 본질적으로 정보를 찾고 싶기 때문이고, 그런 고급 정보를 보여줘야 구글도 사용자들을 계속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 웹사이트에는 기술적인SEO를 위한 백링크가 효율적인 방식으로 심어져 있지만, 남용하다가는 웹사이트 전체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스럽게 이용한다. 자칫 욕심을 내다가 웹사이트를 버려야했던 적도 있었던 만큼, 콘텐츠를 버린 채 기술적인 SEO만으로 검색 엔진을 속이려는 생각은 없어졌다.
가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게 너무 힘들때도 있지만, 트래픽을 잊고 살다가 가끔 Google Analytics 정보를 보면 깜짝 놀라는 일들이 많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분들이 키워드 검색을 통해 우리 콘텐츠를 보고 간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SEO 전문인 해외 인력들에게 고객인 것처럼 질문을 던져보면 나오는 답변들도 항상 비슷하다. 기술적인 SEO는 자기가 서버에 들어와서 직접 작업을 해 줄 수 있지만, 콘텐츠 SEO 작업이 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는 지적들이다. 가장 쉽게 생각하면, 영어로 아무리 SEO가 잘 되어 있어도 한글로 검색하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다. 우리 웹사이트처럼 AI번역기를 달고, 그 번역 결과물에 다시 구글SEO 작업을 해서 외국어로 검색하는 사용자에게 공급이 된다면 또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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