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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천사] ①구글 검색 1페이지에서 67페이지로 쫓겨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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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months
Real name
Keith Lee
Bio
Head of GIAI Korea
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
구글SEO는 고급 콘텐츠와 백링크를 적절하게 조합하는 전략적 접근 필요
검색 엔진을 속이려는 조작은 자칫 '저품질'로 낙인 찍혀 검색 노출이 되지 않는 사이트가 될 수도 있어
마라톤이라는 관점으로 하나하나 쌓아올리는 접근해야

구글SEO와 관련해서 각종 정보를 검색하다보면, 1주일, 1개월 만에 특정 키워드로 구글 검색 최상위에 올려줄 수 있다는 광고 상품도 있고, 심지어는 구글에서 1개월에 1백만, 2백만 방문자를 몰아줄 수도 있다는 서비스도 찾아볼 수 있다. Python에는 '가짜 사용자 (Fake user)'라는 라이브러리도 있는데, 지역, 시간 등을 지정해서 마치 방문자가 다녀간 것처럼 조작하는데 쓸 수도 있다.

비슷한 종류로 유튜브에서 구독자 숫자를 늘려주겠다거나, 조회수를 끌어올려준다는 서비스들도 많고, 앱 다운드로 숫자 늘려주기, 앱 사용 후기 남기기 등등, 인터넷 상의 수 많은 이용자 기록 데이터들을 조작해주는 서비스들은 곳곳에 널려있다. 그런 이용자 기록 데이터가 실제 사용자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은 '바람잡이' 등의 용어를 쓰면서 당연히 그렇게 해야된다는 인식이 깔려있고, 이걸 심하게 했다가 구속되는 분들도 남들이 다 그렇게 하고 있는데 왜 우리만 뭐라고 하냐는 식의 반응을 보인다.

나 역시 사업 초반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저런 서비스들을 썼었는데,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했고, 알고리즘을 속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발을 빼게 됐다. 그 중 가장 뼈아프게 맞은 것이 2020년 상반기에 운영했단 모 커뮤니티 사이트가 구글 검색 1페이지에 나오다가 구글 검색 67페이지로 쫓겨났던 사건이다.

파비리서치
파비리서치

구글 검색 1페이지에서 67페이지로

2019년 하반기, 웹사이트의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종 광고 최적화 서비스를 해 보겠다는 일념으로 커뮤니티 앱을 출시하고 사용자를 열심히 모으고 있었는데, 전혀 진척이 없길래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중에 앱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웹사이트를 워드프레스로 연동해서 만들었다. 워드프레스 자체가 구글SEO가 잘 되어 있는 서비스이기도 하고, 당시까지 몇 년간 배웠던 구글SEO 관련 작업들을 더 해 줬더니 월 방문자 숫자가 매 달 빠르게 늘어났고, 국내 주요 커뮤니티들보다 우리 웹사이트가 더 상위에 뜨는 상황이 계속 반복됐다. 너무 자주 그런 상황이 반복되니 우리도 자신감을 갖고 아무 콘텐츠나 쓰기만하면 구글 검색 최상단에 뛰어줄 수 있다는 광고 상품을 내놨다.

일반적인 구글 애드 센스 광고가 불가능한 도박, 성인, 대출 광고들이 찾아왔었는데, 돈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그 분들을 좀 받아줬더니 바로 구글 서치 콘솔(Google Search Console)에서 경고 메세지가 떴다. 당시 쓰던 웹사이트가 저품질이라면서 콘텐츠가 제목과 사진만 있고, 문자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었는데, 커뮤니티들에서 돌고 있던 각종 유머 사진, 영상들을 마구 퍼나르기만하면 사용자들에게 수익을 챙겨주는 서비스였다보니 콘텐츠 관리가 되질 않았었다. 결국 저품질 경고에 67페이지로 쫓겨난 사이트를 다시 되살려 보려고 고급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아무리 해도 안 되더라. 그 시절 '구글 검색 엔진의 벌칙(Penalty)' 관련된 정보들을 보면, 저품질이라고 지적하지만 사실 사행성 콘텐츠가 있는 경우들도 많고, 전반적으로 고급이면서 건강한 콘텐츠가 아니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건 구글 검색 엔진의 '철퇴'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들이 많았다.

커뮤니티와-경쟁_Lottery720
커뮤니티와-경쟁_Lottery720

국내 커뮤니티들보다 더 상위 노출되는 웹사이트

당시 운영하던 웹사이트가 왜 국내 대부분의 커뮤니티들보다 더 상위에 노출됐을까? 단순히 우리 웹사이트가 SEO가 잘 된 서비스라는 생각을 벗어나지 못했는데, 1페이지 최상단에서 67페이지로 쫓겨나게 되면서 SEO와 관련해서 많은 정보들을 더 찾아다니게 됐다. 그렇게 구글이 공개한 정보, 구글이 공개한 정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SEO 전문가라고 하는 분들이 설명해 놓은 내용들을 따라가면서, 특별히 우리 웹사이트가 더 구글SEO가 잘 된 사이트였다기보다는, 한국의 커뮤니티들이 대부분 SEO를 제대로 못 한 채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구글 검색 랭킹은 고정된 상태로 있는 것이 아니라, 매 시간 사용자들 행동 패턴 정보에 맞게 변하고, 더 심하게는 사용자들의 성향에 맞춰 다른 정보를 보여주기도 한다. 국내의 주요 검색 포털 서비스들이 개인화 검색은 커녕 일반 검색마저도 제대로 된 정보를 못 보여주는 것에 비하면 굉장히 큰 차이가 있는 셈이다.

실시간으로 랭킹이 변하는 와중에, 국내 주요 언론사들이 같은 정보를 다루기 시작하면 바로 그들이 높은 랭킹을 장악했었다. 구글이 일종의 웹사이트 평가 작업을 해놓은 상태에서, 특정 웹사이트에게 더 가중치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검색 랭킹 결과값을 이용해서 역으로 구글의 웹사이트 평가 점수를 예측해주는 서비스도 있는데, '도메인 권위(Domain Authority, DA)' 혹은 '도메인 등급(Domain Rating, DR)' 등으로 불린다. 글로벌 시장에는 DA, DR 같은 값을 계산해주고, 그 점수를 더 높여주겠다는 서비스들도 많다.

즉, 당시 운영하던 웹서비스는 국내 커뮤니티들보다는 DA 혹은 DR 값이 높았던 반면, 국내 유수의 언론사들보다는 값이 낮았던 것이다. 그러다 1페이지에서 67페이지까지 밀려났던 것은 DA, DR 값을 높이려고 구글을 속이려 들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커뮤니티와-경쟁_Women_MakeUp
커뮤니티와-경쟁_Women_MakeUp

콘텐츠 역량이 갖춰져야 구글 검색 랭킹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당시에는 DA, DR이 어떻게 계산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없었기도 했고, 한국 웹사이트들이 굉장히 조잡하게 만들어져 있는만큼 쉽게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갖고 있기도 했다.

구글이 실제로 DA, DR에 해당하는 웹사이트 랭킹을 결정하는데 핵심적인 요소는 내 웹사이트로 들어오는 트래픽의 출발 웹사이트다. '백링크(Backlink)'라고 불리는 것으로, DA, DR 순위가 높은 웹사이트에 링크가 걸려있고, 그 링크를 타고 들어와서 내 웹사이트의 정보를 보는 이용자가 늘어나면 내 웹사이트도 DA, DR 순위가 올라간다.

모든 키워드에 대해서 무조건 최상위 노출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DA, DR이 높아질수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구글SEO가 매우 중요한 사업을 하고 있다면 DA, DR을 높이기 위해 백링크들을 잘 찾아야 한다. 예전에는 댓글에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백링크를 만들어 낼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DA, DR 점수가 낮은 웹사이트들이 많이 링크되면 자기 웹사이트 랭킹이 떨어지는 것을 알게 된 웹사이트 소유자들이 잘 응하질 않는다.

당시 우리 회사 커뮤니티가 다른 커뮤니티들보다 더 높은 DA, DR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 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블로그를 통해 공급되던 독자적, 고급 콘텐츠를 읽던 방문자들이 자사 커뮤니티 서비스를 방문해줬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점수를 빠르게 잃고 67페이지로 쫓겨 났던 이유는 고급 콘텐츠로 사용자들의 백링크를 유도했던 것이 아니라 캐시를 받으려는 일반 사용자들이 다른 커뮤니티에서 퍼온 정보들에 억지로 백링크 작업을 했기 때문이고, 일반적인 구글 애드 센스 광고가 불가능한 도박, 성인, 대출 광고들을 받아줬기 때문이었다.

그 때 얻은 뼈 아픈 교훈 덕분에 글 1개 당 600단어 미만의 저급 콘텐츠를 피할 수 있는 웹사이트만 만들게 됐다. 각종 주제를 바탕으로 한 언론사, 혹은 연구 전문지를 운영하게 된 것도 같은 이유다. 정부 및 기업들이 뿌려놓은 일반 보도자료들에 숨겨진 내용을 더 찾아 살을 붙이고, 평범한 기자들이 보지 못하는 내용을 담아서 고급 콘텐츠를 작성하는 작업 자체는 굉장히 고되고 힘든 작업이다. 그런데, 그렇게 욕심을 버리고 고급 콘텐츠를 담아야 마라톤 같은 구글SEO 시장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 웹사이트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만큼, 콘텐츠의 전문성에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됐다.

가끔 한국에서 구글SEO 관련한 질문을 들으면 백링크과 고급 콘텐츠를 적절하게 엮는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 장기적으로 광고비를 아끼고 구글 검색 랭킹을 높게 유지할 수 있다고 답변해드린다.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돌아가셨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의 주요 검색 포털처럼 키워드 검색 물량을 늘린다던가하는 단순한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정보만이라도 챙겨가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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