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put
구글SEO 사례집은 해당 기업의 특수 사례이지 일반론이 아님 A를 넣으면 B가 나온다는 단순 논리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을 이해 못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광고 상품에 불과 백링크 같은 기술적인 작업 이전에, 콘텐츠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기본적인 작업에 더 충실해야
국내 대기업에 AI/Data Science 관련해서 강의 요청을 받으면 항상 요구 사항 목록에서 '사례집(Case study)'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자기네 산업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적용되었는지를 알려달라고 그러는데, 돌이켜보면 어린시절 컨설팅 회사 인턴할 때나 외국계IB 막내 시절에도 대기업 관계자들이 원했던 내용들은 항상 같았던 것 같다. 그들은 언제나 '벤치마크(Benchmark)'라고 표현할 수 있는 유사한 사례를 원했고, 그런 유사한 사례가 없으면 설득이 안 됐었다.
관련 자료를 찾고, 공부하고, 지식을 쌓고, 질문을 해가면서 사고의 범위를 넓히는 종류의 노력을 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었는데, 학부 시절을 돌이켜봐도 '기출 문제가 없는 수업은 안 듣는다'라던 친구들이 굉장히 많았던 걸 생각해보면 같은 행동 패턴이 기업에 들어가서도 그대로 반복되는 것 같다. 심지어 SIAI에서 가르치는 한국인 학생들도 기출문제 상세 해설이 있어야 시험에서 겨우 40점이라도 받고, 기출문제만 공개해주면 백지를 내는 경우도 많았던 걸 생각해보면 한국인 상당수의 행동 패턴을 기출문제, 사례집, 벤치마크 의존형 기반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문제는, 구글SEO는 워낙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그렇게 단순한 기출문제 반복 패턴, 사례집 따라하기, 벤치마크 사례 추적하기로 만들어 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구글SEO 사례집을 따라하면 나도 구글SEO 100점을 만들 수 있나?
구글SEO 키워드로 구글 검색을 해보면, 'SEO 사례집'이라는 것을 공개해주는 여러 서비스들을 볼 수 있다. 그 분들 나름대로는 고생해서 모은 자료일 것이고, 또 고객사들이 찾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런 자료를 만들었을텐데, 영어권에 'Google SEO Case Study'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면 한국처럼 그렇게 엄청난 물량의 사례집을 모아놓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은 구글 검색 상위 노출을 지원해준다는 '가짜 트래픽', '가짜 클릭'을 유도하는 서비스들이 상위 랭킹을 만드는데 '가짜 클릭'이 얼마나 유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정도에 그치고, 구체적인 설명을 하는 글들은 하나, 둘 정도의 사례만 공유하면서 큰 틀에서 어떤 논리가 작동하는지, 그래서 어떤 식으로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하는지를 설명하지, 'A를 넣으면 B가 나옵니다'는 식의 단순 함수 방식의 설명은 최대한 피한다.
계속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구글 검색 상위 랭킹은 콘텐츠가 좋아야하고, 웹사이트를 구글이 원하는대로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이 '왕도(王道)'다. 다른 방법은 일시적인 효과를 볼 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그 웹사이트의 품질을 떨어뜨리게 만드는 악성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면 구글은 방문자가 원하는 정보를 잘 찾아주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이지, 정보도 없는 웹사이트가 1등으로 노출되도록 지원하다가는 방문자가 떨어져나가기 때문이다.

사례집에 없는 내용 - ①고급 콘텐츠 만드는 노력, ②그 회사만의 특징
'[마천사] ③구글 검색 첫 페이지 보장은 오직 구글만 할 수 있다'에서 이미 지적했듯이, 구글 검색 1페이지에 노출되는 것을 보장할 수 있는 업체는 오직 구글 밖에 없다. 그런데, 구글은 사용자 경험이 최우선인만큼 나쁜 콘텐츠를 1페이지, 1등에 노출시켜줘야 할 이유가 없다.
저런 사례집들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공감이 되겠지만, 고급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대부분 빠져있다. 사실 구글이 가장 원하는 것이 그렇게 공을 들여 고급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인데, 정작 광고 업체들은 백링크를 잘 걸면 1등으로 나온다, 클릭을 많이하면 1등으로 나온다는 식의 단순한 규칙으로만 사례집을 만든다. 구글 검색 알고리즘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면 속을 수밖에 없다. 노력하지 않고, 약간의 돈만 쓰면 구글 검색 1등이 되어서 방문자 숫자가 5배로 늘어난다는데, 그런 사례가 많다면서 예시를 보여주기까지 하니, 관련 지식이 없는 사람 입장에서 현혹되지 않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 사례집에는 고급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그 회사는 어떤 산업군에서 어떤 상품을 팔고 있고, 그 때 관련 키워드 경쟁은 어땠는지, 그래서 어떤 채널로 백링크를 만들었던 덕분에 효과를 봤는지 등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실려야 하는데, 아마 현실적으로 상세 내용을 짧은 사례집에 다 싣기도 어려웠을 것이고, 고객사에 설명해주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고객들이 A를 넣으면 B가 나온다는 단순 논리를 찾고 있지, 그런 복잡한 설명을 들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 국내 업체들과의 경험을 미뤄봤을 때, '1페이지, 1등 노출 보장할 수 있나?'는 질문에서 '보장'이라는 단어에 엄청난 강조를 하는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줘야하는 마케팅 에이전시 담당자들의 고민이 많았을 것이고, 사실 본인들도 잘 모르기 때문에 '되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을 담아 마케팅 상품을 팔고 있었을 수도 있다. 그렇게 몇 가지 '조작'으로만 1페이지, 1등 노출이 되면 얼마나 좋겠나?
이미 '[마천사] ①구글 검색 1페이지에서 67페이지로 쫓겨나다'에서 밝혔던대로, 일시적으로는 큰 이득을 누린 적이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웹사이트에 치명타를 맞았고, 결국 그 웹사이트를 버리게 됐다. 벌써 3년 반이나 지난 옛날 사례인데, '눈가리고 아웅'식의 단순한 조작으로 구글의 눈을 장기간 속일 수 없다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일 것이다.
이렇게 실패하는 사례, 웹사이트를 버려야하는 사태까지 발생하는 경우는 숨기고, 단순히 1페이지, 1등으로 노출되는 사례만 공유해주는 'SEO 사례집'에 대한 신뢰를 어디까지 해야하는지는 광고비를 쓰려는 당신의 몫이다.

남들이 이미 다 하고 있는 걸 한다고 검색 1등이 되지는 않는다
하나 더 지적할 부분은, 이미 많은 업체들이 구글SEO 조작의 가장 기본 중 하나인 '백링크(Backlink)'를 하고 있다. 몇몇 업체들은 광고비를 써 가면서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우리 회사처럼 광고비를 쓰지 않는 경우도 사용자가 우리 글을 퍼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형태로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소극적으로나마 백링크의 효과를 볼려고 한다.
즉, 이걸 따라한다고해서 경쟁사를 단번에 따라잡을 수는 없다. 사실 단번에 따라잡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모든 광고 상품은 색안경을 끼고 봐야 한다. 아무도 검색하지 않는 단어라면 모를까, 어지간한 경쟁이 있는 분야에서 검색 상위 노출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닌데, 쉽게 할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해 놨으면 차라리 이렇게 물어보고 싶다. '당신네들이 웹사이트 만들어서 그렇게 1등으로 노출되고, 그걸로 광고비를 벌면 안 될까요?'
우리 회사는 이걸 직접 보여주기 위해서 파비리서치, OTT랭킹이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었고, 번역기에도 구글SEO를 붙여서 해외 사용자까지 끌고 들어오는 것을 증명했다. 언뜻 들으면 회사 홍보하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이렇게 도전을 하면서 구글SEO 작업만으로는 검색 상위 노출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실감했기 때문에 공유하는 내용이다. 마음 같아서는 고생해서 작성한 모든 기사가 모두 구글 1페이지에, 아니 검색어에 관계없이 무조건 1위로 나오면 정말 좋겠지만, 성공하는 비중은 그렇게 높지 않고, 결국 1개 주제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뿌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거나, 그 1개 콘텐츠를 매우 고급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콘텐츠 주제마다 사정이 제각각이고, 키워드마다 사정은 더 복잡하다.
지난 몇 년간 좌충우돌을 하며 내가 얻은 결론은, 언제나 그렇듯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일반론이다. 콘텐츠를 고급으로 제작하고, 구글이 잘 긁어갈 수 있도록 웹사이트에 각종 최적화를 해 주고, 다른 기관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링크를 뿌리면서 백링크를 생성하는 것이다. 그 중 가장 기본인 '고급 콘텐츠' 부분이 빠진 상태로 뒤의 2개만 열심히 하다가 '[마천사] ①구글 검색 1페이지에서 67페이지로 쫓겨나다'를 맞아봤던 만큼, 다른 누군가가 나처럼 단기간의 이득에 눈이 멀지 않기를 바란다.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