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시작되는 ‘유튜브 생중계’ 국감, 정쟁 멈추고 민생부터 챙겨야

다음 달 4일부터 21대 국회 국정감사 시작, 유튜브 중계 채널 4개로 확대 여야는 국정감사 증인 채택 두고 정쟁 중 경제 전망 어두워, ‘호통국감’ 탈피해 민생 먼저 살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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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4일부터 24일까지 21일 동안 21대 국회 세 번째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국회는 대국민 소통 강화 차원에서 이번 국정감사부터 국회방송 유튜브 중계 채널을 2개에서4개로 확대해 누구나 국정감사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행정부에 대한 국회의 감시기능을 직접 지켜볼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국회가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무의미한 쟁점에 목소리만 높이는, 이른바 ‘호통국감’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 국정감사 대상 기관은 783개로, 2021년 국정감사 대비 38개 증가했다. 이중 위원회 선정 대상 기관은 727개로 지난해 대비 25개 증가했으며 본회의 승인 대상 기관은 56개로 13개 증가했다. 17개 상임위원회가 채택한 국정감사 계획서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 등 14개 상임위원회는 10월 4일부터 24일까지 2022년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다만 겸인위원회인 국회운영위원회는 11월 2~3일, 정보위원회는 10월 26일~11월 1일, 여성가족위원회는 10월 25일 및 27일에 별도로 국정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국정감사 기간 국회사무처는 위원회별 감사 진행 상황을 종합·보고하는 국정감사 종합상황실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29일 오전 국회 본관 704호실 앞에서 이광재 국회사무총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박장호 국회입법차장(세 번째)이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을 달고 있다/사진=국회사무처

국감 생중계, ‘호통국감’ 견제할 수 있을 듯

현재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거듭된 실수와 논란, 불통 행보로 인해 국민의 신뢰를 잃은 상태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3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 방증이다. 윤 대통령은 집권 초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구체적인 정책은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정치적 공방에만 몰두해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악재로 신음을 앓고 있는 서민들을 뒷전으로 밀어두고만 있다. 그동안 비판이 있었던 막말, 고성, 정회, 지연, 보이콧 등 사실상의 직무유기가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이유다.

그런 만큼 이번 국정감사 유튜브 생중계 결정은 꽤 긍정적이다. 생중계를 통해 당장의 민심을 파악할 수 있고 국회는 민심에 어긋나는 태도를 취하기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안이 단순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민생국감’을 만들어가는 과정 중 일부가 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정쟁에 파묻힌 與野, 문재인·김건희 증인 채택 맞불

다만 국정감사를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은 이미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및 외교 참사를 정조준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국감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흐름을 바로잡는 시간”이라며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사건·사고에 불안함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엔 비속어 논란을 왜곡 보도 사건으로 둔갑시키느라 언론 때리기에 몰두하고 있는데, 이래서야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두고도 정쟁적인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측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증인 채택의 근거로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탈북어민 강제 북송·국군기무사령부 개편 등에 대한 진실 규명을 들며, 문 전 대통령에게 직접 입장을 듣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교육위원회를 통해 김건희 여사 증인 신청 카드를 꺼내 들며 맞불을 놨다. 김 여사를 불러 대통령 관저 공사 개입·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장신구 재산 신고 누락 등 의혹을 직접 따져 묻겠단 취지다.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끝나지 않는 모양새다.

IRA·칩4 등 민생 논의도 하는 듯 보이지만 우려는 여전해

물론 민생을 위한 증인 채택 논의도 이뤄졌다. 국회는 우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칩4 등에 대한 우리 기업의 영향력을 묻기 위해 기업인들의 증인 채택을 추진했다. IRA는 전기차 보조금 문제로 차별 논란이 일었던 미국 법안이며, 칩4는 미국 주도의 반도체 협의체다. 그러나 일각에선 기업인들을 줄소환해 망신 주기밖에 되지 않는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당장 여야가 민생 문제에 크게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우려에 불을 지핀다.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 전망은 절대 밝지 않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달러당 90원 이상 올라 13년 6개월 만에 1,400원을 넘어섰고, 무역수지는 25년 만에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미연방준비제도(Fed)가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함에 따라 한국은행도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고 소비자 물가는 갈수록 높아지고만 있다.

누구보다 민생 챙기기에 앞장서야 할 국회가 정쟁으로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국정감사 유튜브 생중계가 시작되는 만큼 앞으로는 민생을 살피는 자세로 정쟁보다 민심을 먼저 찾는 국정감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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