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여성가족부 폐지안, 반 페미니즘의 결과물?
대선 공약 ‘여가부 폐지’ 정부조직개편안에 포함될까? 당정 협의 보도 후, 인터넷 ‘여가부’ 언급량 급증해 공약에 더불어민주당 협조할지도 미지수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줄곧 밝혔던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 폐지 공약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지난 3일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실은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후보 시절 대선 공약을 담은 정부조직개편안을 마련해 빠른 시일 내에 공식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당정은 정부 조직 개편과 관련해 공약사항 이행을 위한 개편 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며 “당과 정부는 오늘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더 심도 있는 검토와 논의를 거쳐 조만간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채 “그동안 당과 정부가 면밀하게 정부조직법에 대해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고 오늘 당과 정부의 의견이 거의 조율된 상황”이라며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 행안부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여가부 폐지’가 정부조직개편안에 포함되느냐는 취지의 질문엔 “그 부분에는 미세 조정해야 하는 단계가 있다”며 “결론이 나지 않아 오늘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엔 어렵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8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회 행안위에서 이번 국회 회기 내에 여가부 폐지가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가부 폐지,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 돌파구?
당정 협의 보도가 나가자 인터넷 누리꾼들 사이에서 ‘여가부’에 대한 언급량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을 당선으로 이끈 핵심 공약이었던 만큼, 여소야대 국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개편안이 처리될지에 대해서도 언급량이 동반 상승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안에 따르면 차관급 ‘여성가족본부’가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분석 기관에서는 2000년대 초반에 보기 힘들었던 20대 남성의 ‘우 편향’ 성향을 절대적인 ‘반페미니즘’의 결과물로 분석한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대학가를 휩쓸었던 반면 2010년대에 들어서며 대학가에서도 페미니즘에 대한 불만이 높아진 탓에 우파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졌다는 것이다.
지난 202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난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의 국민의힘 지지세는 이미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던 2017년부터 내부에서 감지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부터 여성가족부 폐지론이 2030 남성들의 지지세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짐작하고 있었던 만큼, 당내에서는 오래 준비한 정부 부처 개편안이라는 것이다.
2030 남성 표심이 여의도에서 갖는 힘 평가될 듯
위의 빅데이터 네트워크 그래프에서도 2030 남성의 반페미니즘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래프를 살펴보면 △하늘색-여가부 폐지 △붉은색-대선 공약 △녹색-민주당과의 정치적 분쟁 △보라색-2030의 보수 성향으로 배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키워드 간 거리로 구분되는 알고리즘의 그룹에서도 선거 공약 이행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정책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페미니즘 세력이 반대 그룹(녹색 그룹)으로 작동하고 있고 이에 대해 강한 비난을 토로하고 있는 세력이 2030 보수 세력임(보라색 그룹)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윤석열 정부가 윤핵관 논란 등으로 지지율이 30% 근처를 오르내렸으나, 정부조직개편안이 상정되는 것만으로도 지지세를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인책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여당이 국회 의석수에서 크게 밀리는 만큼 2030 남성표를 국회에서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표결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