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野 양곡관리법 개정안 강행 움직임에 대응 논의

더불어민주당 양곡관리법 개정안 강행 처리 움직임 보여 당정, 양곡관리법 통과되면 정부가 쌀 시장 과도하게 개입하게 돼 국민들의 식생활 변화로 인한 농업 산업 획기적 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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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본사DB

18일 오전 정부와 국민의힘은 국회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에 대한 당정 협의를 진행한다. 이날 협의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다가오는 19일 국회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해 강행 처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한 대응하는 차원이다.

양곡관리법은 양곡을 효율적으로 수급 관리하고, 양곡증권정리기금을 설치하는 등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여 국민 경제에 이바지하기 위한 법이다. 농림축산부 장관은 천재지변 등 급격한 경제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양곡을 비축하여야 한다. 또한 수급 조절을 위해 양곡을 수출입 할 수 있다.

여야 양곡관리법 개정안 두고 충돌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시장에 과잉 생산된 쌀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여 쌀값을 안정시키는 취지의 양곡관리법 개정을 추진하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정부는 쌀 매입이 의무화될 경우 쌀 과잉 생산을 유도하여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이번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농림축산식품부 정황근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쌀이 부족할 때는 그 정책이 맞지만, 지금은 과잉 생산돼 처리에 이미 많은 세금을 쓰는 상황이라 농업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어 정 장관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대안으로 ‘가루쌀 산업 육성’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가루쌀이 빵, 쿠키, 국수 등을 만들 수 있는 밀 대체 작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루쌀은 일반 쌀에 비해 단수가 낮아 농가 소득이 떨어질 염려가 있어 가루쌀 보급만으로 우리 곡물 생산 구조를 바꾸는 것은 확신할 수 없다.

당정 협의회를 통해 반대 입장 전달

당정 협의회에는 국민의힘에서 성일종 정책위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농해수위 여당 간사인 이양수 의원과 농해수위 위원들이, 정부에서는 정황근 농림축산부 장관 등이 참석하였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현재 쌀값 폭락은 바로 문재인 정부의 농정 실패의 결과”라며 “오죽하면 민주당이 초청한 농민단체 참석자가 민주당이 마련한 국민발언대에서 쌀값 폭락 원인 제공(자)인 문재인 정부에 이어 민주당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했겠나”고 비판했다. 그와 함께 “양곡관리법이 통과되면 쌀 시장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게 되고 연간 1조원 이상의 세금을 더 투하해야 한다. 쌀뿐 아니라 무, 배추, 마늘 등 모든 농작물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한다. 축산물 공산품까지 관리하는 법을 만들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현재 양곡관리법 체계에서 정부의 정책적 의지를 통해 쌀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으며 쌀값과 우리 농업의 미래에 여러 부작용이 우려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지난 12일 안건조정위를 통과된 것에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사진=본사DB

국민들의 식생활 변화에 따른 쌀 소비량 감소

농림부는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6.9㎏, 10년 전인 2012년 69.8㎏ 대비 18.5%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쌀 생산량은 401만t에서 388만t으로 3.2% 줄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민들의 식생활 변화를 고려해 쌀 농가에서 재배하는 작물을 전환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쌀을 콩과 같은 밭작물로 재배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타작물 재배 보조금 정책과 가공이 가능한 쌀인 ‘분질미’ 보급 및 확대 정책 등 적잖은 정책을 시행해왔다.

한편 지난 4일 진천군대책위원회는 45년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진 쌀값으로 인해 대규모 투쟁에 나섰다. 그들은 쌀값 보장, CPTPP 가입 저지, 농업 생산비 폭등 대책 마련 등을 위해 진천 구청 앞에서 출범식 및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농자재값 폭등, 대책 없는 쌀개방, 양곡관리법, 등 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며 투쟁을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식량 주권을 위해 과잉 생산되는 쌀은 정부가 사들여 농민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고, 반면에 양곡관리법 개정에 야당의 정치적 목적이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가졌다. 그와 함께 정부는 균형 잡힌 농업 정책을 통해 쌀값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쌀은 지역사회와 국민들의 주된 식량이기 때문에 식량주권 차원에서 정부로부터 관리되어야 하고, 일정 부분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 하지만 과도한 보조 정책과 정부의 개입은 국가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고, 농업 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양곡관리법 개정이 실질적으로 농민과 농업 산업을 위한 정책인지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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