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WGBI 선진지수 도전, 외국인 관련 세법 개정안 입법예고
개정안, 외국인 국채 투자 증가 이끌어 금융 안정화 기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위한 시도로 읽혀 외국인 시장 접근성 제고 위해서는 ‘공매도 전면 허용’이 핵심
19일 기획재정부가 비거주자·외국법인 국채 등에 대한 이자·양도소득 영세율(비과세) 적용 관련 소득세법 시행령과 법인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비거주자, 외국법인 국채 등에 이자·양도소득을 비과세 적용
시행령 개정을 통해 바뀌는 주된 내용은 비거주자·외국법인 국채와 통안증권에 대한 이자·양도소득을 비과세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한시적 조치이며 17일부터 올해 12월 31일까지 적용된다. 하지만 이미 지난 9월 해당 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황이어서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시행 시기가 앞당겨지는 형식을 취하게 되었다. 이는 국채 금리 상승 및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해 시장 상황에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추진되었으며,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통해 외국인의 국채 등에 대한 투자 증가로 국채 금리 인하 등 금융 안정화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자소득에 대한 영세율이 적용될 경우 세후수익률 상승으로 인한 투자수요가 늘어 기대수익이 증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국채 신규 취득이나 이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던 외국인의 보유 지속 유인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조세조약에 따라 채권 이자에 대해서는 5~12%의 제한세율을 적용해 원천징수 하며, 조세조약 미체결국은 14% 세율로 원천징수 한다. 양도소득의 경우 조세조약에 따라 대부분 면세되지만, 홍콩, 룩셈브르크, 호주, 브라질 4개국 법인 또는 거주자는 양도가액의 10%와 양도차액의 20% 중 적은 금액을 원천징수 하게 된다.
내년 WGBI 선진국 지수로의 편입 염두에 둔 세법 개정, 하지만 포인트는 공매도
최근 우리나라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관찰대상국으로 등재됨에 따라 국내 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도가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WGBI는 전 세계 23개 주요국 국채가 편입된 선진 채권지수로 추종 자금 규모 2.5조 달러로 세계 최대 채권지수이다.
내년 선진국 지수로의 편입을 도전하는 상황에서 WGBI 편입국 대부분이 외국인 국채 투자에 대한 이자소득을 비과세함에 따라 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발휘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정부가 밝힌 대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도 재도전하겠다고 해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는 완화되어가는 추세일 것으로 전망된다. 포인트는 결국 ‘공매도 완화’일터다. 이미 우리나라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수없이 시도했다. 지난 6월에도 재도전했지만, 여전히 실패라는 고배를 마셨다. MSCI는 공매도 규제 금지 완화를 요구했다. 물론 작년 5월부터 코스피200·코스닥150 구성 종목에 대해서는 공매도가 가능하지만 ‘전면 허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WGBI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외국인들의 국내 시장 접근성을 해결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기획재정부의 시행령 개정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에서 목표로 설정한 WGBI·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서는, 나아가 외국인 큰손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공매도에 대한 전면 허용이 필요할 것이다.
정부는 국내 개인투자자들도 보호하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유치할 수 있도록 전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공매도에 대한 인식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뛰어들 때 상대적으로 적은 정보와 자금량 때문에 손해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적절한 보호조치는 필요하겠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나 기관들과의 근본적 차별은 없어야 한다. 이제 우물 밖 세상으로 나올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