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 위기 지방 살리기’ 새정부 첫 도시재생사업지 26곳 선정
윤 정부 첫 도시재생사업 26곳 선정, 27년까지 1조원 이상 투입 경남 합천, 충북 청주 등 단순 생활기반시설 확장 아닌 지역 특색 살린다 거점 개발완료되면 수도권 집적 완화될 것… 긍정적 시도
윤석열 정부에서 첫 도시재생사업지로 경남 합천, 충북 청주 등이 포함된 26곳을 지정했다. 15일 정부는 제31차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서면심의를 통해 해당 지역에 오는 2027년까지 총 1조5,3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재생사업, 정부·기관·지자체·주민의 합작으로 혁신 모색
도시재생사업은 문재인 전 정부 때 나왔던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쇠퇴한 도심을 활성화 거점으로 재탄생 시킨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현재 ‘지역공동체가 주도하여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도시’를 비전으로 ▲주거복지, 삶의 질 향상 ▲도시활력 회복 ▲일자리 창출 ▲공동체 회복 및 사회통합을 정책목표로 설정했으며 ▲도시공간혁신 ▲도시재생경제 활성화 ▲주민과 지역주도의 3대 추진전략으로 추진 중이다.
도시재생사업은 대상 지역 특성, 사업 규모에 따라 크게 5가지의 유형으로 분류된다. 우리동네살리기(소규모 주거), 주거지지원형(주거), 일반근린형(준주거), 중심지시가지형(상업), 경제기반형(산업)이다.
우리동네살리기는 생활권 내에 도로, 신호등 등 기초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인구유출, 주거지 노후화로 활력을 상실한 지역에 대해 소규모 주택 정비 및 생활편의시설 공급으로 마을공동체를 회복하는 유형이다.
주거지지원형은 주거지 전반의 여건을 개선하고 원활한 주택개량을 위해 골목길 정비, 생활편의시설 공급 등의 사업을 진행하며, 일반근린형은 주거지와 골목상권이 혼재된 지역에 주민공동체 거점 조성, 마을가게 운영, 보행환경 개선 등을 지원하는 유형이다.
중심시가지형은 원도심의 공공서비스 저하, 상권 쇠퇴가 심각한 지역을 대상으로 공공기능 회복, 역사·문화·관광과의 연계를 통한 상권의 활력 증진 등을 지원한다. 경제기반형은 국가나 도시 차원으로 경제적 쇠퇴가 심각한 지역에 복합앵커시설 구축 등 新경제거점을 형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 유형이다.
5년간 약 1조5천억원 투자해 지역 특색 살리는 도시재생 추진
한편, 이번 윤 정부에서 진행하는 신규사업은 ▲쇠퇴지역 경제거점 조성을 통한 도시공간 혁신 도모 ▲지역별 맞춤형 재생사업을 통한 도시경쟁력 강화 ▲지역과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지역 균형발전 선도 등 지난 7월 발표한 새 정부 도시재생 추진방안에 중점을 두고 실현 가능성과 사업 타당성이 높은 곳을 뽑았다.
선정된 사업지에는 2027년까지 국비 2,660억원, 민간자본 2,580억원 등 1조5,3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공동이용시설 47개, 창업 지원 공간 15개, 신규주택 약 1,025호, 노후주택 1,433호 수리 등 주거환경을 개선한다. 또 8,800개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그동안의 도시재생사업이 지역 특성을 반영하지 못해 생활 사회기반시설을 획일적으로 공급하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이번에는 유기농·화장품 등 지역 고유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도시재생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히 이번 신규 사업지 26곳 중 23곳이 비수도권지역으로, 인구 50만 이하 지방 중소도시 비중이 57.7%(읍면지역 42.3%)로 국토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대두되고 있는 지방소멸 위험성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경남 합천, 영상문화 활력 거점으로 거듭난다
신규사업지 중 경남 합천군은 역사·문화 등 지역이 가진 자원과 특성을 살려 도시재생을 하는 ‘지역특화재생’ 15곳 중의 한 곳으로 선정되었다.
정부는 이 지역에 2026년까지 739억4,500만원(국비 105억원)을 투자해 영상테마파크 등 지역의 영상문화 콘텐츠와 연계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천군에서는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위하여 2018년부터 도시재생 전략계획 및 활성화 계획을 수립한 바 있으며, 2019년도에는 삼가면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 ‘왁자지껄 삼가삼심(三嘉三心)’이 국토부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국토부 선정으로 합천군은 경상남도 내 군부에서 두 번째로 2개소의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는 쾌거를 이뤘다.
2022년 합천군 특화재생사업의 비전은 영상문화산업 활성화, 합천 문화관광 활성화, 미디어 소통 마을 활성화 사업을 통하여 활력이 넘치는 합천의 원도심을 재생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이에 방문객 대상 영상 콘텐츠 체험장과 소규모 영화제 사무공간이 들어서는 ‘영상문화 활력 거점’, 영상산업 인력 양성을 위한 ‘합천 드림스쿨’, 영화촬영 관계자 숙박공간인 ‘시네마 빌리지’ 등이 조성되며, 마을 목공소와 연계한 노후주택 정비(60호), 영상마을 특화 골목 정비 등 정주여건 개선도 추진될 예정이다.
합천군은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하여 지역주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합천합심 마을관리 협동조합’(가칭)을 설립하고 추진 중이며, 도시재생사업으로 조성할 공동이용시설을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유지· 관리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번 국토부 도시재생 공모사업 선정을 군민과 함께 축하하며, 2019년 선정된 삼가면 도시재생 사업추진의 동력을 바탕으로 합천군 활성화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여 지역발전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충북 청주시, 쇠퇴상권 지역에 청년 끌어들일 뷰티, 창업, 문화타운 조성
충북 청주시 서원구 모충동 일대는 서원대학교를 배후에 둔 상권으로 과거 청년들이 많이 모여 번영했으나 청년 문화의 변화, 외곽지역 신상권 조성, 유동인구 분산, 노후상권으로 인한 소비층 이탈 등으로 쇠퇴하고 있다.
이에 청주시는 모충동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지역을 활성화하고자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 공모사업을 신청했으나 사업부지 미확보 등의 사유로 실패하였다가 이번 2022년 선정에 성공하였다. ‘오늘의 멋, 내일의 꿈! 서원 청년 뷰티&아트 타운’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도시재생과 청년창업특화 콘텐츠를 연계해 원도심 일대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청주시는 시의회와 지역주민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진행한 만큼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역주민들은 도시재생에 많은 관심을 갖고 2018년부터 올해까지 7차례 도시재생대학 교육과정에 참여했으며, 올해는 지역역량강화사업까지 진행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이번 선정으로 국비 180억원을 포함한 마중물 사업비 300억원을 투자해 지역대학과 민간기업이 함께하는 청년문화 특화재생, 지역 전략 특화산업인 화장품·뷰티산업과 연계한 서원 청년문화특구 조성을 위한 도시재생사업을 2023년부터 2026년까지 4년간 추진할 계획이다.
청주시는 사용자가 직접 화장품을 제조하고 구매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 등 창업 아이템 발굴을 지원하는 ‘뷰티드림샵’이나, 가로환경 개선을 통한 청년문화스트리트 조성 등을 진행할 예정이며, 서원대와 SK하이닉스 협업 사업인 청년창업파크(SPARK) 조성과 연계해 모충동 일대를 청주 제1의 청년창업지역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거점시설 2개소는 청년창업을 통한 인재양성과 청년문화특화 거점공간 조성을 목표로 예비창업가 육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운영, 기존 상인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종 전환 컨설팅 등 재창업 지원, 뷰티 특화형 팝업스토어 등 상권 활성화를 위한 거점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낙후된 지방 인프라 발전 → 수도권 쏠림 완화에 기여할 수 있을까?
한편, 노후 주거지의 환경개선을 위한 ‘우리동네살리기’에는 10곳이 선정되었는데, 선정된 지역 중 부산 영도구 신선동 일대는 급경사지에 있어 보행환경이 열악하며, 노후주택 또한 밀집되어 있어 위험성이 크다. 이에 정부는 2026년까지 144억원(국비 60억원)을 투자해 도로환경을 개선하고, 노후주택을 정비하며, 복지형 거주공간도 조성할 예정이다.
지역 특화산업 거점을 공공주도로 조성하는 ‘도시재생혁신지구’에는 전북 고창군이 선정되었다. 정부는 2027년까지 총 1,661억원(국비 250억원)을 투자해 ‘유기농 가공산업 혁신거점’을 조성하고, 풍부한 유기농 자원을 활용해 연구·가공·유통·창업을 원스톱으로 지원할 전망이다. 고창군은 이를 통해 4,125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 및 1,289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비쳤다.
김상석 국토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은 “이번 26곳 사업은 새 정부에서 추진하는 첫 도시재생사업으로 지역 고유자원을 활용한 도시브랜드화 등 기존사업과는 차별화되고 계획의 완성도가 높은 사업만을 선별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성과가 창출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도시재생사업은 병원, 도로, 상점, 일자리 등 인프라의 부족으로 청년 인구가 유출되어 미분양마저 생기고 있는 시점에 지방을 개발하는 적절한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지역 특색을 살린 개발과 거점 형성으로 지방소멸을 억제할 긍정적인 첫걸음이 될 수 있도록 귀추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