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경험 통해 청년 취업 돕는다 ‘지원사업에 553억원 투입’
50억원->553억원 지원 대폭 확대 과거 단순 역할만 했던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과는 다를까 피드백 수용한 정부, 청년 취업에 도움 되는 프로그램되길
정부가 청년에게 다양한 일경험 기회를 주고자 ‘청년 일경험 지원사업’ 예산을 지난해 50억원에서 올해 553억원으로 대폭 상향하여 투입해, 일경험 프로그램을 확대 제공한다. 또한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통해 청년들이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고, 실무경험을 쌓아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용노동부는 27일 열리는 ‘제1차 고용정책심의회’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청년 고용서비스 혁신을 위한 지원정책을 발표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실시한 청년 일자리 인식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7.3%는 ‘본인의 적성 및 흥미 파악’이, 52.4%는 ‘경험·경력 부족’이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올해 ‘청년 일경험 지원사업’을 통해 기업탐방형, 프로젝트형, 인턴형 등 다양한 유형의 일경험 프로그램을 확대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지역·산업 맞춤 일경험을 제공하고, 공공기관을 통한 일경험 기회도 늘린다. 정부는 이처럼 민간·공공 다양한 분야에 걸쳐 올해 8만 명 이상의 청년들에게 일경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의 청년세대는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자신의 ‘성장’을 보다 중시하고, 경력직·수시 채용 경향으로 인해 ‘실무경험’을 가장 필요로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청년들이 자기 적성을 탐색하고 필요한 경험을 쌓아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도록 재학부터 졸업 이후까지 지원하며, 앞으로도 청년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청년에 실무경험 제공하는 ‘일경험 프로그램’
‘국민취업지원제도 일경험 프로그램’은 참여자가 취업 전 다양한 직무에서 일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취업 지원프로그램이다. 우선 국민취업지원제도에 참여한 후에, 일경험 프로그램 선발 절차를 거쳐 참여할 수 있다. 올해는 참여자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직무교육과 직무수행을 연계하는 훈련 연계형 중심으로 운영하고, 기업 지원금을 지난해 인당 월 10만원에서 올해 최대 50만원으로 확대한다.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전환을 지원하는 ‘청년 친화형 기업 ESG 지원사업’도 지난해 20개 프로그램에서 24개로, 170억원에서 251억원으로, 3,000명에서 5,000명으로 지원을 확대했다.
고용노동부는 일경험 단계별 맞춤 서비스도 제공한다. ‘일경험 프로그램 탐색’ ‘프로그램 참여’ ‘프로그램 이수’ 등 일경험 단계별로 청년이 원하는 서비스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일경험 등 청년이 필요한 고용서비스를 재학 단계부터 맞춤형으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체계도 강화해 나간다. 먼저 저학년 재학생들에게는 기업탐방 등 단기 일경험을 제공해 자기 적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직무를 탐색할 기회를 지원한다. 고학년이나 졸업 후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 대상으로는 중장기 일경험 프로그램인 프로젝트형이나 인턴십 프로그램을 제공해 실무경험을 통해 직무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단계별 맞춤형 서비스 덕에 청년 개인의 취업 준비 상황에 맞게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지역·산업 맞춤 일경험을 제공하고, 민간에서 제공하기 힘든 농식품, 외교, 문화유산 등 부처별 특화 분야에 대한 일경험도 단계적으로 넓힌다. 공공기관을 통한 일경험 기회도 2만1,000명으로 늘리고 중앙행정기관 인턴 2,000명을 신설해, 청년들에게 행정기관 업무 경험을 제공하면서 정책 참여 기회도 늘린다.
정부는 기회 제공뿐만 아니라 일경험 프로그램의 품질 관리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범정부 ‘일경험 정책협의회’를 운영한다. 협의회를 통해 공공부문 및 정부 내 일경험 지원제도를 실태조사하고 모니터링해 우수사례를 선정하는 등 정부 지원제도를 고도화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일경험 민·관 협의회’를 운영해 민간 주도로 일경험 프로그램 연계 방안 등 발전전략을 논의하고, 일경험 콘퍼런스를 개최해 민간의 우수 일경험 프로그램이 확산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비슷했던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 반응 어땠나
2021년도에 운영됐던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을 통해 총 5만1,458명이 채용됐지만, 6개월 전후로 1만7,766명(35%)이 퇴사했다. 이 사업은 정보기술(IT) 활용 직무에 청년을 신규 채용하면 정부가 기업에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건비로 월 최대 180만원을, 간접 노무비로 10만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문제점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청년과 기업 모두에 유의미하지 않은 특정 직군에 채용 유형이 편중된 데다 기업의 채용 여력, 인력 수요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이 추진되면서 일부 사업의 목표 달성률이 50% 아래에 머물렀다.
당시 청년 디지털 일자리 채용 유형 중 ‘콘텐츠 기획 유형’이 66.3%로 대다수 비중을 차지하고, 빅데이터 활용 유형은 17.3%에 그쳤다. 청년 입장에서는 빅데이터 활용 직무가 정보기술(IT) 관련 내실 있는 실무경험을 쌓기에 적합하지만, 채용 인원 10명 중 7명은 SNS 홍보·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각 부처에서 수행하는 디지털 일자리 특화 분야 사업의 경우, 구직자의 선호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참여 기업 중 영세 사업장의 경우 단기 채용을 선호하고 있지만, 청년은 장기 근무를 원하는 등 노동력 수요와 공급이 어긋난 점도 장애물로 작용했다.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 올해는 기대해도 될까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시행착오를 거쳐, 특정 직군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방면으로 확대하면서 청년 일경험 프로그램을 수정 보완했다. 특히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에서 그 의지가 보인다. 올해 정부는 일경험 등 청년이 필요한 고용서비스를 재학 단계부터 맞춤형으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강화해 나간다.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에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도입해 조기에 청년들이 적성에 맞는 직업을 탐색하고, 일경험 등의 실무경험을 쌓아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빌드업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은 AI 프로그램에 직업심리검사 결과와 전공 등을 입력해 전공 및 적성과 관련한 직업을 확인할 수 있고, 해당 직업의 임금과 일자리 수요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구직 단계에서는 자신의 취업역량과 구직의욕 등을 진단한 뒤 전문 상담사와 1:1 상담을 하면서 함께 취업 목표를 결정할 수 있도록 이에 맞는 ‘개인별 취업 활동 계획’을 수립한다. 이 계획에 따라 원하는 직업을 얻는 데 필요한 훈련, 일경험, 이력서·면접 관련 취업 기술 향상 프로그램 등을 최대 1년간 패키지로 제공받을 수 있다.
정부는 앞으로 청년들이 원활하게 일경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와 청년 일경험 지원사업을 적극 연계할 방침이다. 정부가 이렇듯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프로그램 품질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부분들은 과거 진행했던 사업의 실패를 밑거름 삼아 청년들에게 제대로 된 일경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려는 태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이 성공할지는 세부적인 계획과 프로그램 진행에 달렸다. 올해는 예산도 500억이 넘는 만큼, 구직 청년들에게 취업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