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일자리 감소, 경쟁력 약화…쇠퇴하는 도시 다시 살릴 방법
지방소멸 위험 지역 전국 지자체 중 113곳, 절반 넘는 비율 도시재생사업 개편해 5개 사업을 2개로 통폐합 ‘경제재생’, ‘지역특화재생’ 공동체적 도시재생 위해 민관협력 프로세스 가동할 것
전국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한국고용정보원은 전국 지자체 중 113곳을 지방소멸위험 지역으로 지정했다.
인구감소지역은 일반적으로 사업체 수 감소와 노후건축물 비중 증가가 동반하는 종합적인 쇠퇴 양상과 더불어 일자리 감소, 낮은 삶의 질, 도시경쟁력 약화 등의 문제도 제기된다.
도시재생은 위와 같은 문제로 인해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 역량 강화 ▲새로운 기능 도입·창출 ▲지역자원 활용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3년 12월 ‘도시재생법’이 시행되며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위한 도시재생전략계획과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듬해 4월에는 본격적인 한국형 도시재생 정책과 사업을 추진했으며, 첫 국비 지원사업 공모가 실시된 바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제조업 중심의 전통산업 쇠퇴 및 인프라 노후화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 차원의 국가사업으로 도시재생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 및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 2개 유형으로 재편: 경제재생·지역특화재생
도시재생사업 대상 지역은 대표적으로 ▲인구감소 ▲사업체 수 감소 ▲생활환경 악화 등과 관련된 5개 법정지표를 기준으로 선정한다. 예를 들어 지난 30년간 가장 인구가 많았던 시기에서 20% 이상 감소하거나, 사업체 수가 지난 10년 중 가장 많았던 시기에서 5% 이상 감소하거나, 20년 이상 된 노후건축물이 50% 이상인 경우 등이 해당된다.
정부는 갈수록 심해지는 지방소멸과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도시재생사업을 개편해 기존 5개 사업유형을 ‘경제재생’, ‘지역특화재생’ 등 2가지 유형으로 통·폐합했다.
경제재생을 위해서는 쇠퇴한 원도심에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거점시설을 조성하는 ‘혁신지구’ 사업을 추진한다. 혁신지구는 쇠퇴지역에 주거·업무·상업 등 도시기능을 복합 개발하는 사업으로, 재정·기금 등을 지원하고 용적률 완화 등 도시·건축 특례를 부여한다.
지역특화재생을 위해서는 지역별로 있는 고유자원을 활용해 도시 브랜드화를 추진한다. 이에 창업공간 조성, 중심·골목상권 활성화 등을 도모하는 지역 맞춤형 사업을 추진한다. 지역의 역사, 문화 등 고유자원을 활용해 스토리텔링 강화, 관광·문화거점 조성 및 방문코스 개발 등 도시 브랜드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일례로 청주의 문화제초장을 들 수 있다. 지난 2004년 폐쇄되었던 옛 연초제조장을 도시재생 선도사업을 통해 문화복합단지로 재탄생시킨 바 있다.
이 외에도 지역 자원을 활용한 스토어 브랜드 개발, 특화 거리 조성, 상권 컨설팅 등 공간조성과 프로그램을 통합 지원해 중심·골목상권 활성화에도 나선다. 더불어 소규모 주거정비 유형으로 ‘우리동네살리기’ 사업이 추진된다. 이는 동네 단위의 주민 생활밀착형 공공시설을 신속히 공급하기 위해 기존의 도시 활력 증진 지역개발사업을 활용하는 것으로 소규모 주거지역의 주거지 정비, 집수리 등 노후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진행한다.
국토부는 매년 40곳 내외의 신규 사업지를 선정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규모 있는 사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민간참여 활성화를 위해 사업 구상단계부터 공공과 민간이 협업하는 ‘민·관 협력형 리츠(Reits)’ 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전했다.
단순 도시재생 아닌, 환경과 주민을 강화하는 공동체적 종합 재생 추구
정부는 지난해 12월에 새 정부 첫 도시재생사업지로 경남 합천과 충북 청주 등 26곳을 지정했다. 그중 경남 합천군은 역사·문화 등 지역이 가진 자원과 특성을 살려 지역특화재생 지역으로 선정되었고, 2026년까지 739억4,500만원(국비 105억원)을 투자해 영상테마파크 등 지역의 영상문화 콘텐츠와 연계한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된다.
충북 청주시는 서원구 모충동 일대가 배후 상권이지만 청년 문화의 변화, 외곽지역 신상권 조성, 유동인구 분산, 노후상권으로 인한 소비층 이탈 등으로 쇠퇴했다.
이에 청주시는 모충동 일대에 충북의 전략사업인 화장품·뷰티 창업지원과 연계한 도시재생을 추진한다고 밝히며 국토부의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되었다. 해당 지역은 충북의 전략사업인 화장품·뷰티 창업지원과 연계해 사용자가 직접 화장품을 제조하고 구매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 등 창업 아이템 발굴을 지원하는 ‘뷰티 드림샵’과 특화 거리로 조성될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합천과 청주 등을 포함한 26곳의 지역에 오는 2027년까지 총 1조5,3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공동이용시설 47개, 창업지원공간 15개, 신규주택 약 1,025호 공급 및 노후주택 1,433호 수리 등 주거환경 개선과 8,800개의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으로 발전시킬 요량이다.
경기도에서도 2026년까지 매년 200억원 규모의 경기도형 도시재생사업인 ‘경기 더드림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기존 도시재생사업의 ‘성과 중심 물리적 사업’에서 탈피해 ‘주민·공동체 중심의 프로그램 사업’을 지향한다는 특징이 있다. 주민 체감을 높이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또 주민들이 직접 창업·경영전문가와 함께 공동체 조직을 구성해 다양한 테스트베드(실험사업)를 구상하도록 해 공동체 조직의 자립적 경제활동도 보장하도록 했다. 시·군과 주민의 역량에 맞는 맞춤형 단계별 지원도 시작해 기반구축 단계부터 사업추진 단계, 사업종료 후 지속운영 단계까지 지원하면서 쇠퇴지역 도시재생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전망이다.
한편 은퇴자·청년층 등을 위해서는 ‘지역활력타운’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는 은퇴 후, 혹은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지방 정착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주거·문화·복지가 결합한 주거지를 제공해 지방 이주 및 정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문성요 국토교통부 국토도시실장 및 최훈 행정안전부 지방자치균형발전실장 등 부처 관계자들은 “지역활력타운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을 계기로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앤 진정한 협업을 이뤄나가겠다”며 “다양한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앞으로도 일자리·관광 등 연계·협력 분야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