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수대책으로 ‘K-관광’ 활성화 방안 제시, 관광객 만족도 고려했는지는 “글쎄”

해외관광객 더 ‘많이 오게’, 더 ‘많이 쓰게’ 전략 통해 내수 활성화 지역별·세대별 맞춤형 마케팅으로 한국 여행을 해외관광객의 버킷리스트로 한편, 내수 활성화도 좋지만 ‘관광객 만족도’도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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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체부

정부가 내수와 수출 활성화의 촉진제가 될 ‘K-관광’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대체 불가능한 K-컬처를 통해 ‘2023 한국방문의 해’ 캠페인을 적극 전개하고, 숙박·놀이공원 할인쿠폰과 MZ 세대 워라밸을 위한 근로자 휴가지원 확대는 물론, ‘6월 여행가는 달’ 등으로 국내 관광을 촉진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내수 활성화 특급엔진 ‘K-관광

문화체육관광부는 29일 해외관광객이 더 ‘많이 오게’, 더 ‘많이 쓰게’ 등의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정부 합동 내수대책으로 발표했다. 주요 대책으로 일본, 중국, 미국·유럽·동남아 등 지역별 맞춤 전략을 추진해 각국의 인바운드 관광객 선점에 나선다.

먼저 다음 달 일본 골든위크를 겨냥해 일본 MZ 세대의 한국에 관한 관심이 실제 한국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K-뷰티, K-패션, K-미식(구르메) 등의 한일 미래문화관광 동행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중국의 노동절을 겨냥해선 한-중 항공편 증편 및 페리 재개, 중국 온라인여행사(씨트립 등)와 공동으로 ‘한국 다시 가자’ 캠페인을 진행해 국내 여행 수요를 높인다.

특히 문체부는 경쟁력 있는 로컬콘텐츠와 K-컬처 메가이벤트 등으로 “한국 여행을 세계인의 버킷리스트에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청와대와 경복궁, 북촌·서촌, 북악산 K-클라이밍을 엮어 청와대 관광 클러스터를 만들고, K-관광 랜드마크로 조성한다. 또 부산드림콘서트 등 다양한 패밀리콘서트를 메가 이벤트로 연계해 K-컬쳐 팬덤 구축에도 힘쓴다.

아울러 ‘쿠폰받고 여행가자’ 등의 이벤트 추진을 통해 국민들이 부담 없이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해당 이벤트는 숙박시설 3만원 할인권 100만 장과 놀이공원(테마파크, 워터파크 등) 이용 1만원 할인권 18만 장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교통·숙박·레저 등 전방위적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6월 여행가는 달’을 추진하고, 달마다 마지막 주말을 ‘여행이 있는 주말’로 지정해 지자체와 연계하여 주말 여행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전국적으로 여행가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내수 활성화 대책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기재부도 나서 내수 활성화 대책 추진

같은 날 기재부도 관광, 지역 골목상권, 소상공인 등 코로나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내수 활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50여 개 메가이벤트 개최, 할인행사, 지역축제 테마별 개최 등을 추진하고, 내외국인 관광 촉진 방안, 각종 소상공인·서민경제 활성화 방안도 함께 시행한다.

먼저, 민관합동 ‘내수붐업’ 패키지로 국내 관광을 본격 활성화한다. 드림콘서트 등 메가이벤트를 열어 국내 관광 활성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백화점·대형마트·패션·가전 등 다양한 업계에서 전방위적 대규모 민간 할인행사도 추진한다. 특히 ‘내수붐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 600억원의 재정지원이 있을 예정이다.

기재부는 국내 관광과 소비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인센티브 확충 및 여행 편의 제고 방안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화비와 전통시장 지출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10%p 높이고, 기업의 문화 업무추진비 인정항목에 유원시설, 수목원 입장권 등을 추가하는 식이다. 특히 대체공휴일도 부처님오신날, 기독탄신일까지 확대하고, 공무원 연가사용, 학교 재량휴업 촉진 등 공공과 민간의 휴가 사용을 적극 권장하기로 했다.

그 밖에도 비자·항공편 등 방한여건 개선 및 K-콘텐츠 개발과 함께 크루즈 입항 재개에 맞춰 출입국 등 행정서비스 지원을 강화하고, 외국인이 국내 기차·고속버스를 예매할 때 해외 결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결제 편의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지역상품권 구매 한도 상향 등 이번 정책의 긍정적인 효과가 지역·소상공인에게까지 확산할 수 있도록 상생 지원방안도 포함했다.

내수 활성화도 좋지만 관광객 만족도도 신경 써야

“너무 돈·돈·돈 하는 건 아닌지…”

한 국내 행사대행업체 대표가 이번 문체부의 정책 발표를 접하고 처음 꺼낸 말이다. 이어 그는 “얼어붙은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정부가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겠다는 취지는 좋으나, 더 ‘많이 오게’, 더 ‘많이 쓰게’ 등의 캐치프레이즈의 사용은 해외관광객들로 하여금 자신들을 단순히 타 국가의 성장을 위한 도구나 방편으로 여기는 듯해 불쾌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정부의 문화관광 지원 대책의 고객과도 같은 해외관광객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 지적이다. 지난해 관광마케팅 전략을 내놓은 경북도 등의 지자체가 고객만족도 향상에 정책을 집중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장에 메가이벤트 등의 휘황찬란한 대형 이벤트로 해외관광객을 사로잡는다 하더라도, 이들의 만족도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면 이들이 또다시 한국을 찾는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관광 산업에서 ‘소문난 집에 먹을 것 없다’는 식의 소문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 올해 ‘반짝’하고 마는 ‘내수붐업’을 바라지 않는다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K-컬쳐 확대와 지원책 개편에 나서야 한다. ‘더 많이 오게’, ‘더 많이 쓰게’가 아닌 ‘더 잘 즐기게, 더 많이 알리게’가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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