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오는 6월부터 ‘온라인 예금 중개 서비스’ 출시 “금리 경쟁 효과 있을까?”

최근 예금상품 중개에 대한 소비자와 플랫폼 기업 수요 크게 증가 대폭 꺾인 예금 관심도, 안전자산 보유 규모 높은 ‘큰손’ 위주 활용 빈도 높을 듯 대출에선 비교·중개 서비스 등 이미 출시됐지만, 소비자 체감 경쟁 효과는 “그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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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는 6월 은행들의 금리를 비교해 예금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예금중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자산관리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경향을 반영한 정책으로 풀이된다. 현재 기업 9곳이 비교·추천 알고리즘 사전 검증, 소비자 보호 방안 마련, 금융회사 제휴 등 서비스 출시를 위한 사전준비를 진행 중이며, 시범운영 경과를 바탕으로 내년 중 정식 제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예금상품 한눈에 비교하는 ‘중개 서비스’ 시범운영

과거 예금은 대출·보험과 달리 중개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았고, 오프라인 중개 시 금전 편취 위험 등이 있어 판매중개업이 허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디지털·플랫폼화에 따라 탐색 비용과 금전 편취 위험이 크게 감소하면서 예금상품 중개에 대한 소비자와 플랫폼 기업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 서비스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을 내놓았다. 먼저 오는 6월부터 한 번에 금리를 비교해 예금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예금중개 서비스를 시범운영하고, 결과에 따라 내년도 정식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올해 시범운영에선 과도한 머니무브 방지 및 건전한 시장 질서 유지를 위해 금융사별 플랫폼을 통한 판매 한도를 제한하는 등 상시적 관리를 병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위는 이번 시범운영에서 플랫폼을 통한 과도한 수신경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불완전 판매가 발생하지 않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또 은행 간 유효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중개상품 범위를 저축성 상품에서 수시입출식 예금상품으로 확대하는 방안과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한 기존 부가조건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올해 관심 떨어진 예금상품

지난해 세계 중앙은행들의 고강도 긴축 통화정책에 따라 자산 규모에 관계없이 투자자 대부분이 은행 예금상품을 찾았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2022년 자산관리 고객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억~10억원을 보유한 대중 부유층의 58.1%가 ‘예금 금리가 연 6%대에 올라가면 투자자산을 예금으로 옮길 의향이 있다’고 답했을 정도로 관심은 뜨거웠다.

반면 올해 상황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 관계자는 “올해는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와 더불어 중앙은행들이 강하게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가고 있지 않다”며 “지난해 하락 폭이 컸던 주식과 채권 등의 금융상품으로 투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불과 2개월여 만에 연 5%대에서 3%대로 뚝 떨어졌다.

지금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한국은행마저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 또한 높지 않으며, 이에 따라 예금중개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번 중개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예·적금 등의 안전성 자산 보유 규모가 높은 소위 ‘큰손’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유사 서비스 운영되고 있는 대출 시장

현재 시장에선 대출 분야의 중개 서비스가 다양하게 출시돼 있다. 마이데이터를 접목해 대출 관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핀테크 기업 ‘핀다’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핀다는 소비자 상황에 맞는 대출상품 비교는 물론 금융사 전체 대출 상환계좌 연동을 통해 대출 내역을 한눈에 확인하고, 연체 관리 및 이자 상환 계획 알림 등의 서비스를 종합해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대출 중개 서비스가 출시됐음에도 금융소비자가 느끼는 금리 경쟁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금리 경쟁 효과란 소비자가 대출상품 비교를 한눈에 할 수 있게 되면서 대출금리가 낮은 쪽으로 수요가 몰리게 되고, 이에 따라 타 대출사들이 금리를 더욱 낮춰 소비자의 대출 문턱이 낮아지는 효과를 의미한다.

일각에선 경쟁 효과가 낮은 요인으로 최근 대출사들의 여신 확대가 어려워진 점을 꼽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감소해온 가계대출 수요에 따라 은행권이 연초보다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지만, 현재 SVB 등 미국 지역은행 파산에 따른 불안감이 고조에 이르렀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은행이 대출금리를 내리면서 마진을 포기하거나, 대출상품 등의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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