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된 도발? 미군 드론에 연료 흩뿌린 러시아 전투기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러 국방장관 간 세 번째 통화 발생 미국 합참의장 “매우 위험하고 비전문적”이라 비난 MQ-9 회수 시도중인 러시아, 첩보 위한 의도적 공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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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공개한 영상, 러시아 전투기가 연료를 방출하고 있다/사진=미군 유럽사령부 동영상 갈무리

현지 시각 지난 14일 크림반도 서쪽 흑해 상공에서 미군 MQ-9 드론이 러시아 Su-27 전투기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상당한 긴장을 불러일으켰고, 양측의 행동 의도에 대한 광범위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미군 유럽사령부는 16일, 42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는데 이 동영상에는 러시아 Su-27 전투기가 미국 MQ-9 드론에 접근하면서 연료를 방출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는 러시아 전투기와 미국 드론 사이에 접촉이 없었다는 러시아의 이전 주장과 정면으로 모순된다.

영상에는 Su-27이 MQ-9 상공을 비행하며 연료를 뿌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MQ-9의 영상 전송이 잠시 중단된 후 Su-27이 두 번째 접근을 시도했다. 이 두 번째 접근 중에 두 항공기가 충돌하여 약 60초 동안 MQ-9의 영상 전송이 끊겼다. 영상이 재개되었을 때는 MQ-9의 프로펠러 블레이드 중 하나가 눈에 띄게 손상됐다.

미 유럽사령부가 공개한 영상은 공중 충돌 당시 상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영상에는 러시아 Su-27이 MQ-9 드론에 연료를 뿌리는 장면이 명확하게 나와 있어 의도적인 행동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러시아 제트기가 왜 그런 방식으로 연료를 뿌렸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행동의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영상 증거는 러시아 조종사의 고의적인 행동이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美·러 국방장관, 흑해 충돌 후 통화

흑해 상공에서 미국 드론과 러시아 전투기가 충돌한 후 미국과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 사건을 논의하기 위해 전화 통화를 갖고 서로 입장을 교환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대화는 특히 사태 확대와 오판의 가능성을 고려할 때 양국 간에 열린 대화 라인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도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5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어떠한 잠재적인 긴장 고조 가능성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이 때문에 의사소통의 선을 열어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서로 잘못된 계산을 하는 걸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잠재적 긴장 고조의 심각성을 설명하며 오판을 피하기 위해 소통 채널을 열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쇼이구도 두 초강대국 간의 대결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인정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쇼이구 장관이 미국 측 요청에 따라 오스틴 장관과 통화했다고 발표했다. 쇼이구 장관은 “러시아는 흑해 특정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와의) 분쟁 기간 어떠한 항공기 운항도 금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면서도 “두 강대국 간 대립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러시아와의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쇼이구는 우크라이나와의 분쟁 중 러시아가 흑해의 특정 지역에서 항공기 운항을 금지한 것을 언급하며 이러한 민감한 지역에 대한 경계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과 쇼이구 장관의 전화 통화는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두 국방장관이 세 번째로 통화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러시아 관리들은 종종 미국의 통화 요청을 거절해왔기 때문에 흑해 사건 이후 신속한 소통은 주목할 만하다. 양국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추가 확전을 막아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군 지도자들의 반응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어떤 국가도 미국이 국제법의 테두리 안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또한 러시아가 전투기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의무를 언급했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참모총장과 함께 러시아 전투기의 의도적인 공격적 행동에 대해 “매우 위험하고 비전문적”이라고 비난했다. 충돌 자체가 의도적인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밀리의 발언은 이러한 대결과 관련된 잠재적 위험을 시사한다.

라이더 대변인은 러시아 조종사의 공격적인 행동은 인정했지만 충돌 자체가 의도적인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이 이번 사건에 대해 러시아에 보상이나 사과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 조종사의 의도를 둘러싼 의혹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러시아가 추락한 MQ-9 드론에서 유용한 정보를 회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러 관계에 미치는 여파

미국 MQ-9 드론과 러시아 Su-27 전투기 간의 충돌로 인해 이미 긴장된 양국 관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이 전면적인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 공중 대결을 피하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 간의 소통과 이해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아울러 흑해 사건 이후 미국과 러시아 국방장관의 전화 통화는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하는 데 있어 열린 대화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양국이 점점 더 복잡한 지정학적 환경을 헤쳐 나가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는 투명한 소통과 협력을 촉진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이고 안전한 국제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상호 우려 사안을 해결하고 협력할 방법을 찾는 것이 필수적이다. 열린 대화와 투명한 소통은 최근 흑해 상공에서 발생한 충돌과 같은 미래의 사건을 예방하고 궁극적으로 보다 안정적이고 안전한 국제 환경을 조성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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