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기대하지 않는 청년세대, 만연한 사회 구조적 문제에 미래인식 비관적

전국 3,000명 시민 대상 연구 따르면, 청년세대 “미래엔 현재의 삶보다 못할 것 같아” ‘의사결정 독차지하면서도 문제는 풀지 못하는 기성세대’ 등 이유로 미래에 부정적 국회미래연구원 “청년 정책 참여비율 50% 상향 필요”, 한편 근본적인 해결 아니라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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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청년세대는 다른 세대와 비교해 미래에 비관적이며, 참여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 매우 회의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쟁지상주의·갈등 조장·수도권 집중 현상 등이 만연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청년세대가 미래인식에 부정적인 주요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 걱정하며 지금을 낭비할 수 없다는 청년들

국회미래연구원은 청년들의 회의적인 미래인식에 대한 이유를 분석한 브리프형 보고서인 「Futures Brief」 제23-05호(표제: 청년세대의 부정적 미래인식과 개선 방안)를 지난 3일 발간했다.

먼저 지난해 국회미래연구원이 전국 3,000명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래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연령 가운데 현 20대~30대는 미래에 대한 낙관, 참여, 기대 모두에 동의한 비율이 가장 낮았다. 이는 40대 21.9%, 50대 24.5%, 60대 이상이 37.1%로 동의한 결과와는 크게 대비된다.

청년 대다수는 ‘미래를 낙관하고 참여하며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부정적이었다. 국회미래연구원에 따르면 “미래만 생각하면 현재 자신의 삶보다 못할 것 같은데 굳이 이 부정적 미래를 궁금해하면서 살아야 하느냐”는 주장이 청년세대의 공감대를 얻었다. 특히 이번 설문에 참여한 연구원들은 이들을 두고 “미래를 바꿀 수 없다”고 믿는 청년들이 많았으며 “부정적 미래에서 벗어나는 것도, 긍정적 미래를 맞이하는 것도 상상하기 힘들어하는 이가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사진=청년 포털 홈페이지

일자리 및 주거·공동체·기성세대, 청년세대가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이유

청년세대는 왜 자신들의 미래를 비관적으로만 보는 걸까? 국회미래연구원은 그 원인을 파헤치기 위해 서울, 부산, 광주, 제주 등 10개 지역에 거주하는 21명 청년을 집중 인터뷰해 조사했다. 21명의 조사 대상은 직간접적으로 정부와 국회의 정책 과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이들로 구성되었으며, 이들은 인터뷰에서 자신과 주변 청년들이 체감하는 어려움, 사회문제와 구조, 미래전망과 대안 등을 논의했다.

조사 결과 청년들은 크게 3가지 요인을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이유로 꼽았다. 먼저 청년들은 일자리와 주거 문제 관련해 노동력이 기계로 쉽게 대체되는 새로운 산업구조 속에서 “언제나 직장에서 내쳐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크게 느꼈다. 또 수도권 내 집값이 크게 상승함에 따라 ‘내집마련’ 부담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대출금을 갚기 위해 일하는 사회 구조”에 회의감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과거 베이비붐 세대와 달리 서울 등 수도권에서 살기 위해 대출금을 갚는 삶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을 더욱 중시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성장을 도와줄 공동체의 부재’도 청년들이 제기한 새로운 주거 문제로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문화, 생활 등의 인프라가 변화하면서 개인주의가 더 빠르게 확산했고, 이에 따라 과거보다 주변에서 공동체를 이룰 기회가 줄어든 청년들은 온라인으로 내몰렸다. 하지만 온라인에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 청년들이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거나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꾸리기 어렵다. 한 청년은 연구진에 “온라인 공간에서는 남들처럼 따라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지역 청년들이 몸과 마음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청년세대들에겐 집값의 문제뿐 아니라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에서 함께 공동체를 이루고 살 멘토나 동료들이 부재한 것도 주거의 문제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도 청년세대가 미래에 회의적인 요인 가운데 하나다. 인터뷰에 응한 한 20대 청년은 “현재 정부든 정치권이든 청년의 의견을 형식적으로 소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렇기에 자신의 인생에 대해 낙관하기도 어렵고, 나아가 미래 우리 사회에 대해 기대하는 바도 전혀 없다”고 평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이러한 문제를 과거에 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청년들이 느끼는 불공정이 더 공고해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사회운동이나 어떤 진보적인 그룹도 주제를 시류에 따라 바꾸면서 결국 정책 결정은 기성세대가 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청년들이 바라는 미래는 ‘기회의 확대’

인터뷰에 참여한 청년들은 “일상에서 변화를 상상하고 기회가 확대되는 미래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선 정부부터 ‘청년들의 문제’를 고발하는 단편적인 접근에서 벗어나야 하며, 청년들을 다면적인 정책 설계자로서 인정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들의 전문성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연구책임자인 박성원 박사는 “모든 공공정책의 결정 과정에 20~30대의 참여비율을 50%로 맞추고 이들의 의견을 정책에 실제로 반영한다면, 청년들의 부정적 미래인식은 개선될 수 있다”고 말하며, 청년들의 의견이 단순한 고발을 넘어 구체적인 정책으로 발전하는 과정이 청년들에게 주어져야 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단순히 정책 참여비율을 높이는 대책만으론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21명의 소수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 조사를 통해 현상을 분석하고 정책의 결론을 내리는 것은 섣부른 추측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대학교수는 “애초에 청년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부동산 등 대부분의 자산을 기성세대와 노령층이 향유하는 우리 사회 구조에 있다”며 “자산 없이 제 노동력만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청년들로선 더욱 미래가 불투명하고, 경쟁이 치열하게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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