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공시價] 부동산 보유세와 조세평등주의 간 이슈 ① 대한민국

2015년부터 2021년까지, 6년동안 2배 증가한 부동산 보유세 부동산의 시장가치 반영해 매년 정하는 공시가격, 산정방법 이대로 괜찮나 공시가격 상승이 유발하는 부동산 보유세 증가율, 결국 납세순응도 하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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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정책처(이하 예정처)는 최근 공시가격의 상승 및 다주택자·법인 중심의 세부담 강화 정책으로 인하여 부동산 보유세(종합부동산세 및 재산세)가 2015년 10.7조원에서 2021년 21.1조원으로 6년 사이 약 2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의 부동산 보유세는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와 지방세인 재산세 등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과세가격으로는 부동산 공시가격을 활용하고 있다. 즉 공시가격의 산정 규모에 따라 세부담 수준이 결정되는 것이다.

이에 예정처에서는 공시가격의 조사·평가(산정), 검증, 공시가격을 부동산 보유세 과세가격으로 활용하는 과정 가운데 이슈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므로, 개별 이슈에 대한 정책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보유세의 급증, 이의신청과세방식 개선 필요

부동산 보유세는 토지나 건물 등 부동산의 보유에 대해 부과되는 조세를 의미한다. 이는 부동산 보유자를 대상으로 임대소득·거래가격·자본화된 수익률 등을 기초로 평가된 부동산 가치의 일정 비율로 부과된다. 2021년 기준 국내 종합부동산세(6.1조원)와 재산세(15조원)를 합하면 총 21.1조원으로 총 조세액 456.9조원 대비 약 4.7%의 비중을 차지하며, 명목 GDP 대비 1.1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가 전액 지방으로 이전되는 부동산교부세의 재원임을 감안할 때 부동산 보유세는 지방재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과세기준일인 6월 1일에 토지, 건축물, 주택 등 납세자가 보유한 부동산의 가치를 기준으로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때 ‘납세자가 보유한 부동산의 가치’란 부동산공시법에 따라 부동산의 시장가치를 반영하여 매년 평가되는 공시가격을 의미한다. 한편 세부담 수준은 과세표준으로 활용하고 있는 공시가격의 산정 규모와 세율에 따라 결정된다.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토지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3.0~4.6% 수준에 달했으며, 주택의 공시가격은 2.3~4.6% 수준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하여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주택과 토지의 연평균 공시가격 상승률은 각각 8.2%와 7.2%로 급등했다.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의 변화, 변곡점 맞이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토지에서 먼저 도입된 바 있다. 공시지가가 도입되기 전 토지가격에 대한 공적평가제도는 각 행정부처의 사용 목적과 기능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공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가마다 개별적인 조사·평가로 인해 행정력 및 비용의 중복 투입 문제가 커졌고, 지가평가에 대한 신뢰도 제고를 위해 공적평가 제도의 단일화 필요성이 제기돼 1981년부터 단일화가 추진됐다. 이후 1989년 국회에서 지가에 대한 공적평가 제도를 공시지가로 일원화했다. 또 1980년대 당시 건물에 대한 공적평가는 건물신축단가를 기초로 산정했는데, 이는 시장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인근 부동산과의 가격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를 유발했다. 이에 2004년 주택에 한하여 토지와 건물을 일괄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평가체계가 개편, 2005년 법률로 명시화됐다.

가장 최근인 2020년에는 부동산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 제고와 형평성 개선을 목적으로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동산의 유형·지역 등에 따른 균형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세반영률의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표준 부동산과 공동주택의 가격을 평가(산정)하는 데 있어서 인근 지역 및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특수성, 변동예측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그런데도 부동산 공시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해 다시 제도 변화의 변곡점에 놓였다. 부동산의 실거래가는 2020년 이후로 크게 상승했으며,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제고 정책 등으로 인한 제도적 요인 역시 공시가격의 높은 상승세를 유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역별로 상승률이 분화되는데, 주택의 경우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 및 광역시 외 지역의 공시가격은 44% 상승했지만, 서울의 공시가격은 120% 상승했다. 또 토지의 경우에도 2015년 기준 6대 광역시와 기타 지역의 2022년 공시지가는 각각 68%, 55% 상승한 반면, 서울은 이보다 높은 77%의 상승세를 보였다.

공시가격의 상승은 주로 관찰가능한 시장가치인 ‘부동산 실거래가 상승’에 기인한다. 실거래가 상승률과 공시가격 상승률 간 관계를 볼 때 토지의 경우 2005년부터 공시가격 상승률이 실거래가 상승률을 상회했으며, 주택의 경우 2015년부터 공시가격의 상승률이 실거래가의 상승률을 상회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은 곧 실거래가의 상승에 따른 영향이 분명하다는 증거가 되며, 부동산 시장가치(시세) 대비 공시가격이 낮다는 인식하에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상향하는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전했다.

치솟는 세금에 많아지는 이의신청, 제도 개선 요구↑

부동산 보유세 증가율 역시 공시가격의 상승세와 흐름을 같이 한다. 종부세가 시행된 2005년 규모는 총 4.38조원이었지만 2021년은 21.1조원으로 시행 초기보다 4.8배 증가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주목할 점은 부동산 보유세가 빠르게 증가해 부동산을 보유한 납세자들의 납세순응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부동산 보유세 부담이 높다고 인식한 비율이 66.2%에 달하고, 종부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비율도 56.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동산 관련 전문가는 “보유세 과세가격인 공시가격에 대한 신뢰도 자체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공시가격의 조사·평가(산정) 등의 과정에서 공시가격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여러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일부 지방의 표준 부동산 과소 선정 문제 ▲토지 특성의 적용 및 공시가격 현실화율 차이로 인한 동일 필지의 주택 및 토지의 가격 역전 현상 ▲공시된 부동산 가격의 산정과 관련한 자료 공개 부족 등이 있다. 공시가격에 대한 이의신청도 2017년 24,043건에서 2022년 29,430건으로 증가한 가운데, 특히 주택 보유세의 세부담을 강화한 개정세법이 시행된 2019년과 2021년에 각각 49,716건과 41,470건으로 예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국회에서 부동산 보유세 납세자들의 세부담 증가를 완화하기 위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의 과세체계 전반에 걸쳐 세부담을 낮추는 ‘종합부동산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의·의결하고 있으며, 정부 역시 2023년 하반기에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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