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기회발전특구 특별법’ 통과로 발전 기대감 ‘쑥’

수도권 제외 규정 삭제한 새로운 법안, 경기북부 발전에 ‘추진력’ 尹 정부, 기존과는 다른 국가균형발전 전략 내세워 세종시·충남도 등 지자체들 물밑 경쟁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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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6일 열린 제4회 중앙지방협력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경기북부에 획기적인 발전 기회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기회발전특구’ 지정 근거법인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 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특별법 통과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숙원사업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도 추진력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기회발전특구, 세제·규제 관련 파격 혜택

현재 경기도 내에서도 경기 전체와 경기북부 사이에는 상당한 경제력 격차가 존재한다. 경기북부는 인구 규모도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3위 수준으로 높은 데다 면적도 경기도의 41.9%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 잠재력이 있지만 지역내총생산(GRDP)은 경기지역의 17.3% 정도 수준이며, 1인당 GRDP도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17위다. 이는 경기지역 1인당 GRDP에 비해서도 67.4%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 밖에도 사업체 수는 19.7%, 수출 7.5%, 원화 예금은 18%에 그치는 등 심각한 경제 불균형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경기도는 4차 산업혁명에 해당하는 첨단산업뿐 아니라 콘텐츠, 디지털 혁신 등을 포함해 광범위한 비전과 전략을 만들고 경기북부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앞세워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으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은 수도권 내 인구감소지역 또는 접경지역 중 지방시대위원회가 정하는 지역에 기회발전특구 지정 신청을 허용하는 법적 근거로, 지난해 11월 발의됐다. 기회발전특구는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로 규제특례, 조세감면 등을 통해 대규모 투자 유치 및 인구 이동을 유도하기 위해 지정하는 지역을 의미한다.

수도권 내 기회발전특구로 지정 가능한 지역은 김포·고양·파주·양주·포천·동두천·연천·가평 등 인구감소지역 또는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에 따른 접경지역이다.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될 경우 양도소득세 감면을 비롯해 창업자 증여세 감면, 취득세 및 재산세 감면, 소득세 감면, 가업승계 요건 완화 등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메뉴판식 규제특례(201개) 및 규제혁신 3종세트(규제 유예제도) 허용 등의 규제 혜택도 제공되는 만큼 지역발전의 획기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지방시대 전략 구성 ‘국가균형발전’ 노린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해 11월 당초 정부안에 ‘수도권 제외 규정’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도권 내 낙후지역을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해 달라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하는 것은 물론 국회 방문, 국회의원 면담, 서면 건의를 추진한 바 있다. 아울러 연천·가평, 인천 강화·옹진군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명목상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인구감소지역이자 접경지역을 기회발전특구 지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역차별이자 지방시대 정책에도 역행하는 것이라며 법안 수정 요구 및 군 단위 수도권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예외 조항 신설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에는 수도권 내에도 기회발전특구를 지정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 이에 경기도는 현재 추진 중인 ‘인구감소·관심 지역의 원인분석과 대응 방안 연구’, ‘경기북부발전종합계획’ 등과 연계해 기회발전특구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그동안 중앙정부 주도로 이뤄진 중앙 집중형 경제발전에서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분권형 경제발전을 추진해 지방 주도적 투자유치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동연 지사는 “경기북부에 기회발전특구가 지정된다면 경기북부의 성장잠재력을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경기도는 도내 지역이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민선8기 핵심사업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추진력을 보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20일 세종시가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4회 찾아가는 특별위원회 기회발전특구 현장토론회’ 현장/사진=세종시

지방자치단체들, 특구지정에 ‘올인’

다른 지자체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하다. 새로운 지방시대 전략이 열린 만큼 경북과 경남, 충남은 물론 대전시와 충주시, 원주시 등은 일찍이 특구지정을 목표로 전담 조직을 구성해 활동하고 있으며, 지역 산업과 연계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 지역도 있다.

대표적으로 세종특별자치시는 지난 2월에 진행된 ‘기회발전특구 현장토론회’에서 미래전략수도 세종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며 사이버보안산업에 특화된 기회발전특구 조성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세종시는 정부 부처 14곳 이전과 대통령 제2 집무실, 국회세종의사당 건립 확정 등을 내세우며, 사이버 위협으로부터의 정보보안을 위한 사이버보안 산업특화에 최적지라고 피력했다.

충청남도도 탄소중립경제와 지역균형발전을 동시에 모색할 수 있는 ‘탄소중립형 특구’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충남은 전국 에너지 다소비 10대 업체 중 5개 사가 도내에 소재하고 있는 데다, 충남 북부권과 서해안권에 고탄소 배출업종의 집적 및 석탄화력전소의 전국 최다입지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국 1위다. 아울러 충청 남부권의 경우 반도체, 철강, 자동차 등의 산업이 집중된 북부권 대비 경제력 격차도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충남도는 탄소중립형 기회발전특구 지정이 굳어진 충남의 경제·사회·환경문제를 통합적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낙후된 시·군의 투자유치 매력도까지 제고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충북·경북·안동시는 바이오특구 조성을 계획하고 있으며, 광주·전남은 반도체, 전라북도는 전북연구원과 함께 미래 수송 분야 등 6가지로 모델을 나눠 기회발전특구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기회특구 프로그램

한편 일각에서는 기회발전특구 지정으로 인해 지역투자 활성화 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많이 지목되고 있는 문제점은 지역 내 기업보다는 부동산 투자에 집중된다는 점, 수익률이 높은 일부 사업을 중심으로만 투자가 집중돼 공익성이 높은 사업에는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공익적 요소를 반영해 설계될 필요가 있다는 점, 그리고 세제 혜택이 주로 고소득자들에게만 돌아간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기회특구 프로그램은 유사 사례로 자주 거론되는 제도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지난 5월 ‘미국 기회특구제도 사례의 검토와 정책시사점’을 통해 미국 사례로부터 우리나라 기회발전특구안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은 양도소득세 10% 이상 면제, 지방투자펀드 10년 이상 보유할 경우 소득세 전액 면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포함한 지방 활성화 전략을 도입한 결과, 이를 통해 지난해 5,000억 달러(약 678조원)에 달하는 투자가 이뤄졌다. 다만 부동산 투자로 인한 가격 상승과 기업 이전 계획 철회 등 새로운 문제가 야기되면서 보완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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