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의 ‘경제살리기’ 경기도 천억원대 해외투자 유치 ‘또’ 성공
ASM코리아, 경기도 화성시에 1,350억원 규모 투자 유치 오는 25년까지 반도체 증착장비 연구·제조시설 설립할 것, 일자리 상승효과 기대 100조원 투자유치 성공하나? 세계 6개 기업 이어 기후 관련해 추가 투자 가능성 있어
세계적 첨단 반도체 공정장비 제조기업인 ASM코리아가 화성 동탄에 1,35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연구시설과 제조시설을 대폭 확충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미국, 일본에 이어 네덜란드 회사까지 경기도에 투자 유치를 성공시키며 돌풍 같은 경제 행보를 보이고 있다.
ASM코리아, 2025년까지 경기도에 반도체 연구·제조시설 설립
지난 24일 화성시 동탄로에서 ASM코리아의 기공식이 열렸다. 이날 기공식에는 폴린 반데메르 모어(Pauline van der Meer Mohr) ASM 이사회 의장, 벤자민 로(Benjamin Loh) ASM 최고경영자(CEO), 정명근 화성시장, 김완기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 신미숙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 화성시의회 김경희 의장, 김용길 에이에스엠 코리아 회장, 요아나 도너바르트(Joanne Doornewaard) 주한네덜란드 대사, 김태형 인베스트 코리아 대표 등 150여 명이 참여했다. 기공식을 통해 ASM코리아는 화성시 동탄의 7,400㎡(2,200평) 규모 부지에 2025년까지 1,35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증착장비 연구·제조시설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경기도 지사는 환영사를 통해 “ASM은 가장 모범적인 투자기업 중 하나”라며 “ASM을 비롯해 기존 반도체 생산 단지, 인근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팹리스 기업들이 연계되면 경기도는 명실상부한 세계적 반도체 메카로 완성될 것”이라며 “경기도가 도울 일이 있으면 모든 힘을 기울여서 돕겠다”라고 밝혔다. 벤자민 로 ASM 대표(CEO)는 “한국에서의 활동은 ASM의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며 “화성의 시설은 한국의 주요 고객은 물론 플라즈마원자층증착 장비(PEALD) 사업을 위한 글로벌 센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연구 개발팀이 개발한 기술은 전 세계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기공식 이후 김 지사는 SNS를 통해 “ASM과 더 좋은 친구, 더 큰 협력으로 이어지도록 계속해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시 한번 약속했다. 그는 “이번 ASM의 투자는 지난가을부터 두 차례에 걸쳐 관련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경기도의 성장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한 결과”라며 2025년 시설이 완공되면 수백 개의 첨단 신산업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 지사는 지난해 10월 폴 베르하겐(Paul Verhagen) 에이에스엠 재무총괄이사(CFO)를 만난 데 이어 11월에는 ‘미래 성장 혁신기업 대상 투자유치 라운드테이블 미팅’을 열고 에이에스엠 코리아 김용길 회장을 초청해 경기도 투자를 적극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SM’은 ‘혁신’이 글로벌 경쟁력임을 표방하는 네덜란드 기업으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발한 반도체 증착장비 기술을 상용화했고 그 기술로 도내 기업들과 협업해 경기도 반도체 부품 국산화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렸다”며 “이제 화성이 반도체 연구·개발부터 제조·생산까지 동시 진행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반도체 수출 급감한 한국, ASM의 투자 수출문 여나
ASM은 1989년부터 한국에서 사업을 운영해 온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1995년 자회사인 에이에스엠케이㈜를 설립해 한국을 ASM의 핵심 기술 개발 및 제조 지역으로 성장시켰다. 네덜란드 알메르에 본사를 둔 ASM은 네덜란드 노광장비 기업인 ASML의 모태가 된 기업으로, 원자층증착 장비(ALD·웨이퍼에 원자 단위 깊이의 산화막을 증착하는 장비) 관련 세계 1위 매출 규모와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ASM은 지난 6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 세계 14개국에 3,300명의 종업원과 반도체 장비 분야 특허 1,200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미국, 싱가포르, 한국은 R&D와 제품 개발 및 제조 영역에 있어 ASM의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국가로 꼽힌다. 특히 우리나라는 ASM의 플라즈마원자층증착(PEALD) 사업의 글로벌 중심지로, 이미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부와 1억 달러 규모 투자 협약을 맺기도 했다. 벤자민 로 CEO는 “우리가 공급하는 반도체 장비는 최첨단 반도체를 제작하는 데 꼭 필요하다”며 기술의 첨단화를 통해 장비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미 지난 2월 “ASM코리아의 투자가 최종 성사되면 첨단 기술의 국내 이전은 물론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확보와 동시에 수출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MOU를 진행한 바 있다.
경기도를 비롯해 정부 역시 이번 ASM코리아의 한국 투자에 대해 고무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올해 첫 달 반토막이 난 이력 때문이다. 산업부는 지난 1월 수출입 동향을 통해 주력 반도체 수출이 전년 같은 달보다 44.5%(-48억 달러)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수출 감소는 1월 전체 품목 수출 감소분의 52%를 차지할 정도로 컸으며, 수출 증감률도 전달인 12월(-29.1%)보다 더 많이 급격하게 줄었다. 산업부는 반도체 내 수출 비중이 큰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제품 가격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약세와 재고 누적 등의 영향으로 급락하면서 수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국내 반도체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46.6% 감소하면서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통(通) 김동연의 해외 투자유치 돌풍
김 지사는 ‘100조원 대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력투구에 나선 모습니다. 스스로 경제통이라고 자평하던 김 지사는 지난 4월 미국과 일본으로 향했던 첫 해외 출장을 통해 6개 기업과 32억6,000만 달러(한화 약 4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하는 실적을 올린 바 있다. 6개 기업은 ▲미국의 린데(Linde)사 ▲인테그리스(Entegris)사 ▲에어프로덕츠(Air Products) ▲ESR켄달스퀘어(주) ▲일본의 알박(ULVAC) ▲도쿄오카공업(TOK) 등이다. 이들 업체는 친환경 물류업체, 반도체 소재 업체 등이어서 경기도의 산업구조 고도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미국 미시간주립대, 뉴욕주립대버팔로, 세계한인무역협회와는 ‘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을 함께하기로 합의했다. 또 일본 방문 기간 중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와 함께 경기도가 진행하는 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에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미시간주와 버지니아주, 일본 가나가와현 자치 단체장들과 만나 지역 간 관계 활성화와 이를 위한 교류 협력도 증진시켰다. 이외에도 ‘기후 위기는 기회’라는 인식 아래 경기도의 기후 정책과 비전을 들은 후 1조원을 더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추가 투자가 예상된다.
경기도의회는 ‘경기도 도세 감면 조례 일부 개정안’을 통해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취득세 감면 적용 기간을 기존 7년에서 15년으로 대폭 확대한다는 내용을 본 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는 김 지사의 행보에 맞춰 공동보조를 맞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 미국 차기 대선에서 공화당의 예비후보로 나설 것으로 알려진 론 디센티스 플로리다주지사 등을 만나 경기도를 중심으로 하는 양국의 경제 협력 확대를 논의하는 등 해외 정치지도자들과도 경제 협력을 위한 소통을 확대하고 있어 향후 경제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