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MOU 체결한 韓-폴란드, 양국 협력체계 강화 계기될까

韓-폴란드, 우크라이나 재건에 여력 모은다 ‘한강의 기적’ 좇는 우크라이나, 韓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계기로 ‘기술 수출’ 등 부가 이익 얻을 수 있을 듯

160X600_GIAI_AIDSNote
윤석열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지난해 6월 29일(현지 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IFEMA 양자회담장에서 열린 한·폴란드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폴란드를 공식 방문해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아울러 원전·방산·인프라 사업 등 전략적 분야의 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협력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폴란드와의 협력체계를 강화함으로써 국력을 드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尹-두다 “우크라이나 재건 위한 파트너 될 것”

윤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각)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에서 “우리는 한국과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재건에 있어서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이후에는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야드비가 에밀레비츄 폴란드 우크라이나 개발협력 전권대표가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에 대해 윤 대통령은 “양국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좋은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폴란드는 지리적 근접성에 따라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거점국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 침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철도·도로·군사시설에 대한 재건 수요, 폴란드 후방 보급기지·군 공항 등 재건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2차 세계대전 이후 서유럽 재건을 위한 원조사업이던 마셜플랜에 버금가는 규모로 판단하고 있다.

‘투트랙 지원’ 이어가는 韓

우크라이나는 현재 지원을 받기 위한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우리나라에 5,000개 재건사업 정보를 통째로 공유하기도 했다. ‘꿈'(Dream)이라고 이름 붙인 이 데이터베이스에는 우크라이나 어느 지역에서 재원이 어느 정도 들어가는 재건사업이 필요한지, 관할 부처·지방자치단체는 어디인지 등이 상세히 취합돼 있다. 이전부터 우리나라의 도움이 필요함을 적극 어필해 온 셈이다.

이에 응답한 우리나라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투트랙’으로 진행하고 있다.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군사·안보 차원의 지원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재건 지원부터 빠르게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원 장관은 “시간을 놓치면 안 되고, 긴밀히 정보를 공유하며 손발을 맞춰야 할 재건사업 지원부터 빠른 속도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며 “비군사적·비정치적 부분을 중심으로 협의회를 가동하기로 우크라이나 인프라부와 얘기가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우리나라가 힘써야 함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전후 복구 사업 참여에 많은 경험을 갖고 있고 뛰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아왔다”며 “이번 폴란드 순방에 동행한 한국의 대표적 건설·인프라 기업들과 간담회를 갖고, 우크라이나 재건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6·25 전쟁 이후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우리나라가 우크라이나의 기대감에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모습/사진=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대박’ 취급해선 안 될 재건사업, 국가 차원에서 ‘이익’은 있어야

다만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은 ‘대박 사업’이 아니다. 타국을 ‘돕는’ 입장에서 이윤을 최대한 ‘뜯어먹기’ 위해 사업을 진행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한다는 측면에서 일정 부분의 이윤은 챙겨갈 필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기술 수출’이다. 실제 윤 대통령은 폴란드와 원전·방산·인프라에 대한 협력을 약속하는 등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작년 양국 교역액은 사상 최대치인 90억 달러(약 11조4,075억원)를 기록했고 한국은 폴란드의 핵심 투자국 중 하나가 됐다”면서 “특히 한국 기업들의 폴란드 진출이 전기차 배터리, 5G 등 첨단산업 분야로 확대되는 점에 주목하고, 양국의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양국의 경제 협력 강화는 경제 효과뿐 아니라 국방 역량을 강화하고 산업 기반을 튼튼히하고 양국의 경제안보 및 공급망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우리 기업은 폴란드와 MOU를 맺으며 유럽연합(EU) 내 입지 다지기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날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에서 ‘현대엔지니어링-美USNC-Grupa Azoty Police 3자간 MMR 사업협력 MOU’, ‘현대엔지니어링-PGZ社 폴란드 건설사업 및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위한 상호 협력 MOU’ 등 2개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우리 기업의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입증받은 셈이다.

두다 대통령이 한국산 무기 수입에 큰 관심을 보이며 방산 수출 길도 열리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의 한국산 무기 추가 도입 계획에 대해 협의했다. 앞으로 양국 간 방산 분야 협력이 상호 호혜적으로 진행되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을 시작으로 폴란드와의 국가적 협력체계가 보다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