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하반기 IT 경기 부진 완화에 회복세 이어지지만, 물가는 목표수준 상회할 전망”

미국·일본은 당초 예상보다 성장세 양호, 반면 유로·중국은 회복모멘텀 악화 국내 경기, 수출 부진 완화에 회복세 나타나, 소비자물가상승률도 2%대로 하락 한은 “중국 경제 회복, 주요국 통화정책’ 등 하반기 국내 경제 불확실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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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이후 글로벌 주요국(미국,유로,중국 등) PMI지표 및 물가상승률 추이/출처=한국은행

글로벌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경제도 최근 수출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지표 역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지나 둔화되고 있으나, 근원물가상승률은 더디게 둔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하반기 국내 경제가 반도체 수출부진 개선 등에 힘입어 완만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주요국 경기 및 물가 현황

올해 상반기 세계 경제가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주요국별 성장 흐름은 차별화되고 있다. 먼저 미국은 견조한 고용시장을 바탕으로 올 1분기 연 2%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해 온 일본 역시 소비·투자 부문이 회복하면서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다.

반면 유로지역과 중국의 경제 회복세는 보다 완만하다. 유로지역의 경우 고물가·고금리 영향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이후 현재까지 2분기 연속 -0.1% 역성장하면서 최근까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도 서비스 부문의 회복 흐름이 이어졌으나 미국과의 갈등으로 인해 최근 수출 둔화 및 부동산 경기 부진 등으로 회복모멘텀이 시장 전망보다 크게 약화됐다.

주요국 인플레이션의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정점을 지나 둔화되고 있으나, 근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경직된 모습이다. 특히 미국과 유로지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에너지·원자재 가격 안정 등으로 점차 낮아지고 있으나, 근원물가는 견조한 소비 및 고용상황 등으로 더디게 둔화하고 있다. 반면 대내외 수요 부진으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된 중국의 경우 전반적으로 낮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경기 및 물가 현황

국내 경기는 최근 수출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 특히 비IT 및 미국·EU 상대의 수출 실적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가운데, IT 분야에서도 수출 부진에 대한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산업 역시 최근 들어 가격 하락폭이 축소되면서 경제 전반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등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산기업의 감산 영향 본격화, AI 서버 수요 확대, 전방산업의 재고 재입고(restocking) 수요 등에 따라 반도체 분야의 회복세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상수지 역시 5월 들어 흑자로 전환했으며, 무역수지도 지난 6월 들어 16개월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입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 따른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지만, 자동차 등 비IT 분야에서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향후 경기 회복에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국내 물가의 경우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3% 중반으로 상당폭 낮아졌다. 다만 설문을 통해 집계된 일반인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3%대 중반 수준을 유지했다.

2021년 1월 이후 국내 물가 지표 및 석유류 가격/출처=한국은행

하반기 국내 경기 및 물가 전망

하반기 국내 경제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경제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하반기 국내 경기는 민간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IT 경기 부진 완화 등에 힘입어 성장세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 수출부진 완화 현상이 지속될 경우 수출 전반이 개선됨에 따라 올해 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1.4%)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성장경로상에는 주요국 경제상황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미국 등 주요국의 양호한 성장세, IT 경기 조기 반등 등은 성장의 상방리스크로 보이나, 중국경제의 더딘 회복과 리오프닝 효과 저조 등은 하방 리스크로 잠재돼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올 하반기 물가의 경우 최근까지의 둔화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상반기 급격한 물가 둔화는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었단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하반기부터 기저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재차 높아져 연말까지 3% 안팎의 등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근원물가상승률 역시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 양호한 고용 흐름 등의 영향으로 당초 전망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물가 전망 역시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등의 다양한 변수로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올해 2분기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 등으로 하락세를 나타내다가 최근 OPEC+ 감산 영향 등으로 다소 상승했으나, 비OPEC 산유국 및 이란의 증산 추세, 주요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 등의 하방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현재 물가에 대한 상하방 요인이 혼재해 있는 만큼 향후 물가 경로를 단정 짓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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