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골드’ 물 산업 영향력 ↑, UAE 사업 수주 거쳐 ‘해수담수화 기술력’ 강화해야

UAE 해수담수화 사업 수주, 정부 차원 노력 빛 발했나 222억원 들인 ‘드림즈호’, 해수담수화 역량 ↑ 3대 원천기술 보유한 韓, “해외 시장서 파급력 커질 것”

160X600_GIAI_AIDSNote
UAE 해수담수화 사업대상지 위치도/출처=환경부

GS건설의 자회사 ‘지에스이니마’가 아랍에미리트(UAE)의 해수담수화 사업을 수주했다. 물 산업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져가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최상위권의 해수담수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민·관 협력 활성화를 통해 해수담수화 사업 해외 수주의 발판이 마련된다면 국내 기술력은 한층 더 진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에스이니마, UAE 해수담수화 사업 수주

환경부는 10일 지에스이니마가 UAE 수전력공사에서 발주한 9,200억원 규모의 ‘슈웨이하트 4 해수담수화 시설(플랜트) 건설 공사’ 계약을 아부다비 현지에서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UAE 수도 아부다비 서쪽으로 250㎞ 떨어진 슈웨이하트 지역에 역삼투막을 이용한 해수담수화 시설을 건설하는 것이다. 2026년 시설이 완공되면 해당 지역에 하루 100만 명이 쓸 수 있는 32만t가량의 생활용수 공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에스이니마는 오는 10월 공사에 착수한 뒤 2026년 완공한 후 30년 동안 시설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수주계약은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과 양국의 수자원 협력 업무협약 체결을 계기로 맺어진 가시적인 결과라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실제 그간 환경부와 UAE는 해수담수화 등 수자원 분야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특히 특히 2017년부턴 해마다 수자원공동위원회(JOC)를 개최해 중동지역에 맞는 해수담수화 기술, 스마트 상수도 및 누수율 저감방안 등을 논의했다. 지난 6월 14일엔 한국수자원공사 세종관에서 국내 선진 물관리 기술과 UAE의 물 분야 사업계획을 주제로 수자원 정책·기술 교류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번 수주계약 이외에도 중동지역에서 진행 중인 해수담수화 및 상하수도 등 물분야 사업에 국내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협상지원부터 수주, 사후관리까지 전방위적인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해외에서 관심이 높은 해수담수화, 누수율 저감 등 스마트(AI) 물관리 분야는 첨단 정보통신기술 강국인 우리나라의 강점 분야”라며 “이번 UAE 해수담수화 시설 수출을 시작으로 물 산업 분야에서 수출 성과가 계속 나올 수 있도록 직접 발로 뛰는 수출외교를 이어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MIT의 해수담수화 장치 회로도/출처=MIT

해수담수화 기술의 핵심 원리는?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물 부족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구에 분포한 물 중 우리가 식수나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담수는 3%가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담수 중에서도 지표수는 고작 1%, 지하수까지 합쳐도 30%에 불과하다. 인구 100억 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인류에에 있어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이 같은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대안이 바로 해수담수화 기술이다. 해수담수화 방식으론 대표적으로 역삼투법과 증발법이 있다. 역삼투법은 물은 통과하지만 물속에 녹아 있는 염분은 통과하지 못하는 역삼투막을 만들어 해수를 담수화하는 방법이고, 증발법은 해수를 증발시켜 염분과 수증기를 분리하고 수증기를 통해 담수를 얻는 방법이다.

다만 해수담수화 시설을 만들어 쓰는 데엔 많은 에너지와 비용이 들어 물 상황이 더 열악한 개발도상국에선 담수화 시스템을 도입하기가 어렵다. 이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중국 공동연구진은 기존의 담수화 방식보다 더 간단하고 저렴한 소형 담수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시스템은 햇빛으로 물을 데우고 자연적인 대류 현상을 활용해 물을 증발시키는 방식으로 해수를 담수화한다.

해당 장치의 핵심은 작은 구멍이 숭숭 나 있는 3겹의 폴리우레탄 시트와 햇빛을 흡수하는 덮개다. 우선 장치를 물 위에 띄우면 폴리우레탄 시트에 난 작은 구멍을 통해 물이 위로 올라와 시트 상단에 얇은 막처럼 펼쳐지는데, 그 위를 덮고 있는 검은색 덮개를 통해 흡수한 햇빛 에너지가 물을 증발시켜 순수한 물을 뽑아낸다. 이어 물이 증발되고 남은 염분은 구멍을 통해 아래쪽으로 내려가고, 아래쪽에 있던 차가운 바닷물이 올라와 새로운 담수화 순환이 시작된다. 소금 때문에 위에 있는 물의 밀도가 아래에 있는 물보다 더 높은데, 이 밀도의 차이가 자연적인 대류 현상을 일으켜 물을 계속 담수화할 수 있도록 순환시켜주는 것이다.

드림즈호의 모습/사진=국민대학교 DREAMS연구단

국내 해수담수화 기술, 세계적으로 ‘최상위권’

한편 국내의 해수담수화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최상위권 수준이다. 환경부는 지난 2018년부터 총 222억원을 투입해 해상 이동형 해수담수화 플랜트인 ‘드림즈호’를 개발한 바 있는데, 드림즈호는 지난해 전남 호남지역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긴급 투입된 뒤 명확한 실사용성을 보여주면서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실제 드림즈호는 지난해 10월 여수시 작은 섬인 대두라도에서 첫 시범을 보여 지역 주민들에게 총 100t의 물을 공급했고,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엔 완도군 소안도에서 총 1,800t의 물을 공급했다. 특히 해수담수화 공정이 모두 자동화돼 있어 담수화 관련 전문 인력들이 드림즈호에 탑승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드림즈호에 대한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이른바 ‘블루 골드’로 불리는 물 산업의 영향력은 점차 커져가고 있다. 21세기의 물 산업은 20세기의 석유산업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나날이 심각해지는 물 부족 현상과 수질오염으로 인하여 깨끗한 물을 확보할 수 있는 수 처리 기술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지구상 물의 97.5%를 차지하고 있는 해수를 이용하는 기술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해수담수화 기술에 필요한 3대 분야 원천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민·관 협력을 이어간다면, 해수담수화 사업 해외 수주 길이 더욱 창창히 펼쳐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