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집 건너 한 집은 ‘나 혼자 산다’, 종합·체계적 대응책 필요성 ↑

국회미래연구원 ‘1인가구 행복 제고 위한 시사점’ 보고서 발간 7개 군집 유형화, 가장 행복한 유형은 ‘젊은 미혼 여성’ 사회적 고립이 우울·고독사 등으로 이어져, 체계적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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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els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사회적인 지원책 마련은 미비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이질적이고 다차원적인 1인 가구 특성에 따른 사회적 고민과 맞춤형 전략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미래연구원(이하 미래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의 ‘1인 가구 유형 분석과 행복 제고를 위한 시사점’ 보고서를 7일 발간하고, 1인 가구의 삶의 질과 행복 수준을 향상하는 데 있어 다양한 집단의 차별성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고 진단했다. 이어 미래연구원은 1인 가구의 종류를 △노년 사별 여성 △기러기형 중년 △중년 이혼 여성 △노년 사별 남성 △미혼 젊은 남성 △미혼 젊은 여성 △중년 이혼 남성 7가지로 분류해 유형별 특성을 살폈다.

가장 불행한 유형 ‘중년 이혼 남성’, 소득은↑ 생활 만족감은↓

미래연구원은 성별과 연령, 혼자 살게 된 계기 등을 기준으로 1인 가구의 유형을 나눴다. 먼저 노년 사별 여성의 경우 사별한 여성들로 구성됐으며, 평균 연령은 72.6세로 가장 높은 반면 소득은 가장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건강 만족도와 공동체 소속감이 낮은 특징을 보였다. 기러기형 중년 집단은 기혼(86.9%)과 별거(13.1%) 중인 남녀로 구성됐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57.8세로 여성(59.8%)이 남성(40.2%)보다 많았다. 소득은 전체 평균보다 근소하게 높은 가운데 다양한 분포를 보였다.

이혼한 여성 100%로 구성된 중년 이혼 여성 집단의 평균 나이는 56.9세로 소득은 1인 가구 전체 평균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공동체 소속감 만족도에서는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으며 생활 수준과 안전감 등에서 낮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노년 사별 남성은 고령의 사별한 남성들로 구성돼 평균연령 68.3세, 소득은 다소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들 역시 행복감 조사에서 전반적으로 낮은 편을 기록했으며, 건강도 역시 낮게 나타났다. 눈에 띄는 특징으로는 취약한 사회적 관계가 꼽혔다.

결혼하지 않은 남성들로 구성된 미혼 젊은 남성의 나이는 평균 37.7세, 소득은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혼 젊은 여성은 평균 38.1세, 약간 높은 소득수준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두 집단은 대부분의 영역별 만족도와 전반적 행복감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사회적 관계도 양호한 편으로 조사됐다. 특히 미혼 젊은 여성 집단은 전반적 행복감이 가장 높은 1인 가구 유형으로 조사됐다.

끝으로 중년 이혼 남성은 이혼한 남성들로 구성됐다. 평균 나이 56.0세의 이 유형은 소득은 높은 반면 전반적 행복감이 가장 낮은 집단으로 꼽혔다. 이들은 대인관계, 안전감, 생활 수준 등에서 전반적으로 낮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출처=국회미래연구원

양호한 사회적 관계 구축된 ‘젊은 미혼 여성’

이번 조사에서 국내 1인 가구의 행복감과 만족도는 지난해 ‘한국인의 행복 조사’ 응답자 전체 평균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건강 만족도의 경우 젊은 미혼 남성(6.74점)과 젊은 미혼 여성(6.62점)이 전체 평균(6.41점)보다 높은 수준 나타냈다.

1인 가구 유형별 행복과 만족도 수준 비교에서는 젊은 미혼 여성(6.43점)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으며, 중년 이혼 남성(5.43점)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중년 이혼 남성은 생활 수준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서도 중년 이혼 여성과 함께 가장 낮은(각각 5.28점) 수치를 보였다. 생활 수준 만족도가 가장 높은 유형은 젊은 미혼 남성(5.92점)이다.

중년 이혼 남성은 대인관계 만족도(5.71점)와 안전감 만족도(5.33점)에서 모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대인관계 만족도가 가장 높은 유형은 젊은 미혼남성(6.30점)이며, 안전감 만족도가 가장 높은 유형은 젊은 미혼 여성(6.04점)으로 확인됐다.

미래연구원은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고독사, 은둔형 외톨이, 우울 등이 사회적 고립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이에 한국인의 행복 조사 문항 중 ‘갑자기 큰돈이 필요한 경우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의 존재 여부’, ‘몸이 아파 거동이 힘들 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의 존재 여부’ 등을 통해 유형별 사회적 고립의 행태를 살폈다. 해당 조사에서 미혼 젊은 여성은 ‘갑자기 큰돈 빌 릴 사람 없음'(9.0%), ‘아플 때 도와줄 사람 없음'(3.7%) 등 질문에서 다른 유형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사회적 관계를 드러냈다.

가정의 역할 사회가 대신해야, 맞춤형 행복 제고 전략 필요

미래연구원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들이 대부분의 일상생활을 혼자 해결해야 하는 만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각 특성별 맞춤형 행복 제고 전략을 제시했다. 먼저 1인 가구의 소득 및 자산 수준이 전체 평균의 36% 수준(2020년 기준)에 불과한 만큼 다소 취약한 1인 가구의 기본 생활 보장을 강화하고 소득 지원 외에도 건강을 비롯한 다양한 돌봄서비스 지원 등 사회안전망 확충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전반적인 생활 수준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된 젊은 미혼 남성과 젊은 미혼 여성의 경우에도 다른 1인 가구에 비해 높은 수준을 나타낼 뿐, 전체 평균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들이 사회에서의 안정적인 정착이 필요한 청년세대인 만큼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발적 의지가 아니라 배우자 사망 이후 혼자 살게 된 고령 1인 가구들은 향후 기대수명이 계속 증가함에 따라 장기화하는 빈곤과 건강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득 보장 등 경제적 지원, 안전성 확보, 사회적 관심, 건강 돌봄 등 종합적 정책 지원을 통해 객관적 상태와 주관적 만족감을 동시 향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2년 16.5%였던 1인 가구는 20년 만인 지난해 33.2%로 2배 넘게 증가했으며, 2040년에는 전체 가구의 37.9%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법과 세제 등 각종 사회적 제도는 여전히 다인 가구 중심의 정책 골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 가족이 수행했던 돌봄과 안정, 책임의 분산 등을 국가와 사회가 충실히 수행하지 못함에 따라 우울, 돌봄 부재, 노인 빈곤, 고독사 등 사회문제들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국민들의 행복 제고를 위한 종합적 점검과 체계적 대응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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