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8,000명 저금리로 지원했던 학자금 ‘전환대출’, 2010~2012년 대출자까지 대상자 확대
한국장학재단 누리집에서 오는 12월 14일까지 신청받아 2010년 대출 금리 최고 5.7%, 지금보다 3.3배나 높아 한편 국회선 ‘학자금 상환법’ 두고 여야 갈등 깊어져
정부가 일반상환 학자금 대출의 저금리 전환 대출 대상자를 2010~2012년 대출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고금리였던 당시 대출 금리를 저금리로 전환해 대학 졸업생들의 이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낮추려는 목적이다. 금융위기 이후 2010~2012년 당시 대출금리가 크게 높아졌던 만큼 전환대출 대상자 확대에 따른 신청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 “신청 시기 이를수록 이자절감 효과 커”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오는 12월 14일까지 2023학년도 2학기 저금리 전환대출 신청 접수를 받는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전환대출은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기존 전환대출에서 제외됐던 2010~2012년 학자금 대출자까지 확대했다.
저금리 전환대출은 2009년 7월 1일부터 2012년 12월 31일까지 상대적으로 고금리(3.9%~5.8%)로 시행된 일반상환 학자금 대출을 2.9%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주는 제도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환대출을 이용한 대학 졸업생은 2만8,000명으로 연간 총 17억원의 이자 부담을 경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저금리 전환대출은 내년 12월까지 진행될 예정이지만 조기 신청할수록 이자절감 효과가 크다. 이에 따라 아직 신청하지 않은 학자금 대출자는 자격 요건 등을 확인해 바로 신청하는 것이 권장된다. 2023학년도 2학기 저금리 전환대출 신청기한은 오는 12월14일 오후 6시까지로, 한국장학재단 누리집에서 신청할 수 있다. 구연희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관은 “저금리 전환대출 외에도 취약 청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10~2012년 학자금 대출 금리, 얼마나 높았나?
이번 전환대출 대상자가 2010~2012년 학자금 대출자까지 확대되면서 신청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학자금 대출 금리가 금융위기 때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최저 4.9%에서 최고 5.7%에 달할 정도로 높았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해당 기간 학자금 대출 금리는 2010-1학기 5.7%, 2010-2학기 5.2%, 2011년 4.9%, 2012년 3.9%에 달한다. 반면 2023학년도 2학기 학자금 대출 금리는 시중금리 수준보다 크게 낮은 1.7%다. 2010학년도 1학기와 올해 2학기 대출 금리를 단순 비교 시 차주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3배 가까이 차이 나는 셈이다.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학자금 대출 금리를 2021학년도 1학기부터 계속 동결해 왔다. 2년 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생 및 학부모의 학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낮은 금리를 적용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와 올해는 계속되는 고금리 기조와 높은 물가로 가계의 생계비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학자금 대출 금리를 동결했다.
취업 전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해 주는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
정부는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을 통해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은 일정 소득구간 이하의 대학생이 이자 납부의 부담 없이 학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졸업 후 소득 수준에 따라 원리금을 상환하는 제도다. 다만 대출이자율이 높고 상환개시 전까지의 대출이자가 누적되는 등 상환부담이 크게 늘고 있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5월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 대상인 소득 8구간 이하 모든 학생이 일정 소득을 올리기 전까지 이자를 면제해 주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학자금 상환법)’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다만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하는 국민의힘 반대에 직면하며 현재 법사위에 계류된 상태다.
현재 국회에선 여전히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에 대한 이자 면제 범위를 놓고 여야가 충돌하고 있다. 특히 여당은 재정 부담과 형평성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기재부도 “올해 학자금 대출 금리 기준 1.7% 이자마저 면제할 경우 향후 10년간 6,088억원에서 최대 8,321억원 재정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추계된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반면 야당에선 2012년 이후 줄어든 학자금 대출 수요 등 여러 변화 요건을 고려해 현재 상황에 맞는 개정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현재 1.7% 이자를 면제해 줄 경우 1년에 11만원, 한 달에 1만원 정도 이자가 줄어드는 혜택을 보는 건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1만원 이자 지원이 과연 포퓰리즘 정책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국회 교육위 소속 서동용 민주당 의원도 “요즘 청년들이 어려워 상환 가능 소득이 되기 전까지 상환도 유예하는데 이자까지 꼬박꼬박 받지 말자는 거다. 상환을 유예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면 이자도 면제해 주자는 취지인데 그걸 여당에서 반대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