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리모델링 초대형단지 ‘우극신’, 리모델링 시공사 선정 돌입 “최근 공사비 인상에도 사업성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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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극신’ 리모델링 조합, 15개 건설사에 시공자 입찰 참여 의사 물어
서울형 리모델링, 인상된 공사비 등으로 '사업성' 떨어진다는 지적도
리모델링 사업 중심지인 '1기 신도시 및 수도권'도 사업진행 제자리걸음
우극신 통합 리모델링 사업 조감도/출처=우극신 리모델링 조합

국내 최대 규모 통합 리모델링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일대 ‘우극신(우성2·3단지, 극동, 신동아4차)’이 본격적으로 시공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재건축 사업의 대안으로 떠오른 ‘서울형 리모델링’ 일부 단지의 사업진행에 진척이 없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재 서울형 리모델링이 진행 중인 7곳 단지를 비롯해, 수도권과 1기 신도시 중심으로 진행되는 리모델링 사업들은 최근 인상된 공사비와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등으로 사업 속도가 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극신’ 리모델링 사업 현황

2일 우극신 리모델링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일대 이수극동·우성2·3단지 리모델링조합은 지난달 31일 건설사들에 시공자 입찰 참여 의사를 묻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을 받은 15개 건설사 가운데 현재 5개 건설사가 확실한 참여의사를 밝혔고, 나머지 업체들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성2·3차, 극동, 신동아4차 리모델링 사업은 대지면적 14만3,827.4㎡의 약 5,000가구 규모로 서울 도심에서 보기 힘든 초대형 단지다. 3년 전 예측했던 총 사업비만 약 1조5,000억원에 육박하며, 용적률도 248%에 달한다. 당초 용적률이 용도지역 상한(250%)과 차이가 없어 재건축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재건축 관련 사업성이 낮아 리모델링으로 변경했다.

우성 2·3차와 극동아파트는 지난 6월 동작구청으로부터 리모델링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우극 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 신동아4차가 조합설입인가를 받으면 통합 리모델링 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현재 별도 필지인 신동아4차는 내년 초 조합설립 총회를 계획하고 있다.

향후 이 단지는 역세권·학세권 입지를 갖춘 만큼 동작 일대 ‘랜드마크’ 단지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우극신 근방으로는 서울 지하철 4·7호선 총신대입구역·이수역과 7호선 남성역 더블 역세권이 포진해 있다. 여기에 삼일초, 남성초, 사당중, 경문고, 총신대 등 학군마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 7곳은 사업진행 지지부진

서울형 리모델링 사업은 초과이익환수제 등 진척 없는 재건축 사업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주로 안전진단 통과 등급이 재건축에 비해 낮고 용적률이 높은 서울 대표 단지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인상된 공사비와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정책 등이 도입되면서 리모델링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형 리모델링이 진행 중인 단지는 △송파구 문정동 시영·건영 △강동구 길동 우성2차 △구로구 신도림동 우성1·2·3차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등 총 7곳이 시범단지로 지정돼 있다. 신당 남산타운을 제외한 6개 단지가 조합 설립에 성공하면서 리모델링 착수까지 걸음을 재촉하고 있지만, 아직 시공사 선정을 마친 단지는 한 곳도 없다. 심지어 신당 남산타운은 아직 유일하게 조합조차 설립하지 못한 사업지로 남아있다.

최근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의 추진을 돕는 ‘신속통합기획’을 도입한 점도 사업진행을 지연시켰다. 여기에 더해 리모델링 안전진단 기준마저 강화되자 재건축으로 전환을 고민하는 리모델링 조합들도 늘었다. 아울러 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상향된 공사비도 리모델링 사업추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일반분양 물량을 많이 늘릴 수 없는 리모델링 특성상 애초부터 재건축에 비해 사업성이 낮은 데다, 골조를 남겨놓고 공사를 진행하기엔 구조보강이나 철거 등의 비용이 배로 들어간다. 이와 관련해 국내 J대학 부동산학과 관계자는 “리모델링에 대한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결국 재건축으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는 것이 시장의 논리”라고 지적했다.

리모델링과 재건축 사업 과정 비교/출처=한국리모델링협회

수도권 리모델링 사업 109개 단지 중 완료된 단지 ‘단 1곳뿐

전국의 주요 리모델링 사업들도 사업 진행 속도가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전국 리모델링 사업은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시작해 1기 신도시 및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과 수도권 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109개 단지 가운데 리모델링이 완료된 곳은 강남 개포동에 위치한 개포 우성9단지 1곳뿐이다.

안전진단을 마치고 착공에 들어갔거나 공사를 위해 이주가 진행된 단지도 7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62개 단지들은 안전진단이나 심의를 준비 중에 있으며, 그 외 40여 개 단지는 아직 조합조차 설립하지 못했거나 시공사 선정에 머물고 있다. 수도권 내 우후죽순 조합설립단지가 생겨나는 등 리모델링 유행이 재확산되고 있다는 업계 설명과 달리 조합설립 인가조차 받지 않은 단지가 수두룩한 실정이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사업에 속도가 나지 않는 단지 대부분은 공사비와 시공사 선정 등으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비용 문제는 결국 조합원들의 분담금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의견 대립이 첨예하게 엇갈릴 수밖에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결국 사업성이 얼마나 확보되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리모델링은 국가자산의 낭비를 방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기에 의견 대립이 있는 사업의 경우 용적률을 높여 사업 추진의 속도를 낼 수 있게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과거에는 용적률을 높일 수 있다는 희망이 없었지만 ‘1기 신도시 특별법’ 등의 신통기획으로 이제는 기대감이 생겼다. 결국 사업성 제고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도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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