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자폭 드론’ 폭격 공세, 우크라이나 상공에 떠다니는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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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드론 폭격'에 떠는 우크라이나군, 대반격 작전 실패 
폭격 위협에 차량 활용도 불가능, 물자·병력 조달 줄줄이 난항
병력보다 무기가 먼저다, 첨단 기술 앞세운 '현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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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일대에 러시아의 ‘드론 폭격’이 쏟아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1,000km에 이르는 전선 대부분 지역에서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러시아군의 공격적인 자폭 드론 공세로 발길이 묶이면서다. 우크라이나군 기계화 여단 병사들은 NYT에 “폭탄이 날아올 땐 제트기가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난다”며 “마치 지옥문이 열리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쏟아지는 폭격에 움츠러든 우크라이나군

러시아군이 갈수록 우크라이나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러시아군의 ‘드론 폭격’의 위협 역시 거세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 정보기관은 러시아가 작년 가을부터 이란산 ‘샤헤드-136’ 드론을 사용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에서 ‘제라늄-2’라고도 불리는 해당 드론은 탄두에 폭발물을 장착, 공격 지시가 있을 때까지 목표물 위를 배회하도록 설계됐다. 크기가 비교적 작고, 레이더 탐지가 어려워 대응 난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샤헤드-136 드론 사용이 처음 보고된 것은 지난해 9월 13일(현지시간)이다. 당시 러시아군은 드론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 지역의 군사 목표물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키이우·오데사·미콜라이프 지역의 군사 및 민간 목표물에 드론 폭격이 쏟아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개조한 상업용 드론을 군사용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우크라이나군이 먼저였지만, 지금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전술을 모방해 띄우는 드론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은 드론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작전 수행 시 차량 대신 도보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폭 드론으로 반격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전자교란 등에 막혀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발이 묶인 우크라이나군은 최전선에 병력과 물자를 제대로 보급하지 못하고 있으며, 부상자 후송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곳곳에서 최근 대반격 작전 실패의 원인이 러시아의 자폭 드론이라는 분석이 제기될 정도다.

첨단 무기 쏟아부으면 이긴다? 전쟁 판도의 변화

지난해 여름, 러시아가 이란제 자폭 드론(무인기) 대량 생산을 추진 중이라는 내용의 문건이 유출된 바 있다. 당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800㎞ 떨어진 타타르스탄의 알라부가 경제특구에 축구장 14개 규모의 드론 제조 시설이 구축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시설에서 이란제 샤헤드-136 자폭 드론이 생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출된 문건에는 공장 청사진과 설계도, 인사 기록, 이란 측에 보낸 제안서, 러시아 국방부를 위한 프레젠테이션 자료 등이 포함돼 있었다. WP는 이란과 러시아가 해당 공장에서 2025년 9월까지 이란제 자폭 드론 6,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023년 이란이 공급한 부품을 사용해 1,932대를 우선 제조하고, 2024년부터는 러시아에서 자체 생산한 부품으로 총 4,068대의 드론을 만들기로 했다는 설명이었다.

실제 자폭 드론을 대량 생산한 러시아는 이어지는 폭격으로 우크라이나군의 발을 묶었고, 대반격 작전을 무효화하는 데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러시아의 전술이 현대 사회의 ‘전쟁 양상 격변’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수많은 병력보다 드론과 같은 첨단 무기가 승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죽음의 위협이 우크라이나 상공을 활주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장의 절망감은 깊어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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