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관광공사, 305억 예산 투입해 400만 해외 관광객 확보 목표, ‘배낭 여행객 성지’ 태국 방콕에 해외 사무소 설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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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관광공사, 배낭 여행객 성지로 알려진 방콕에 해외 사무소 설치 타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 더딘 관광 산업, 해외 사무소가 게임체인저 될까
그간 홍보 예산 부족에 시달렸으나 올해 대규모 예산 투입으로 극복

경기관광공사가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역 관광공사로서는 처음으로 해외 사무소 설립을 추진한다. 당초 홍보사무소를 운영 중이던 중화권 위주 3개국 4개소(중국 2곳, 대만, 태국)에 사무소 설치를 타진했으나, 미-중 갈등 심화 등 외부 요인의 영향으로 태국 방콕 한 곳에만 설치하는 것으로 타협을 봤다.

여행업계에서는 방콕이 이른바 ‘배낭 여행객의 성지’로 알려진 만큼, 효율성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그간 관광홍보 예산 부족 문제로 어려움이 많았던 부분을 탈피하기 위해 대규모 예산이 증폭된 점도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이다. 경기관광공사는 올해 400만 해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305억원(약 2,300만 달러)을 투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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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4일 업무협약을 체결한 조원용(오른쪽) 경기관광공사 사장과 트립닷컴 천꽌치 부총재/사진=경기관광공사

경기도 “해외 대표사무소 설치, 관광객 유치하겠다”

28일 경기관광공사는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을 고려해 태국 방콕에 사무실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한 관광산업 회복과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글로벌 마케팅 수립의 일환으로, 본사 인력을 직접 파견하는 사무소를 해외에 두는 건 2002년 공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해외 대표사무소 설치 대상지로는 현지인들의 방한 잠재력과 가능성 등을 고려해 태국 방콕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는 해외 대표사무소 설치 외에도 외래관광객 유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유력 온라인 플랫폼과의 공동 마케팅 △해외 주요 여행사·항공사 등과 협력한 고부가 단체 유치 확대 △유명인 등을 활용한 공동 프로모션 등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민·관 합동 대표단을 구성해 해외 주요 도시 및 자매결연 지역 등에서 경기 관광 활성화 행사를 개최하고 해외 대표 공항 내 옥외전광판을 활용한 브랜드 광고와 관광업계 해외 마케팅 비용 지원 및 환대 캠페인 등에도 나설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올해 공사는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여행 행복 충전소’란 새 비전하에 ‘선제적 국내외 관광객 유치’ 등 4대 추진 전략을 바탕으로 12개 세부 전략과제를 세워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사무소는 방콕에만, 미-중 갈등 영향 고려

이전까지 공사는 방한 관광객이 많은 중화권 위주 3개국 4개소(중국 상해·칭다오, 대만 타이베이, 태국 방콕)에 해외 관광 홍보사무소를 운영해 왔다. 이번에 본격적인 해외 대표사무소를 설치하고 나선 건 홍보사무소는 민간기관 내에 한시적으로 설치된 정도라 사업 연계성 및 안정성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문형근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은 “조례 개정을 통해 해외 대표 사무소를 설립한다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인 관광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안정적인 현지 네트워크 관리 등이 가능해진다”며 “해외관광객의 경기도 유치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기존 홍보사무소가 운영되던 4개소 중 방콕에만 대표사무소가 설치된다는 점은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6월 논의됐던 당초 원안에서는 4개소 전역에 대표사무소 설립을 계획했지만, 최근 들어 중국 관광객 수 감소, 미-중 갈등 심화 등 외부적 영향이 적지 않아 중국과 대만은 고려 대상에서 빠졌다. 지난해 11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0년 만에 랴오닝성과 공동 관광교류회를 열고 직접 중국 현지에서 관광객 유치를 타진하기도 했으나 실질적인 효과는 미비했단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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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캠프 그리브스 전경/사진=경기관공공사

경기도 관광홍보 예산은 서울시의 10%? 추가 예산 305억원 투입

업계에서는 중국 관광객 급감보다 더 큰 문제로 경기도의 관광 예산 문제를 지적한다. 지난해 경기도의 관광홍보 예산은 서울시의 10%가 채 되지 않는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 중인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경기관광공사의 지난해 홍보 예산은 전체 공사 예산 532억원(약 3,990만 달러) 중 37억원으로, 서울관광재단의 홍보 예산 430억원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규모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현격한 차이가 나타난다. 서울시는 관광안내소 형태의 서울관광프라자 운영 등에 모두 153억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경기도는 지난 2000년부터 12년 동안 수원특례시 한 곳에 경기종합관광안내소를 운영하다 이마저도 예산 투입 대비 효율성을 이유로 폐지했다. 이에 다른 시·군과의 안내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쏟아졌으나, 그럼에도 경기도는 수요 조사에 따른 시설개선비(2023년 기준 5,700만원)만을 지원하겠단 기존 정책 방향을 고수했다.

그간 빠듯했던 예산 배정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경기관광공사는 올해 관광객 400만 명 유치 및 경기도 관광산업 회복 목표로 50개 사업에 30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공사는 이를 위해 △지속가능한 경기관광 브랜드 가치확립 △선제적 국내외 관광객 유치 △DMZ 평화·생태관광 허브 도약 △지속가능 경영 체계 구축 등 4대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 본사 인력을 파견해 해외에 사무소를 두는 것은 공사 설립 이후 처음인 만큼, 글로벌 인지도를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에도 나설 방침이다. 외국인 서포터즈 35명을 선발·운영하고, 경기청년 여행감독 육성 사업을 올해 처음 시행해 창업준비 청년대상 관광사업 전문가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이어 DMZ 평화·생태관광 허브 도약을 위해 DMZ 평화마라톤·평화걷기 등 스포츠 행사를 확대하고, 평화누리 캠핑장을 오는 4월부터 직영하는 등 체류형 상품 개발을 추진한다. DMZ가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한국의 가장 차별화된 관광자원인 만큼, 홍보에 적극 나선다면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미2사단의 해외 파병 및 평택 이주 등으로 현재는 숙박형 문화예술 체험시설로 바뀐 캠프 그리브스에 있는 DMZ 체험관을 9월부터 확대 개방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조원용 경기관광공사 사장은 “캠프 그리브스는 임진각 평화 곤돌라를 이용해 사전 허가 없이도 입장이 가능하게 할 방침”이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54만 명이 캠프 그리브스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군 장교가 사용하던 옛 건물을 리모델링해 객실 70개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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