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부터 집값 뚝뚝 떨어진다, 2050년엔 주택 13%가 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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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글로벌·한반도미래연구원 공동 세미나 개최
주택수요량 2040년 이후 꺾여, 집값도 하락 전환
수도권·도심보단 지방·교외가 집값 하락 가파를 것
日 교수 "집값 하락 대안으로 '콤팩트 시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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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출생·고령화가 지속될 경우 2040년부터 집값이 장기하락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암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전국 주택 10채 중 1채 이상이 빈집으로 전락해 도시 슬럼화가 가속화하고, 재개발·재건축을 비롯한 도시 재정비도 더디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더욱이 한국보다 저출생·고령화를 먼저 겪은 일본의 경우 2045년까지 도쿄권 전체 집값이 840조원 이상 증발할 것으로 추산되면서 한국도 부동산 시장 대응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초저출생·고령화에 집값 하락, 2040년이 변곡점

23일 건설사업관리(PM) 전문기업 한미글로벌은 인구문제 전문 민간 씽크탱크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과 공동으로 ‘인구구조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부동산 시장, 위기인가 기회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가구 수는 2039년에 2,387만 가구로 정점을 찍고 2040년부터 감소 추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총주택수요량도 2040년 이후로 꺾여 실질주택가격은 하락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주택 수요가 가구수 감소와 함께 줄어들어 집값 반등이 어렵다는 분석으로, 특히 수도권보다는 지방이 더 일찍 집값 하락 전환을 하고 사람들이 몰리는 도시는 주택 가격 하락을 경험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집값 하락은 전국에 빈집을 늘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주택 가격이 정체·하락하면 재건축·재개발 수요가 낮아지는 만큼 노후 주택들이 대거 빈집이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현재 건축 연령이 20~30년인 주택은 약 28.2% 수준으로, 가구 수가 감소하는 2040년부터는 약 855만 호가 4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이 된다”며 “도시재정비에는 긴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총 주택수요량이 감소하기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규제를 제거하는 등 노후화된 주택의 재생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고령자 보유 주택을 유동화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고령층 가구는 거래 비용의 문제로 실제 수요보다 더 큰 면적의 주택에 사는 경향이 있는데,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해 작은 평수로 집을 옮기는 ‘주택 다운사이징’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세대 간, 가구원수 간 주택의 미스 매칭을 해결하고, 고령자들은 매매 차액으로 노후 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장기적인 주택가격 연착륙을 위해선 선제적인 공급 조절이 필요하나, 우리나라는 노령 가구의 다운사이징이 이뤄지지 않아 인구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4인용 주택을 지속 공급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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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 분양가 최대 15배, 양극화 심화

집값 하락 움직임은 이미 지방을 중심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의 집값 상승세는 뚜렷한 반면 지방은 수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양극화가 극심해지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4월 첫째 주(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2% 올라 2주 연속 상승했다. 특히 마포구(0.13%), 용산구(0.06%), 성북구(0.05%), 송파구(0.05%), 서초구(0.04%), 양천구(0.04%) 등에서 상승세가 도드라졌다. 실거래가격 변동률도 1월 0.45%로 상승 전환했다.

아파트별로 살펴보면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 6·7차아파트(전용면적 245㎡)’는 115억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직전 거래였던 2021년 4월(80억원)보다 35억원 치솟으며 신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삼성(전용면적 175㎡)’의 경우 올해 1월 90억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지난해 7월 직전 거래가(62억원) 대비 30억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반면 전국 기준 아파트값(1일 기준)은 전주 대비 0.03% 하락하면서 무려 19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방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전국 평균을 끌어내린 것이다. 실제로 신규 입주 물량 영향을 받은 세종(-0.35%)을 비롯해 대구(-0.06%), 부산(-0.06%) 전북(-0.06%), 제주(-0.05%), 충남(-0.05%) 등 대부분 지역이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집값뿐만 아니라 입주율도 떨어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지난달 지방 아파트 입주율은 69.7%에서 65.8%로 전월 대비 3.9%포인트 내렸다. 분양가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 23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에 따르면 올해 분양한 아파트 중 최고가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 ‘포제스한강’으로, 평당 분양가가 1억3,770만원에 달한다. 이는 최저가인 전남 장흥군 대덕읍 ‘더포레스트에코파크’ 분양가 921만원의 약 15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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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인구구조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부동산 시장’ 세미나에서 우토 마사아키 일본 도쿄도시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한미글로벌

일본도 ‘집값 하락’ 경고등 “도심만 생존할 것”

한편 한국보다 인구 감소를 먼저 겪고 있는 일본에서도 집값 하락 경고음이 커지는 중이다. 일본 인구는 2010년 1억2,8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서 연사로 나선 우토 마사아키(Uto Masaaki) 도쿄도시대 도시생활학부 교수는 “인구감소는 주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다음은 오피스 시장”이라며 “일본의 경우 수도권인 도쿄권의 주택자산 가치가 2045년에는 2019년 주택가격의 30%까지 하락해 94조 엔(약 840조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에서도 주택 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도심 중심의 고가 물건 위주로만 집값이 상승하고 있어서다. 빈집 비율 역시 도쿄 등 도심이 아닌 지방 위주로 늘어나면서 전체 주택의 13.6%(약 850만 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임대와 별장용 빈집을 제외하고 장기간 방치된 빈집만 통계를 내봐도 약 350만 호에 달하는데, 이는 지난 20년간 자그마치 90% 급증한 수치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오는 2038년 일본의 빈집 비율은 전체 주택의 31.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토 교수는 또 집값 낙폭에는 출퇴근 시간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며, 출퇴근 시간이 60분이 넘어갈 경우 집값 하락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도쿄 중심부에서 통근 시간이 30분 이내는 집값(2018년 가격 기준)이 2045년에 9.9% 하락하지만, 60분이 넘어가면 29.8%, 90분은 48.2%, 120분은 54.7%가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본의 노년층도 자산 대부분이 주택 한 채인 데다, 집을 팔아 요양시설에 입소한다”며 “특히 교외지역 거주자들은 자산 디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아 주택가격이 크게 떨어져 부부가 요양시설에 함께 입소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토 교수는 이와 같은 주택자산 가치 디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정책으로 ‘콤팩트 시티’ 추진을 제안했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보다는 기존 도심을 고밀 개발하는 콤팩트 시티가 주택자산 가치를 방어하고 고령화에 대비하기에도 유리하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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