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 ‘무더기 하자’에 시름 앓는 두산건설, 큐캐피탈 매각 후 이어지던 호조세도 꺾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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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매입한 큐캐피탈, 수익성 제고 전략으로 성장 폭 늘렸다
건축·주택사업서 성과↑, 분양경기 혹한기에도 '미분양 제로' 달성
최근 대구 사업장서 대규모 하자 발생, '도둑 공사'에 자가당착 비판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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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매각 이후 새 주인을 필두로 성장세를 이어가던 두산건설이 ‘대규모 하자’ 암초에 부딪혔다. 이전만 해도 재무건전성 개선 등 다각적인 호조를 보인 두산건설이나, 하자 폭탄이 터지면서 평가도 수직하락하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 17일엔 계단 유효 높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 ‘도둑 공사’를 진행했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실 공사 리스크에도 직면했다.

2021년 국내 PEF에 두산건설 매각, 권경훈 회장 아래 분위기 ‘전환’

두산중공업 자회사 두산건설은 지난 2021년 약 2,500억원 규모로 국내 사모펀드(PEF)에 매각됐다. 당시 두산중공업은 이사회를 열고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이자 코스닥 상장회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 등이 최대 주주로 있는 투자목적회사 ‘더제니스홀딩스 유한회사’에 두산건설 지분 100% 중 54%를 넘기겠다고 공시했다.

더제니스홀딩스 유한회사는 두산건설이 실시하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 2,500억원 규모로 참여했고, 두산건설 발행주식총수의 54%를 더제니스홀딩스 유한회사가 확보하면서 경영권을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은 두산중공업이 가져갔다. 이로써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에 대한 추가 지원 가능성 차단’을 이행해 재무 약정 조기졸업 개연성을 쌓을 수 있게 됐다.

특히 매각 이후 오너인 권경훈 두산건설 회장이 직접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2010년 대규모 미분양 사태부터 유동성 위기로 휘청이던 두산건설은 본격적으로 분위기를 전환하기 시작했다. 권 회장은 먼저 임직원들에게 과감하고도 적극적인 영업을 주문했다. 인력 보강을 위해 오랜 기간 끊긴 신규·경력 직원 채용을 재개하기도 했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투입해 마케팅 활동 반경을 넓히고 영업능력을 키워 규모와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단 전략이었다.

신축 공사 수주에 손실 털기까지, 재무건전성도 개선 수순

이 같은 변화 시도는 2022년부터 조금씩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각 건설사들과의 경쟁 아래 광동제약의 과천 신사옥 신축 공사를 수주하는 데 성공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2022년 4월엔 경기 안양시 호계동 소재의 안양삼신6차 재개발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으며, 그해 3월엔 인천 제물포시장 재개발 정비 사업과 인천 송림동 서림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 사업도 따냈다. 

할인분양과 채권매각 과정에서 쌓인 손실도 빠르게 털어냈으며, 높아진 수익성을 기반으로 과중한 금융비용을 줄이면서 재무구조도 바로잡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두산건설의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1조1,987억원, 영업이익 7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8.3%, 영업이익은 47.6% 각각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14년 3분기 누적 765억원을 거둔 이래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당해 동기간 영업이익률도 6.11%를 기록하면서 최근 10년간 영업이익률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매각을 동력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도출해 낸 셈이다.

특히 두산건설의 성과가 집중된 건 국내 건축·주택사업이다. 업계에 따르면 분양경기가 얼어붙은 가운데 두산건설은 주택 부문에서 부산 남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 2,033가구, 인천 동구 ‘인천 두산위브 더센트럴’ 1,321가구, 강원 원주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원주’ 1,167가구 등 계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미분양 제로’를 달성했다. 미분양 위험이 높은 지방 소재 사업지인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의 경우 1순위 청약에서 성적이 시원찮았으나 계약금 인하 등 혜택을 내세우며 완판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2023년 9월 말 기준 두산건설의 미완성 주택 재고자산은 6,500만원 선에 그쳤다.

재무건전성도 크게 개선됐다. 2022년 12월 말 946억원이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3년 9월 말 기준 2,238억원으로 9개월 만에 136.5% 증가했다. 2022년 3분기 누적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감소로 -311억원을 기록한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당해 동기간 650억원을 기록했다.

호조세가 이어지다 보니 시장 일각에선 큐캐피탈의 엑시트(투자금회수)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한다. 큐캐피탈은 그간 포트폴리오별 두 배 안팎의 안정적인 수익 실현에 집중해 온 사모펀드로, 지난 2014년 350억원을 투입해 2년 만에 두 배 이상인 781억원을 회수한 동양매직과 2014년 3,000억원에 인수해 2016년 4,162억원에 매각한 동부익스프레스 등 성공 사례도 존재한다. 두산건설도 같은 수순에 접어들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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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달서의 계단 모습/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대구서 ‘무더기 하자’ 발견, 도둑 공사로 분위기 재차 꺾이기도

하지만 최근 대구 소재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달서’에서 무더기 하자가 발생하면서 두산건설의 평판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대구시가 발표한 품질점검 결과서를 보면 해당 단지에서 지적된 하자는 공용부위 19건, 전용부분 22건, 조경 및 토목 기타 부대·복리시설 23건 등 모두 82건이다.

달서구청에 접수된 민원 건수도 2,000여 건이 넘어섰으며, 이에 따라 오는 30일로 예정돼 있던 입주일이 지켜질지도 알 수 없게 됐다. 주요 사업장에 ‘위브더제니스’라는 자체 고급 브랜드명을 부여하며 가치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문제가 발생한 만큼 두산건설에 대한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가당착에 빠졌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준공 승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 하자인 계단 유효 높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보수공사를 진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언론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지난 17일 저녁 입주예정자 몰래 계단을 깎는 ‘도둑 공사’를 진행했다.

두산건설 측은 “사전점검 확인된 하자는 입주 시까지 최선을 다해서 보수할 예정이고 입주예정자들과 협상도 진행 중이며 기한 내 사용 승인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보수공사도 그 일환이라는 입장이지만, 예비입주자 입장에선 무리한 보수공사를 진행해 어떻게 해서든 준공 승인을 받으려는 행위로 비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큐캐피탈 인수 전 졸속 사업의 원죄에 대응 실패까지 결부되면서 파급이 커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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