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포럼] 한국 군사·외교 전략의 열쇠가 된 AUKUS(호주-영국-미국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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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호주 간 협력 강화로 한국-미국-일본 잇는 군사 동맹 체제 공고화
호주와의 협력, 윤 대통령의 '글로벌 중추국가' 전략 성패에도 영향 줄 수 있어
중국의 무역 보복, 한국 내 정권 교체 등이 장기 협력의 안정성 위협하는 요소

[동아시아포럼] 섹션은 EAST ASIA FORUM에서 전하는 동아시아 정책 동향을 담았습니다. EAST ASIA FORUM은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교(Australia National University) 크로퍼드 공공정책대학(Crawford School of Public Policy) 산하의 공공정책과 관련된 정치, 경제, 비즈니스, 법률, 안보, 국제관계에 대한 연구·분석 플랫폼입니다. 저희 폴리시 이코노미(Policy Economy)와 영어 원문 공개 조건으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글로벌 중추국가’ 전략이 한국의 국제사회 지위 및 방위 전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의 군사 전략은 한반도를 넘어 주변 국가들의 안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상황이 됐다. 윤 대통령의 군사·외교 전략 변화는 한국과 안보적 공감대를 갖춘 국가 네트워크 속에서 한국을 주요 허브 국가로 키우기 위한 군사적, 경제적, 외교적 확장 정책 중 하나로 평가된다.

해당 전략은 다자간 군사 협력, 경제적 이익 및 기술 발전 공유 시스템을 통해 인도-태평양 및 글로벌 안보 체제에서 한국의 국가 위상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과거 북한 중심의 군사·외교적 정책에서 벗어나 미-중 갈등 속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추구하는 전략적 변화라는 것이 국제 관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Australia and South Korea Foreign and Defence Ministers' Meeting in Melbourne
5월 1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된 ‘한국-호주 외교·국방(2+2) 장관회의’ 모습, 왼쪽부터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 리처드 말스 부총리 겸 국방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사진=동아시아포럼·호주 국방부

한국, 미국 일변도의 안보 전략에서 인도-태평양 전체적 공동 안보로 전략 수정

한국의 전략 변화는 기술 발전 협력, 경제 안보, 그리고 다면화 전략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국제 사회 내의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과 국제 안보 및 경제 협력체 구성에 외교적 준칙(Rule)을 갖고 접근하겠다는 국제정치적인 철학을 기반으로 한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협력,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참여, ‘블루 퍼시픽(Blue Pacific)’ 연합으로 묶인 남태평양 도서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 강화 등이 단적인 예다.

다자주의 외교 전략이 성과를 내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다. 이같은 전략 변화는 지난 5월 1일 멜버른에서 진행된 제6차 한국-호주 외교·국방(2+2) 장관회의에서 가시화됐다. 회담은 주로 무기 기술 및 우주 항공 관련 기술 협력에 초점이 맞춰졌다.

국제 사회는 이번 회담을 통해 한국이 오커스와 군사 및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반 중국으로 재편되는 동아시아 안보 체제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 한국은 미국과 1:1 외교에 중점을 뒀다. 북한 문제가 당면 과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으로 한국이 미국 의존적인 안보를 넘어 오커스로 확대되는 다자간 안보 협력 시스템에 편입되는 첫걸음을 뗐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기술 중심 국가 도약

미국, 호주, 영국은 전략 동맹을 통해 중국의 잠재적 위협을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통합 신호를 주는 것을 목적으로 오커스를 설립했다. 한국은 오커스와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과거 북한 중심의 군사 안보 전략에서 벗어나 미-중 갈등으로 표현되는 중국의 국제 질서 위협에 함께 맞서는 일원이 됐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

오커스와의 협력은 한국이 다자간 민주주의 협력과 기술 발전 협력 등에서 선도국 지위에 올라설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준다. 윤 대통령의 ‘글로벌 중추국가’ 전략은 국제정치학의 자유주의 철학이 근본으로 삼고 있는 민주주의 국가 간의 정치, 경제, 군사, 문화적 협력을 통한 전쟁 억지력 강화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오커스의 설립 목적과 운영 방침도 윤 대통령의 전략과 일치한다. 한국이 지난해 3월 개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도 같은 목적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는 지난 5월 하순 치러진 ‘인공지능(AI) 서울 정상회의’ 및 ‘AI 안보 정상회의’에서 확인된다. 연이은 기술 기반 정상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함으로써 한국 정부는 기술 개발 중심 국가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과거 군사력 중심의 국제 외교가 기술 협력 중심으로 초점이 바뀌는 와중에 진행된 정상회의인 만큼,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기술 중심국으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

호주-영국-미국 연합 체제와 미국-한국-일본 연합 체제

올해 초 미-일 정상회담 직후부터 오커스는 일본의 오커스 편입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련된 이번 한국-호주 외교·국방(2+2) 장관회의는 이제 오커스에 이어 한국-미국-일본 연합 체제가 중국의 위협을 방어하는 새로운 태평양 중심 체제로 등장하게 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일 양국 간의 불편한 역사적 긴장을 군사적 위협 억제라는 공통 목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다자간 협력 채널이 확보됐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는 평가다. 한-일 간의 협력이 강화될수록 오커스의 한국, 일본 협력 관계도 함께 강화될 수 있는 데다, 윤 대통령의 대일 관계 개선 목표도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

무기 교류는 현대 군사 동맹에서 핵심 요소 중 하나로 부상했다. 핵잠수함 기술 공유에 주안점을 뒀던 1세대 오커스가 2세대로 넘어오면서 무기 교류는 무기 기술 교류로 확대되는 중이다. 한국이 지난 2021년 K-9 자주포를 호주에 수출했던 것에 이어 최근 장갑차를 수출하면서 무기 교류는 더욱 강화됐다. 과거 한-미 간 무기 공유를 통해 구축된 군사 협력 관계가 호주까지 확대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일 관계가 정권에 따라 악화될 수 있는 부분이나 호주의 일본 의존 성향 등을 감안할 때 한국-호주 간 협력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을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 중국이 한-호 협력을 중국 따돌리기의 일환으로 보는 부분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중국은 이미 오커스가 역내 긴장 강화만을 낳을 뿐이라며 맹비난을 담은 성명을 내놓은 바 있다. 한국의 오커스 협력이 자칫 중국의 무역 보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미다.

원문은 한국국제교류재단(Korea Foundation)의 김승환(Shane Kim) 연구원이 작성했습니다. 폴리시 이코노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AUKUS is key to South Korea’s new security strategy | East Asia Forum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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