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해보험 매각 또 유찰, 청산 vs 재입찰 사이 금융당국 고민 깊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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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해보험, 매각 3수에도 또 유찰
금융당국이 청산 절차 고민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와
자산 건전성 대비 가격 높은 것 문제, 법적 리스크도 있어
금리 인하 후 재매각 절차 밟을 것인지 고민해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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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G손해보험 홈페이지

MG손해보험 매각이 또 유찰됐다. 벌써 세 번째 유찰이다. 지난 두 차례와 달리 금융당국이 자금 지원을 약속했던 만큼 이번엔 매각에 대한 기대감이 컸으나 결국 입찰에 아무 곳도 참여하지 않으며 무산됐다.

MG손해보험 매각 유찰, 재공고에 무게

22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19일 MG손보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가 실시한 본입찰에 입찰한 업체는 한 곳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예비입찰에 국내 사모펀드(PEF)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금융전문 PEF JC플라워가 참여하면서 매각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대주주 적격성 검토에서 문제가 없다는 예금보험공사의 해석에도 불구하고 두 펀드 모두 인수전 참여를 포기했다. MG손보 자산 구성에 따른 위험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예보는 재매각과 가교보험사, 청산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로, 이 중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는 매각을 위한 재공고에 무게가 실린다. 본입찰이 성사되진 않았지만 보험업 라이선스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어느 정도 확인된 데다, 보험사의 계약 이전이나 청산 모두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녹록지 않아서다. 결국 금융당국과 예보는 시간을 두고 추후 방향을 재논의하기로 합의를 봤다.

다만 시장에서는 MG손보의 자산 건전성이 우려되는 데다, 고금리로 인해 자금 마련이 어려운 사모펀드들이 입찰을 고사했던 만큼, 당분간 매각 절차 진행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당초 예비 입찰 참여기업들에 금융당국에서 자금지원까지 약속했음에도 무응찰로 나타난 점이 시장의 우려를 잘 대변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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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G손해보험

청산에 준하는 절차로 매각 고려 중, 시장에서는 “그래도 어려울 것” 전망

이런 가운데 앞으로 MG손보의 처리 방안을 논의하게 될 예보의 최우선 원칙은 법적 처리에 따른 비용 최소화가 될 전망이다. 현실적으로 청산은 어렵지만 사실상 청산 수순으로 여겨지는 가교보험사 설립이나 재매각 모두 가장 최소한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으로,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방침이 특별히 바뀌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가교보험사는 청산 대상 금융기관의 자산과 부채를 임시로 넘겨받아 보험사의 업무를 대행하고 향후 합병이나 채권·채무관계 조정 등 후속 조치를 하는 보험사다. 통상 부실금융기관의 처리가 원활하지 못하거나 매각 대상 금융기관의 원매자가 없을 경우 선택하는 방식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산업은행으로 넘어간 KDB생명에 대한 법적 처리가 이와 유사하다.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구 방안으로 당시 금호생명 매각 절차에 들어갔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자산 건전성이 악화된 데다, 고령화로 인한 생명보험업의 쇠퇴 등의 이유로 매각이 여러 차례 연기됐다. 이후 지난해 10월 다섯 번째 진행됐던 매각 시도에서 하나금융마저 인수 포기를 선언하자 결국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정부가 매각이 안 된 부실금융기관을 떠안은 셈이다.

문제는 가교보험사를 통해 준청산 절차를 거칠 경우, 구조조정은 물론 보험 계약자의 민원 등 중·장기적인 소음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예보 입장에서는 보험 계약자 보호를 위한 지원책이었지만,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것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저하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KDB생명도 매각 시도가 연이어 불발되는 과정에서 소비자 신뢰를 크게 잃었다. 지난 2022년 금융소비자연맹의 생명보험사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KDB생명은 안정성(21위), 소비자성(23위), 건전성(6위), 수익성(19위)를 기록해 합계치 기준 2년 연속 최하위(23위)에 머물렀다. 민원발생 건수도 10만 건당 230건으로 업계 평균인 34건보다 7배가량 많다. 이에 임승태 KDB생명 대표는 지난해 7월 KDB생명의 최우선 목표를 ‘소비자 신뢰 회복’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가교보험사 형태의 매각이 진행될 경우 KDB생명과 유사한 절차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MG손보의 자산 건전성에 대한 우려와 법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더해, 금융당국이 매각 자체를 포기했다는 신호효과를 줄 가능성이 높아서다. 더욱이 KDB생명 사례와 유사하게 소비자 만족도가 계속 떨어질 경우, 인수 가액 이상으로 추가 비용을 투입해 건전성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추가 비용에 대한 우려를 감안할 때, 영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금융기관이 아닌 PEF들이 인수전에 뛰어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2년 후 금리 인하되면 재시도해 볼 수도

일각에서는 고금리로 인한 금융자산의 가치 하락이 매각 불발의 원인일 수도 있는 만큼, 1~2년 후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고 나면 매각을 재시도 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재시도 중에도 여전히 PEF가 인수전에 뛰어들기 어려운 조건을 떨쳐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청산에 준하는 수준의 공적자금 투입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의 경우 산업은행을 통해 합계 8,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았다. 사실상 공적자금이 투입된 셈이다. 그러나 8,000억원의 막대한 자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하나금융지주의 인수 예상가액은 2,000억원 남짓에 불과했다. 당시 인수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3,000억원의 추가 유증까지 진행했으나, 결국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생명을 성장시키는 데 2,000억원의 비용을 쓰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을 만큼 KDB생명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IB업계 관계자들은 MG손보가 사실상 KDB생명과 유사한 절차를 통해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에 준하는 수준으로 공적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내다본다. 사실상 매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번 매각 절차를 통해 시장에서 확인이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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