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다 죽는다” 가라앉는 내수 경기, 한은 기준금리 인하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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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악화 못 버텨"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12개월 연속 감소
경기 침체에 美 통화 정책 전환까지, 가중되는 금리 인하 압박
부동산 과열·가계부채 급증에 피벗 망설이는 한은, 관건은 '금융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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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원 없는 ‘나 홀로 사장님’ 수가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내수 부진·고금리의 여파를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택하는 영세 자영업자가 급증한 결과다. 내수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며 시장 곳곳에서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시장은 한국은행의 피벗(통화 정책 전환) 관련 움직임에 촉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수 부진·고금리에 신음하는 자영업자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30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4,000명 줄었다. 지난해 9월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세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12개월 연속으로 줄어든 것은 지난 2017년 11월∼2019년 1월(15개월) 이후 5년여 만에 처음이다.

주요 원인으로는 내수 부진이 지목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영 환경이 제대로 회복되지 못한 가운데, 가계 사정 악화로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위축되며 자영업자 매출이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국내 시장의 전반적인 소비 흐름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지수(계절조정·2020년=100)는 지난달 기준 100.6으로 전월 대비 1.9% 하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출을 받았다가 상환 시기를 맞은 자영업자들이 연체 위기에 내몰린 채 폐업을 택하는 경우도 많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884조4,000억원 수준이며, 연체 규모는 총 15조5,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을 보유한 367만3,000개 사업장 중 65만5,000개는 1분기 기준 폐업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폐업 사업장의 평균 대출 잔액은 9,570만원으로, 대출 보유 사업장 6곳 중 1곳이 약 1억원의 대출을 그대로 안고 문을 닫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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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 경기, 시장 이목 ‘한은 피벗’에

내수 침체의 그림자가 점차 짙어지는 가운데, 시장의 눈은 한은의 피벗 시기에 쏠리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수 부진으로 인해 시장 곳곳에서 ‘곡소리’가 나고 있다”며 “미국까지 통화 정책을 전환하며 금리 인하를 본격화한 만큼, 한은 역시 피벗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존 연 5.25~5.5%에서 연 4.75~5.0%로 기준금리를 0.5%p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에 금리 인하를 결정하며 통화 정책을 전환한 것이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로 한국(연 3.50%)과 미국의 금리 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최대 2%p에서 1.50%p로 줄어들었다.

연준은 이날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면서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리스크가 대략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자리 증가세는 둔화됐고 실업률은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중 임무(dual mandate)의 양쪽 측면에 대한 위험에 주의를 기울여 최대 고용을 지원하고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강력하게(strongly)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연준이 언급한 ‘이중 임무’란 인플레이션을 낮추면서도 경기 침체를 막는 것을 의미한다. 

한은, 금리 인하 압박 직면

연준이 과감한 ‘빅컷'(기준금리 0.50%p 인하)을 단행하자 한은은 한층 더 강력한 금리 인하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 전문가는 “정부·여당은 고금리로 인한 소비 위축 등을 우려하며 지속적으로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며 “미국이 빅컷으로 피벗을 시작한 이상, 우리나라에서도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은 역시 내수 경기 회복을 위한 피벗의 필요성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내수의 핵심 부문인 민간 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2020년 말 대비 올해 8월 말 생활물가 누적 상승률은 16.9%로, 고령층이나 저소득 가구 등 취약계층 구매력이 더 크게 위축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고금리 등으로 인한 원리금 상환 부담도 소비 여력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최근 들썩이는 집값과 빠르게 불어나는 가계대출이 기준금리 인하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이후 “한은의 통화정책은 금융 안정을 위한 것인데, 금융 안정의 중요 요인이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라며 “한은이 이자율을 급하게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발(發) 금융 불안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신중하게 통화 정책 전환 시점을 결정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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