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男수첩] 국제결혼 장려와 그 정책적 시사점

낮은 국내 성혼률 극복 위해 국제결혼 장려 필요 국제결혼, 출산율 증대에 실제로 긍정적 정책적으로 국제결혼이 갖는 애로사항 해결해야

160X600_GIAI_AIDSNote

내년부터 ‘부모 급여’가 생겨 만 0세 아동을 키우는 가정에 월 70만원씩, 만 1세 아동에게는 월 35만원이 지급된다. 갈수록 악화되는 저출산 추세에 정부가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문제는 이러한 방법이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저출산 심화의 원인이 이미 존재하는 가정이 아이를 낳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애초에 가정을 이루지 않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국제결혼 장려는 저출산의 탈출구

실제로 유배우출산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 혼인상태 혹은 성혼율 및 초혼 연령은 출산율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성혼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은 출산율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성혼하더라도 초혼 연령이 높으면 출산율은 낮아진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여러 연구 보고에 걸쳐 공통적으로 여성들의 결혼 의향이 낮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는데, 이것이 전반적인 성혼율을 떨어뜨리고 여성들의 초혼 연령을 높이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결혼 의향이 높고 이른 시기에 결혼을 하려 하는 외국 여성들과 우리나라 남성들 간의 국제결혼을 확대하자는 주장이 온라인 및 SNS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2030세대 남성 유저들이 많은 커뮤니티에 ‘국제결혼’ 혹은 ‘국결’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7천 개가 넘는 관련 글이 검색된다. ‘블라인드’ 혹은 ‘디시인사이드’ 등의 사정도 비슷하다. 일부 유저들은 “저출산 때문에 이민자를 그냥 받느니 국제결혼 장려가 타당한 것 같다”, “정부도 저출산으로 나라가 망하는데 국결 트렌드를 부정할 순 없을 것”등등의 견해를 게시하기도 했다.

사실 국제결혼 증대가 저출산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상당히 타당하다. 학술연구 <출신국 출산율과 이주여성의 자녀 출산>에 따르면, 여성 결혼이민자의 출신국의 합계출산율이 높을수록 출산 자녀 숫자 증가하고 첫 아이를 낳는 시기 역시 빨랐다. 출신국의 출산율에 결혼이민자 여성의 출산율이 영향을 받는 셈이다. 이는 대한민국보다 출산율이 낮은 국가가 전 세계에 단 1곳도 없는 현실에서, 결혼을 통한 여성 이민자의 확대가 출산율 제고에 도움이 됨을 의미한다. 그리고 여성 결혼이민자의 경우 비교적 안정적으로 우리나라에 정주하게 되고 적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 이민자 유입 정책보다 훨씬 합리적인 인구정책의 지향점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저출산의 대안으로 외국인근로자 중심의 이민자를 받는 정책의 성공여부 역시 결혼이민자들의 성공적 한국 정착과 큰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술연구 <결혼여성이민자와 외국인 근로자의 정체성 차이에 기반을 둔 사회통합정책 방안 연구>에 따르면, 여성 결혼이민자들은 그들의 유입 국가와 유사한 국가 출신인 외국인 근로자에게 우리나라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주는 기초 토대를 언어와 유대관계 등의 측면에서 폭넓게 제공해줄 수 있다고 한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안정적인 대한민국 정주화를 여성 결혼이민자들이 가능케 하는 것이다. 국제결혼이 갖는 장점은 인구 정책 측면에서는 쉬이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존재한다.

국제결혼, 정책적 서포트 있어야 성공

문제는 국제결혼이라는 게 인구 재생산적 측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말도 통하지 않고 성장 환경조차 공유하지 않은 남녀가, 평균 ‘16.7세’라는 부부간의 연령 차이도 상당히 존재하는 환경에서 오랜 시간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은 일에 해당한다. 실제로 국제결혼을 한 남성의 결혼만족도 수준은 평균보다 약간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민자 아내의 나이가 어린 측면에서는 남성의 결혼 만족도가 올라가는 측면이 있지만, 사회적 시선과 아내와의 의사소통 측면에서 남성의 결혼 만족도를 좀 더 크게 떨어뜨리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한국 사회의 차가운 시선과, 살아온 환경과 언어의 차이로 인한 부부 간의 문화적 격차를 해소해주는 사회적 장치와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 돼 살아갈 여성 결혼이민자의 경우 본국에서 기대했던 생활수준을 달성할수록 결혼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부관계가 긍정적일수록, 경제적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을수록 결혼생활 만족도가 높고 우리나라에서의 적응수준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부분을 쉽게 달성하게 해 줄 정책적 투자가 필요하다.

즉 국제결혼으로 이뤄진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이 바뀌고, 정부의 적당한 정책적 투자만 이뤄진다면 저출산 트렌드를 해결하기 위한 인구정책 측면에서 국제결혼보다 효율적인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겨진다. 여러 연구를 종합하면, 저출산에 대한 기여도 측면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과 사교육비 부담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정도에 달하고, 나머지가 성혼률과 결혼에 대한 가치관 및 초혼 연령 상승 등에 있다고 한다. 부동산 가격과 사교육비 부담은 당장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일단은 가능한 부분부터 손을 대야 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국제결혼 장려가 그 해결책 중 하나일 수 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