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 서울가든호텔, 주거·호텔 복합건물로 탈바꿈… 폐업 호텔들, 오피스와 주상복합으로 변신하며 날갯짓

공덕역 역세권에 35층 주상복합 건물, 가든호텔도 재개발 르메르디앙 서울, 밀레니엄 힐튼 등 코로나로 폐업, 오피스와 주거지로 재기 노려 재건축과 용도변경 절차 간소화한 서울시 “호텔 재개발 속도 붙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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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 전경/본사 DB

서울 마포역 인근에 40여 년간 운영됐던 서울가든호텔과 주변 일대가 주거·호텔 복합건물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는 지난 16일 열린 ‘제2차 건축위원회’에서 마포로1구역 제10지구와 제34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에 대한 건축심의 2건을 통과시켰다고 18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하철 5·6호선, 공항철도와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공덕역 역세권에 35층 규모, 231세대의 주상복합 건축물이 들어선다.

마포로1구역 제10지구(마포구 도화동 536)에는 연면적 47,803.71㎡, 지하 7층~지상 35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축물이 조성된다. 올해 하반기 사업시행계획인가를 거쳐 오는 2028년 준공될 예정이다. 이 부지는 지하철 5·6호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공덕역, 5호선 마포역과 가깝다. 마포대로, 마포대교와도 인접해 있어 우수한 교통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지상 6층~지상 35층에는 공공주택 46가구를 포함한 공동주택 231가구가 들어선다. 4개 평형(전용 39, 79, 84, 107형)으로 조성될 예정이며 근린생활시설(6,951.77㎡), 업무시설(4,431.99㎡), 공공시설(1,511.53㎡) 등도 포함된다.

지하 1층~지상 2층엔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선다. 지상 3~4층에는 공공시설인 키움센터와 업무시설 등 비주거 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5층에는 입주민을 위한 주민공동시설이 들어선다. 키움센터는 주상복합 내부에 아동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인근 직장이나 주거지에서 활동하는 맞벌이 부모의 보육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서울가든호텔 재개발 조감도/사진=서울시

특히 준공된 지 40년이 넘은 서울가든호텔이 있는 제34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마포구 도화동 169-1)도 이번 심의를 통과했다. 올해 상반기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시작으로 재개발을 해 지하 8층~지상 29층 규모의 주거 및 호텔 복합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마포대로 변에 위치해 지하철 5호선 마포역과 접해 있는 데다 공덕역과도 가깝고, 한강이 내다보이는 조망도 갖추고 있어 마포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서울가든호텔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용객이 줄면서 관광숙박 역할을 지속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주거와 호텔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가든호텔 관계자는 “기존의 관광숙박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주거와 생활편의, 부대시설 기능을 갖춘 건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오피스텔 149실과 공동주택(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 44가구, 객실 40실 규모의 관광숙박시설이 들어선다. 지하 1층~지상 4층에는 근린생활시설이 공급된다. 오피스텔 6가지 평형(전용 84A, 84B, 100A, 100B, 100C, 118A), 공동주택 2가지 평형(전용 32A, 66A)도 도입된다. 박순규 서울시 건축기획과장은 “서울 곳곳에 도시 매력을 높이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우수한 건축물이 조성될 수 있도록 건축심의를 더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줄줄이 폐업한 호텔들, 오피스와 주상복합으로 변신 꾀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신규 호텔들의 난립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광숙박만 하던 호텔이 주택으로 탈바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20년 정부가 발표한 전세대책에 호텔 리모델링형 공공임대주택 방안이 포함되기도 했다. 실제 2020년 말 문을 연 서울 성북구 ‘안암생활’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2년에 준공한 옛 리첸카운티 관광호텔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20억원을 들여 청년 임대주택으로 리모델링했다. 민간임대사업자가 아닌 공공주택사업자가 주도한 호텔 리모델링의 첫 사례였다. 10층 규모의 건물은 지하 2개 층과 지상 1층에 122세대로 리모델링됐다. 옥상 공간에 공유 회의실과 공유 작업실, 커뮤니티 카페, 바비큐 시설 등 편의시설을 마련해 젊은 층의 요구를 적극 수용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아벤트리 종로’ 호텔도 10년 만에 오피스텔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제이알투자운용은 호텔을 인수해 오피스텔 재건축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1971년 지하 1층~지상 11층, 대지면적 1,093㎡, 연면적 6,074㎡ 규모로 지어진 건물은 2011년 오피스에서 숙박시설로 용도 변경된 데 이어 주거시설로 바뀌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들어 외국 관광객 방문 수가 늘면서 도심 호텔 수가 부족해지자 기존 빌딩을 비즈니스호텔로 리모델링하는 바람이 불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자 호텔 업황이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2020년 말부터 르메르디앙 서울, 밀레니엄 힐튼 서울,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등 5성 호텔들과 글래드 라이브 강남, 이태원 크라운 관광호텔, 티마크호텔 명동 등도 매각돼 오피스나 주상복합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서울시 정책으로 탄력받는 호텔 재건축과 용도변경

최근 호텔 재개발과 재건축사업은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재개발·재건축 초기 단계부터 주민과 함께 사업성과 공공성이 조화된 기획으로 사업을 지원하는 신속통합기획에 더해 자문방식(Fast Track)을 추가로 도입하는 내용의 ‘신속통합기획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새로 도입한 자문방식은 주민 제안이나 지구단위계획 등이 세워진 지역을 대상으로 서울시의 기획설계 용역 발주 없이 자문만 거치도록 했다. 용역 발주 기간과 기획설계 기간이 줄어, 사실상 두 달 이상 사업 진행이 빨라지는 효과가 있다고 서울시는 전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심의를 완화해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고,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공간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며 “코로나에 따른 경영난으로 줄줄이 매각된 호텔들이 주상복합 건물이나 오피스 빌딩으로 재건축과 용도변경 하는 사례는 계속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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