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출 부문 ‘5개월 연속’ 하락세, 수출투자책임관회의 열며 대응책 마련에 나선 정부

반도체 및 중국 관련 품목 중심으로 5개월 연속 수출 부진 ‘조선업, 자동차’ 등 수출 주력 산업의 현장 애로 해소와 추가 지원 방안 마련 수출기업들, 현장 목소리 반영한 실질적인 지원책 필요하다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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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수출투자책임관회의를 주재했다. 지난해 우리 수출이 글로벌 긴축 전환 등 대외여건 악화로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자, 수출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선 중소·중견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2조원 규모의 정책금융 프로그램 신설과 더불어, 미래차 분야에 투자 시 세제지원을 확대하는 방안 등에 대한 발표도 잇따랐다. 추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인 수출이 빠른 시일 내에 반등해 올해 수출 플러스 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주요 품목별 수출 동향과 지원 대책 추진 상황을 집중 점검하고 주요 품목 및 수출지원 인프라 관련 추가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등 IT 관련 품목 수출 5개월 연속 감소세

지난해 10월부터 반도체 등 중국 관련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3월 1일부터 10일까지의 수출량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6.2% 감소한 수치로 그간 악화된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자동차·디스플레이 등은 양호, 선박·이차전지·해외수주·서비스 등은 호조가 예상되는 반면, 반도체·석유화학·철강 등은 부진이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지난 2월 신설된 수출전략회의와 비상경제장관회의 중심으로 주요 업종별 수출여건을 점검하고 지원 대책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수출기업의 자금 조달 해소를 위해 올해 무역금융을 2조원 더 늘려 364조5,000억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때 추가 자금 2조원은 이달 중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최대 0.6%포인트 금리를 우대하는 정책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할 예정이다. 또 무역금융 전달체계 현장점검을 통해 내달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해 수출기업들의 무역금융 접근성과 활용도를 제고할 계획이다.

수출기업의 애로가 큰 해외인증 취득과 관련해서도 대책안이 발표됐다. 해당 기업들을 위해 다음 달 원스톱 ‘해외인증 지원단’을 신설해 정보제공 및 컨설팅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해외 전시회 개최 시 참가기업 모집 및 선정 과정에서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해 시너지효과를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원산지 증명서 일반심사·자동심사 대상 여부를 온라인 신청 시 알 수 있도록 개정해 수출기업의 원산지 증명서 발급과 관련한 편의를 제고할 방침이다.

조선업,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추가 지원 방안

수출 주력 산업의 현장 애로 해소에도 정부의 추가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먼저 정부는 최근 조선업계의 수주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산은·수은 금융지원 확대, 무보 선수금환급보증(RG) 특례보증비율 상향조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때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추가 수주를 받지 못하거나 파산하는 일이 없도록 막겠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분야의 현장 애로 해소 및 투자 촉진 방안도 내놨다. 먼저 완성차 업체에 가용선박을 우선적으로 배정하도록 적극 유도해 최근 수출용 자동차 전용 운반선 부족에 대응하기로 했으며, 투자 관련해서는 미래차 분야 투자 시 세제지원을 확대해 미래차 핵심기술을 조특법상 신성장·원천기술로 추가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일각에선 자동차 분야 관련 대응책의 방향이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노조 파업이 자동차 산업 생산 물량 부족 현상의 가장 큰 이유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이에 대한 대응책이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현재 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이 미국 엘러바마 등 현지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볼 때, 향후 자동차 수출량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한 흐름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수출투자책임관회의를 주재하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기획재정부

디지털, 바이오헬스수출유망산업엔 인프라 구축 지원

새롭게 떠오르는 수출 관련 유망 산업들에 대한 활성화 계획도 마련됐다. 먼저 디지털 산업 관련해선 ICT 및 디지털 융합서비스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디지털정부 해외진출 지원센터’를 신설하고, 상세설계나 제안요청서 작성을 돕는 해외정부 사업 발주 원스톱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또 해외수요가 높은 정보화 시스템에 대해서는 국제표준 적용 등 수출 상품화 지원도 신규 추진하기로 했다.

농수산 해외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태평양도서국 대상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발굴하는 한편, 환경플랜트 수주 등 녹색산업 해외진출 확대를 목표로 민관소통 확대, 재원 조달 등 지원 대책을 2분기 중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원전 수출 확대를 위한 금융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원전 프로젝트 수출 계약을 체결한 기자재 중소·중견기업에 수출보증보험 특별 지원 한도를 책정 한도 1.5배로 제공하고, 보험료 20% 할인, 최대 100% 부보율 적용 등 혜택을 주기로 했다.

정부는 이러한 대응과 더불어 각 부처 수출투자책임관을 중심으로 소관 품목의 수출여건을 연중 상시 점검하기로 했다. 하지만 수출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무엇보다 현장의 사정을 이해하고, 현장 만족도가 높은 과제가 발굴될 수 있도록 정책 전반을 재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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