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자는 처벌해야” 이란 ‘피의 보복’ 초읽기, ‘5차 중동전쟁’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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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하마스 지도자 암살에 '피의 보복' 재천명
중동 확전 위기 최고조, 이란 공격 수위에 촉각
후티 반군 등 ‘저항의 축’ 결집 땐 이스라엘 방공망 한계
Iranian Flag Waving With Wind Over Blue Sky
사진=게티이미지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주요 항공사들은 레바논과 이스라엘에 대한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중동에 군사력을 증파한 미국은 백악관 안보 회의를 소집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가뜩이나 요동치는 세계 정세에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불안을 키우는 모습이다.

주요 항공사들, 중동 노선 대거 취소

4일(이하 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노선을 운행하는 주요 항공사들은 안전 위험을 이유로 이날 중동 노선의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미 델타항공은 뉴욕과 이스라엘의 실질적인 수도 텔아비브를 연결하는 노선 운항을 중단했으며 유나이티드항공 역시 이스라엘 도착 노선 운항을 중지했다. 독일 루프트한자, 이탈리아 ITA항공, 그리스 에게항공 등도 이스라엘 항공편을 취소했고 스위스국제항공, 오스트리아항공, 브뤼셀항공, 유로윙스 등은 레바논 베이루트를 오가는 항공 노선까지 중단했다.

레바논에 주재하는 미국과 유럽 대사관들은 자국 국민들에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레바논을 떠나라고 권고했다. 한국 정부도 이스라엘과 레바논 등에 머물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조속히 출국할 것”을 강력 권고하고 있다. 이에 현재 레바논 베이루트 공항은 레바논을 탈출하려는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공격 수위와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과 국경을 접한 레바논에 있는 자신들의 대리 세력 헤즈볼라와 함께 공습하는 방안이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도 현 상황에서 이란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행동’으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른바 ‘저항의 축’을 총동원한 대규모 드론·미사일 공격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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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병사들의 모습/사진=이스라엘군(IDF) 홈페이지

이스라엘도 ‘선제타격’ 초강수 맞불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도 ‘선제 타격’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형국이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와이넷(Ynet)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는 4일 밤 회의에서 ‘억제적 수단’으로써 이란을 선제타격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날 주례 각료회의에서 “우리는 벌써 ‘이란 악의 축’과 다면전을 치르고 있다”며 “우리는 공격과 방어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가 돼 있다. 우리를 향한 어떠한 공격행위에 대해서도 무거운 대가를 물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이스라엘의 맹방인 미국도 중동 지역 군사력을 증강하며 대응을 위해 긴급히 움직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앞서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을 보내고 전투기를 추가로 배치하며 군사력 파견을 늘린 데 이어 본격적인 대책 회의를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일 긴급 백악관 안보 회의를 소집하고 중동 내 확전 방지를 위한 대책들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압둘라 2세(Abdullah II Ibn Al Hussein) 요르단 국왕과도 대화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이란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중동 내 친이란 세력이 이르면 5일 이스라엘을 겨냥한 대규모 공세를 퍼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란과 헤즈볼라의 이 같은 동향을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에게 통보했고 G7 외무장관들은 중동 정세 논의를 위한 긴급회의를 개최, 긴장 완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G7은 성명에서 “중동 지역의 고조된 긴장 상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모든 관련 당사자가 보복성 폭력의 파괴적인 순환을 지속하는 것을 자제하고, 긴장을 낮추고, 긴장 완화에 건설적으로 참여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란 대통령 취임식 날 ‘하마스 수장’ 피살한 이스라엘

전문가들은 이란의 ‘피의 보복’ 천명이 단순히 위협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이란은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이 발생해도 개의치 않는다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된 자국의 ‘손님’이었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예(Ismail Haniyeh)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되는 치욕을 당했기 때문이다. 하니예는 지난달 31일 마수드 페제시키안(Masoud Pezeshkian)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숙소에서 미사일 공습을 당해 경호원과 함께 폭사했다.

올해 62세인 하니예는 가자지구 출신으로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의 승리를 주도하는 등 2017년까지 조직을 이끌었다. 2017년 야히아 신와르(Yahya Sinwar)에게 가자지구 지도자 자리를 넘긴 이후에는 정치국장으로서 튀르키예와 카타르에서 생활해 왔다. 전쟁 발발 후 이집트, 카타르,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과 휴전 협상에 대표로 참여하던 하니예가 살해되면서 협상도 중단된 상태다.

하니예가 암살되기 불과 몇 시간 전에는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핵심 지휘관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헤즈볼라가 지난달 27일 골란고원 축구장을 로켓으로 공격해 어린이 등 12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한 보복이다. 당시 헤즈볼라 수장 사이이드 하산 나스랄라(Sayyid Hassan Nasrallah)의 오른팔이자 작전 고문인 푸아드 슈크르(Fuad Shukr)가 베이루트 근교에 은신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이스라엘군은 드론으로 건물을 정밀 폭격했다.

이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도 줄지어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계열 강경파 팔레스타인인민해방전선(PFLP)은 이스라엘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하니예를 암살하고 이란의 주권을 공격한 일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티 반군도 성명을 통해 “극악무도한 테러 범죄”라며 복수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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