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북로·올림픽대로 재구조화 띄운 서울시, ‘사업 무산’ 피하려면 범정부적 논의 동반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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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재구조화 계획 수립 본격화, 강변북로·올림픽대로 상습 정체 해결한다
이전부터 거듭 논의돼 왔지만, 국토부와의 의견 차이 등으로 빈번히 무산
시민 불편 여전, 올림픽대로 버스전용차로 계획에 구간 정체 심화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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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북로/사진=서울시 시설공단

서울시가 강변북로 및 올림픽대로 재구조화 방침을 밝혔다. 도로 재구조화를 통해 상습 정체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지역 간 연계성을 높이겠단 취지다. 다만 일각에선 재구조화 작업이 실제 삽을 뜨는 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과거 국토교통부와의 의견 차이 등 문제로 재구조화 사업이 무산된 바 있어서다.

서울시 ‘한강변 간선도로 재구조화’ 본격 타진

26일 서울시는 “오는 9월 ‘한강변 간선도로 재구조화 기본계획 수립용역’에 착수하고 2026년 하반기까지 재구조화 기본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용역은 강변북로(가양대교~천호대교 26.7㎞)와 올림픽대로(행주대교~구리암사대교 36㎞) 전 구간을 대상으로 추진된다. 도로 흐름을 개선해 상습 정체 등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한강 수변공간 등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겠단 취지다.

서울시는 이번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 등 한강 주변 개발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함께 이어 나갈 방침이다. 관련 사업, 교통계획 등을 분석해 도로 재구조화 방안을 마련하고 일반도로 전환과 상부공간 활용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변 간선도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한강 교량 진·출입 체계의 효율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며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개략적 사업비와 재원 투입 방안, 관련 계획과 연계한 사업 우선순위도 도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양재~고양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과 연계도 검토한다. 해당 도로는 대부분 강변북로 지하에 대심도로 건설되는 만큼 한강변 간선도로 교통량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외 서울시는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에 포함된 교량 구간 시설물 노후화와 유지관리 비용 등을 고려해 한강 조망과 도시경관 개선 방안도 고려할 방침이다.

2022년엔 국토부와의 ‘동상이몽’으로 사업 무산

이처럼 서울시 차원의 계획 구상은 마무리되는 분위기지만, 이번 재구조화 작업이 실제 진행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관련 사업이 첫 삽을 뜨기도 전에 엎어진 선례가 있어서다. 도로 재구조화는 이미 이전부터 논의돼 온 문제다. 지난 2022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변북로 지하화 계획을 들고나온 것이 대표적이다. 지금의 일산 방향 4차선과 구리 방향 4차선 도로를 각각 3차선으로 줄이고 대신 지하에 일산 방향 3차선과 구리 방향 3차선의 터널을 뚫겠다는 게 오 시장이 내놓은 계획의 골자였다.

당시 서울시 측은 “내년쯤이면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발 빠른 계획 착수에 나섰다. 이미 고양시 등 사업과 직접 관계된 지역의 호응을 얻은 상태였던 만큼 사업 진행에 큰 무리가 없을 거라는 시선에서였지만, 국토부가 이견을 드러내면서 사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 시기 국토부는 ‘양재~고양 지하고속도로’ 사업을 진행 중이었다.

사업 구간이 서울시의 강변북로 재구조화 계획과 거의 겹쳤으나, 사업의 주체와 방식은 완전히 달랐다. 국토부는 민자사업을 하겠다며 민자적격성조사를 의뢰한 상태였고, 서울시는 재정사업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같은 의견 차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국토부와 긴밀한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서울시 내에서 진행될 사업인 만큼 국토부와 관계없이 서울시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단 목소리를 낸 셈이다.

다만 이후 사업은 거의 진행되지 못했다. 막대한 사업비를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사업비는 서울시 추산 기준 강변북로 1조원, 경부고속도로 1조2,000억원으로 총 2조2,000억원에 달한다. 서울시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하기엔 부담이 큰 액수다. 더욱이 서울시 재정만으로 사업을 이어가려면 결국 민자로 사업이 진행돼야 하는데, 이 경우 시민들의 통행료 부담이 커진다는 문제가 있다. 2021년 9월 개통한 서부간선도로 지하 10.3㎞ 구간의 통행료가 2,500원임을 고려하면 사업 구간 24.4㎞가 모두 민자로 개발될 시 시민들이 지불해야 할 통행료는 5,000원이 넘는다. 이번 사업 진행에 국토부의 조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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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상습 정체, 시민 불편 가중

올림픽대로 재구조화 역시 지난 2008년 한 차례 논의된 바 있다. 오세훈 시장이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본격화한 가운데 올림픽대로 BTO사업 등을 제안하면서다. 해당 사업의 골자는 여의도~잠실 간 20km를 지하화하는 것이다. 이처럼 도로 재구조화 계획이 꾸준히 타진돼 온 건,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의 상습 정체 문제로 인한 시민 불편이 이전부터 심각했기 때문이다.

이들 도로 구간의 상습 정체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상태다.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강일IC~미사IC’ 구간의 경우 교통 혼잡도가 1.48, ‘서하남IC(강동대로’는 1.45, ‘강변북로’는 1.44에 달한다. 도로별 허용치가 1.0일 때 이 구간들의 교통량은 허용치를 40% 이상 초과했다는 의미다.

정부 차원에서 진행한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 대책’도 교통 혼잡도를 높이는 악수로 작용했다. 이 대책에서 정부가 제시한 교통 혼잡 완화 방안은 ▲출근 시간대 광역버스 증편 ▲출발지 및 종점 다양화 ▲특정 시간대 올림픽대로 버스전용차로 단계적 도입 등이다. 버스 이용률을 높여 실질적인 교통량을 줄임으로써 교통 혼잡도를 낮추겠단 취지지만, 그러잖아도 부족한 차로 중 하나를 버스전용차로로 바꾼 탓에 차량 정체가 오히려 늘었다. 교통 체증으로 인한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도로 재구조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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