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북한군 이미 우크라이나 진입”, ‘레드라인’ 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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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북한군 사실상 전선 투입"
유일한 생존자, 부랴트인 신분증 소지
북한군 투입돼도 전투 영향 미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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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공개한 영상 일부 캡처, 북한군 추정 병력들이 러시아 군사기지에서 보급품을 지급 받고 있다/사진=SPRAVDI 페이스북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내로 진입했다는 전언이 나오면서 국제사회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북한군의 전선 투입 동향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우크라이나 영토 진입은 사실상 전선 투입으로 해석될 수 있는 상황이다. 서방 국가 등의 대응이 긴박해지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국제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군 이미 1차 교전, 1명 빼고 전멸

29일(현지시간) CNN은 2명의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소수의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내부에 진입했다”며 “당국자들은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을 마치고 최전선으로 이동하면 침투 병력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북한군 상당수는 이미 작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고위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북한군 약 3,000명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50㎞ 떨어진 곳에 배치됐다고 말했다. 리투아니아 비영리기구(NGO) ‘블루-옐로’의 요나스 오만 대표는 전날 현지 매체 LRT에 “우리가 지원하는 우크라이나군 부대와 북한군의 첫 육안 접촉은 10월25일 쿠르스크에서 이뤄졌다”며 “내가 알기로 한국인(북한군)은 1명 빼고 전부 사망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오만 대표는 1차 교전 당시 북한군 몇 명이 전장에 투입됐는지는 확인해 주지 않았다. 대신 “북한군 생존자는 부랴트인 신분증을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부랴트인은 러시아에 거주하는 몽골계 원주민으로, 생김새가 북한 주민과 비슷해 러시아가 북한 파병을 숨기기 위해 이들 신원을 악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적 있다.

이어 오만 대표는 “몇 주 전 우린 북한군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송되고 있다는 알람을 받았다”며 “처음에는 1,500명이었고 그다음은 1만1,000~1만2,000명의 병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아는 바에 따르면 그 숫자는 8만8,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이건 단순히 길거리에서 얻은 데이터가 아닌 수집된 정보”라고 강조했다. 또 “몇몇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이제 쿠르스크로 이동했다”며 “그들은 매우 치명적인 장비를 받았고 이들의 임무는 명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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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의 T-80BVM 탱크가 2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포격하고 있다/사진=러시아 국방부

북한군, 우크라 점령지 러 탈환 도울 듯

미국 국방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앞서 약 1만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 지역에서 훈련 중이며 일부는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 중이라고 확인했는데, 이번 ‘우크라이나 내 진입’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 소식이다. 미국은 아직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파병 사실을 확인하기까지에도 한국·우크라이나 등의 발표와 시차가 있던 점을 고려하면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쿠르스크 지역에선 현재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사이에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8월 초 전격적으로 국경을 넘어 이곳 일부 지역을 점령했다. 당시 깜짝 기습에 허를 찔린 러시아군은 곧바로 병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군 병력의 진격을 막고 나섰지만, 아직 우크라이나군을 국경 밖으로 밀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실제 쿠르스크 전투는 러시아군이 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치고 빠지는 우크라이나군을 상대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는 면적은 지난 8월 1,000㎢에서 지금은 600~700㎢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서울시 면적(605㎢)과 비슷하며, 러시아군도 격렬한 전투로 손실된 병력을 제때 채우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최정예 특수 병력 파병, 전투 향배는?

러시아군이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광범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압박해 몰아내려는 작전이 필요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를 위해선 먼저 병력 보충이 필수적인 만큼, 북한군이 이곳에 파병되면 우선 러시아군의 병력 부족을 메우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군 특수작전부대가 운영하는 국가저항센터(NRC)에 따르면 현재 쿠르스크 현지에서 3,000명 이상의 북한 용병들이 지상에서 조직화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NRC은 “북한군들은 주로 밤에 투입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북한군 파병이 전투의 향배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많다. 북한이 최정예 특수작전부대인 11군단, 소위 폭풍군단 소속 4개 여단이 포함된 대규모 병력을 파병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술적으로 의미 있는 효과를 내기에는 너무 적다는 분석이다. 현재 쿠르스크 지역엔 우크라이나군에 맞서기 위해 러시아군 병력 5만 명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에 영향을 주려면 북한군이 적어도 5만 명은 파병돼야 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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