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2기 신도시 교통 개선안 발표, 교통 불편 해소되나
국토부, ‘광역교통 개선 추진방안’ 발표 신도시 주민들, 입주 시기와 교통망 구축 불일치가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 문제 파악도 필요하지만, 현재는 실질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한 시점
정부가 2기 신도시를 포함해 인천 검단, 파주 운정, 화성 동탄, 수원 호매실, 수원 광교 등 교통난이 심각한 37곳을 집중 관리지구로 지정해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교통 불편 개선이 시급한 곳은 광역버스·전세버스 확충 등 대중교통 중심의 종합적인 단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파주에서 서울까지 출퇴근 3시간, 국토부 개선 추진안 발표
12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광역교통 개선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대광위는 대규모 개발 사업에 대한 광역교통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선대책을 마련해왔다. 지난 1997년부터 지구별 개선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고 있으나 사업 지연 등으로 입주 시기와 광역교통시설 확충 시기 간 차이가 발생하는 등 교통 불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파주 운정에 거주하는 A씨는 광화문까지 직통버스가 있음에도 긴 배차간격과 교통정체로 인해 3시간여를 출퇴근에 사용한다. 총공급 가구 수는 약 61만 가구로 입주민들은 서울과의 편리한 교통을 기대했지만 2009년 입주 시작과 함께 모든 지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교통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특히 주요 철도 및 도로가 개통되기 이전 입주 초·중반 시기와 광역교통 수요가 집중되는 출·퇴근 시간대 교통혼잡이 발생하고 일부 지구는 개선대책이 완료된 이후에도 교통난이 지속되고 있다.
2기 신도시 주민들은 입주 시기와 교통망 구축의 불일치가 가장 문제라고 입을 모아 외치고 있다. 2013년 입주를 시작한 위례신도시는 입지적 이점이 ‘준강남’이라고 불릴 정도로 좋았지만, 주요 교통 대책으로 꼽히는 트램과 위례신사선 등 핵심 교통망은 착공조차 못 하는 상황이다. 물론 트램은 2025년 위례신사선은 2027년 개통 예정이라고 발표되었지만 역시 불투명하다.
2009년 입주 시작된 화성 동탄1신도시와 2015년 입주 시작된 동탄2신도시는 여전히 서울에 오가는 전철 노선이 없다. GTX-A노선 공사가 늦어지면서 최소 2025년은 되어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포 한강신도시 입주 10년 만에 개통된 김포골드라인은 2량밖에 되지 않는 규모로 출퇴근 시간 혼잡률은 280%를 찍으며 ‘지옥철’로 악명이 높다. 사업 초기 김포시 인구가 20만 명이었지만 현재 50만 명에 육박해 2배 이상 인구 증가를 예상하지 못한 탓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광역교통대책을 발표한 이후 사업성 검토 과정에서 기재부 심사에서 막히거나 사업시행자와 지자체 간 협의 과정에서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잦다”며 “일정이 한번 연기되면 몇 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아 입주민이 체감할 만한 교통망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교통난 해소 대책 발표되었으나, 바뀐 건 없어
국토부는 이후 개선대책으로 지난 2020년에는 ‘특별대책지구’ 지정 제도를 도입했지만, 성과는 미흡하다. 지난 6월에도 ‘광역교통축 지정’ 제도를 신설했지만, 계획 수립에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입주민들은 기대를 버렸다.
대광위는 2기 신도시를 포함해 광역 교통 불편 완화를 위해 개선안이 수립된 전국 128개 지구의 현황을 전수조사해 발표했다. 그 결과 교통난이 특히 심각해 ‘특별대책지구’ 지정요통건에 해당하는 곳은 24개 지구로 수도권 21곳, 지방 3곳이다. 추가로 하남 미사, 시흥 군자 등 13곳은 ‘교통서비스 하위 지구’로 지정되었다.
이들 지역 총 37곳에 대해 대광위는 대중교통 확충을 위한 단기적 대책으로 광역버스 증차·신설, 출퇴근 전세버스 투입, 2층 전기버스 도입, 시내·마을버스 증차·신설 등을 추진한다. 또 운행노선·횟수 등의 탄력적 운영이 가능한 수요응답형 교통수단(DRT)을 도입해 입주 초기, 출퇴근 시간대 등 불균형한 수요에 대응할 전망이다. 대광위는 지구별 TF를 통해 단기대책을 추진하고 이달 화성 동탄2, 수원 호매실을 시작으로 집중 관리지구별로 세부적인 교통난 해소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도로·철도 등 시설 확충에 집중하며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혼잡도가 높은 광역교통축별 교통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국토부의 문제의식과 대책은 좋지만, ‘해법의 가시화’가 시급
국토부는 이미 지난 7월 대광위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방 대도시권 교통 문제 해법과 교통시설 정책에 대해 논의한 바 있었다. 이때 광역철도와 트램, 간선급행버스(BRT), 환승센터 등 광역교통시설의 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권역별로 관계기관의 건의 사항을 듣겠다고 했다. 아울러 광역철도 지정기준을 개선하겠다고 밝히며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토부는 8월 24일 국회 입법예고란을 통해 개정안을 공개했다.
트램의 경우 타당성 평가 제도에 해당 교통수단의 특성을 반영한 교통수요 추정과 편익 산정 등의 지표를 추가하는 등 제도를 정비할 것이라고 했었으며, BRT의 경우 실증사업이 마무리 단계라고 말하며 다음 달 말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S-BRT를 직접 탑승해 볼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었다. 하지만 BRT는 창원에서 10월 착공 계획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10월 중순이 지나는 지금 아무런 소식이 없다. 트램은 제주와 부산, 광주 등에서 공격적으로 관련 계획들이 도입되고 있으나 예산 상정의 문제와 더불어 여전히 평가 제도나 안전 규정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제자리걸음이다.
수도권 등 신도시로 지정된 곳에서 서울까지의 교통난은 이미 오랫동안 일어났던 일들이다. 길게는 2009년부터 불편을 감내했던 주민들에게 이제는 희망 고문이 아니라 무언가 가시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것이다. 국토부의 대책이 이번만큼은 눈에 보이지 않는 희망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광역철도로, 트램으로,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드러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