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폐지하고 복지부・노동부에 기능 이관, 20대 민심 잡을 수 있을까?

행정안전부, 정부서울청사서 정부조직 개편방안 발표 윤석열 정부의 주된 공약 ‘여가부 폐지’하기로 대안으로 복지부에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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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위당정협의 및 야당 설명회 등을 거쳐 정부조직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골자는 여성가족부 폐지, 국가보훈부 승격, 재외동포청 신설이다.

먼저 윤석열 정부의 주된 대선 공약대로 “특정 대상에 대한 업무 수행으로 인해 종합적 사회정책 추진 곤란과 부처 간 기능 중복으로 정부 운영의 비효율을 초래한다”며 여성가족부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또 “여가부 폐지에 대해 여성 불평등 개선에 집중했던 당초 정책 패러다임이 남녀 모두를 위한 양성평등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여가부의 기능 중 청소년·가족, 양성평등, 권익증진 기능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며, 인구·가족·아동·청소년·노인 등 종합적 생애주기 정책과 양성평등, 권익증진기능을 총괄하는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신설하겠다고 전했다.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같이 장관과 차관 중간의 위상 및 예우를 부여하고, 현재 국무총리 소속의 ‘양성평등위원회’를 활성화해 협력과 연계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 장관은 “가정폭력 방지, 디지털 성범죄, 스토킹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권익 보호 및 증진 기능을 보다 더 촘촘하고 종합적으로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보훈처, ‘국가보훈부’로 격상

다음으로 국가보훈처는 ‘국가보훈부’로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국가보훈 자체가 대한민국의 핵심 가치인 자유주의 구현의 초석이라는 판단과 ‘일류보훈 달성’이라는 국정과제를 구현하기 위한 목적임을 밝히며 격상 이유를 전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자유’ 개념에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이어서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주요 선진국이 ‘재향군인부’를 설치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한 예우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세계 10대 경제 대국의 국격에 걸맞은 보훈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가보훈부 격상으로 국가보훈부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헌법상 부서권과 독자적 부령권을 행사하게 되는 등 권한과 기능이 강화된다. 또 ‘부 단위’ 부처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수행을 위한 조직과 기능도 보강된다.

이 장관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보훈을 중시하는 정부로서 보훈대상자와 가족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확고한 보훈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재외동포청’ 신설

또 외교부에는 ‘재외동포청’을 신설한다. 2021년 기준 재외동포 규모는 732만 명에 달한다. 따라서 동포사회의 높아진 기대와 세대교체 등 정책환경 변화에 종합적·체계적 대응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 현재 재외동포가 분산 수행되고 있는 만큼, 재외동포 원스톱지원 강화를 위해 별도의 재외동포 전담 기구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외교부의 재외동포 정책 기능을 이관하고, 재외동포재단의 사업기능을 통합해 외교부 장관 소속 ‘재외동포청’을 신설하는 것이다. 재외동포청은 관계 부처 협업을 통한 영사·법무·병무 등 원스톱민원 서비스를 제공하며, 재외동포·단체 교류 협력과 네트워크 활성화 및 차세대 동포교육, 문화홍보사업 등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이러한 내용을 반영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면서 “정부조직법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와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여가부 폐지 두고 ’20대 표심 위한 결단’이라는 의문 제기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서는 2011년 신설 이후 지속적으로 같은 주장이 나왔지만, 구체적인 폐지 방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7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 20여 년간 호주제 폐지 등 성과도 있었지만 변화된 사회 환경과 청년층의 인식을 반영하지 못했으며 젠더 갈등, 권력형 성범죄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여성에 특화된 여성 정책으로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하며 조직개편안에 관해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대남(20대 남성)과 이번녀(지난 20대 대선에서 2번인 윤석열 후보를 뽑은 여성) 등 20대의 표심과 지지율을 위한 정치적 결단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이에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정치적 고려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으며 “기존보다 예산적인 면이나 내용적인 정책 추진 면에서 훨씬 강화된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3~5일 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부정 평가를 조사했을 때 긍정 평가는 29%, 부정 평가는 65%인 것으로 나타났다. 2주 전 조사보다 긍정 평가는 3%포인트 하락하고, 부정 평가는 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취임 뒤 최저치인 24%를 기록한 바 있다. 과연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정부의 강수가 20대의 민심을 정확하게 파악한 것인지는 10 2주 차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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