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 난발한 농해수위 국감, 日 원전수 방류는 6개월 앞으로

6일 농해수위 국감, 서해 공무원 ‘정쟁’에 다른 안건 다 묻혔다 日 원전수 방류 6개월 앞으로, ‘엉기적’대는 정부는 누구 편? HMM 민영화 골든타임 지켜질 수 있을까, 촉각 곤두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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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농해수위원장이 해양수산부 국정감사를 개의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6일 해양수산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국감에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대책 마련 촉구 ▲해수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사항 및 어업·어촌 분야 현안에 대한 질의 ▲어촌 소멸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 방안 마련 촉구 등이 이뤄졌다.

이번 국감에서 소병훈 농해수위 위원장 등 여야위원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정부 차원의 다각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해수부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된 실효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해수부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치러진 해수부 공무원 故 이대준 씨의 장례식이 해양수산부장으로 결정된 과정, 사망 경위, 순직 인정 여부 등과 관련된 사항에 대한 질의가 국감에서 나왔다.

이어 HMM 매각 등 민영화 관련 문제, 해운업 재건 및 공적 기능 강화를 위한 대책, 도서지역의 택배 추가 부담금 관련 문제, 고래 불법 포획 문제 등 어업·어촌 분야 현안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이 밖에 ▲내수면어업 활성화 ▲항만배후부지 관련 제도적 보완 ▲2030부산엑스포 부지 침수대책 마련 ▲어촌신활력 증진 사업의 지역특수성을 반영한 제도 개선 ▲항만하역 재해 통계 마련 등이 촉구됐다.

서해 공무원 ‘해수부장’ 결정 놓고 설왕설래

국감 사흘째에 진행된 농해수위 국감에선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나 HMM 매각 건과 같은 민감한 사안들이 다수 다뤄졌다. 그러나 이번 국감이 다소 정쟁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일까.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이 다른 건들을 대부분 잡아먹은 감이 없지 않다.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의 주요 쟁점은 이 씨의 해수부장 결정이 옳았는지 여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 씨가 고의성 다분한 근무지 이탈을 자행하며 북측으로 건너갔다고 주장, 해수부장으로 진행해선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반면 여당 측은 정부가 이 씨를 살릴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월북이라 단정짓고 이 씨가 죽도록 내버려뒀다는 입장이다.

여야의 공방은 급기야 막말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무원이 직장에서 근무시간 중 뻘짓거리하다 사고당해 죽은 것도 똑같이 공상 처리하자는 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쟁 국감의 피크를 찍은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사진=유토이미지

CPTPP 가입 가시권에 둔 대한민국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는 이제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후쿠시마 오염수가 실제 배출될 경우 우리나라 최남단 제주가 단 7개월 만에 오염수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정부는 이 사안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해수부의 경우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를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촘촘한 감시망을 구축하겠다 밝히긴 했으나 그 실효성엔 의문이 든다. 당장 내년에 생선을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 어민들의 생활이 위협받느냐 아니냐가 결정될 중요한 사안에 정부가 미온적 태도만 취하니 어민들은 발만 동동 구를 뿐이다. 실제 어업인 1,063명으로 대상으로 일본 오염수 방출에 대한 정부 대응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물은 결과 74.6%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정부가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답한 비중도 51.3%로 절반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도 정부를 옭아맨다. CPTPP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규모 이상의 국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맺는 일종의 ‘메가 FTA’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사는 국가인 만큼, 메가 FTA 가입은 거의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은 세계 GDP 비중이 13%에 달하는 거대 경제권인 CPTPP를 주도하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되는 와중에 이들 국가 사이에서 경제안보를 지키기 위해선 우리나라 또한 일본 주도의 CPTPP 가입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그러나 제주 농민들은 CPTPP 가입을 철저히 반대하고 있다. CPTPP에 가입할 경우 후쿠시마산 농·수·축산물이 수입되기 시작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된 탓이다. 실제 대만은 CPTPP에 가입한 이후 일본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을 개시했고, 개시 6개월 만에 식품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바 있다. 제주 농민들의 우려가 비단 기우인 것 만은 아닌 셈이다.

HMM 영구채 주식 전환되면 민영화에 차질

HMM의 민영화는 해운재건의 마지막 퍼즐로 평가되는 만큼 중요한 사안이다. HMM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른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의 인도로 글로벌 선대 규모 8위까지 성장했다. 다만 글로벌 선사와 선복량 격차가 상당해 원가경쟁력 보완을 위해선 신규 선박의 투자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실제로 HMM의 선복량은 세계 1,2위 선사의 그것에 비하면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유사 선사들과의 비교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 강구하는 한편 과거 한진해운이 갖고 있던 해외거점 등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지 여부도 함께 검토해야 할 때다.

특히 이번 국감에서 관심이 집중된 건 정부가 보유한 2조7,000억원 규모의 HMM 영구채의 주식 전환 시점이다. 만일 보유한 영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HMM 지분율이 74.1%로 확대돼 민영화 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HMM 민영화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가는 해운·증시 등 여러 방면의 고려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해운시장이 정상화되는 상황에서 HMM이 국적선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선복량 등 경쟁력이 충분한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민영화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정부가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앞으로 우리가 짊어지게 될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2019년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민영화 계약을 체결했으나 유럽연합이 현대중공업과의 기업 결합을 불허하며 민영화에 실패했던 바 있다. 국회가 정쟁 대신 이곳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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