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베트남 수교 30주년 “포괄·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한국-베트남 수교 30주년, 정상회담 통해 관계 격상 IMF, 내년 베트남 경제성장률 7.2% 예측, 기회의 땅 되다 김 의장, 한국 기업 애로사항 및 채용문제 해결 요청, 푹 주석 “적극 고려”
코로나19 이후 고속성장 중인 베트남, 전 세계 기회의 땅 되다.
팜 민 찐(Pham Minh Chinh) 베트남 총리는 지난 10월 개원한 국회보고에서 올해 GDP 성장률이 8%로 국회가 정한 목표치인 6~6.5%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찐 총리에 따르면 9월까지 여러 부문에서 긍정적인 회복을 보여 15개 목표 중 14개에서 목표를 달성했거나 초과 달성했다.
이미 9월까지 성장률 8.83%, 세입 전년동기대비 22% 증가, 공공부채 GDP의 43~44%(상한 60%)로 관리, 부실은행 구조조정 및 지연 프로젝트 문제 해결, 부패사건의 자산회수 진전 등으로 경제성장에 청신호가 켜진 바 있다.
이에 대해 부 홍 탄(Vu Hong Thanh) 베트남 국회 재정경제위원장은 “성장률 8% 전망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지난 2년간의 코로나19 팬데믹에서 강한 회복과 향후 몇 년 동안 추가 성장을 위한 확고한 기반을 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한국무역협회 시장보고서(KITA Market Report) 역시 ’22년 3/4분기 베트남 경제성장률은 13.67%를 기록했다고 결과를 내놓았으며 이는 베트남 제조업 회복, 국내소비 활성화, 수출증가와 전년동기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세계 각국의 시장조사기관은 2023년도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을 7~8%로 예상하고 있으며, 그중 가장 낮은 수치를 예측한 IMF가 내놓은 예상 경제성장률조차 7.2%에 이른다. 베트남 시장 상황이 나아짐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성장 발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아세안 국가의 교두보 역할, 베트남과의 수교는 긍정적 의미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중소기업벤처부에서 진행하는 한-아세안 파트너십과 연계되어 베트남의 발전된 경제 상황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베트남은 현재 약 1억 명의 인구를 갖고 있으며 30대 이하 인구가 전체의 50% 이상에 달하는 젊은 국가이다. 더불어 최근에는 높은 인터넷 접근성과 스마트폰 사용비율, 높은 교육 수준을 가진 젊은 인구, 디지털 경제에 대한 정부 지원 등이 더해지면서 베트남 스타트업 생태계에 막대한 글로벌 투자금이 몰리는 상황이다.
29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호치민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에는 13억 달러(약 1조6,150억원)의 투자금이 유입됐다. 현재 3,800여 개의 스타트업이 있으며 개중 11곳은 기업가치가 1억 달러(약 1,240억원) 이상에 달한다. 베트남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과 맞물려 현지에서 활약하는 국내 스타트업들도 늘고 있다. 베트남 내 K-유니콘 기업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도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의 동남아 시장에 진출해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의 경제 규모가 커지며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층이 늘고, 한류 열풍으로 현지 경영환경이 국내기업에 우호적이라는 부분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공동선언발표를 통해 전략적 소통의 강화를 언급하며 “양국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구축하는 데 함께 협력할 것이며, 기존 외교안보 전략대화의 효과를 제고하고 이를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역내 해양안보에 기여하기 위해 베트남의 해양법 집행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베트남과의 방산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미 무역과 투자 부문에서 한국과 베트남은 파트너십을 갖고 있다. 정부는 발표를 통해 양국 기업들이 무역과 투자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양국 간 체결된 다양한 협력 문서와 관련해 양국 협력의 지평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베트남의 희토류 개발과 관련한 첨단산업 분야의 협력도 강조했다. 최근 EU의 원자재 수출 규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강화법에 대한 대안으로 협력 방안이 모색된듯하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은 우리의 최대 개발 협력 파트너”라며 “첨단 과학기술, 보건, 인프라 분야에서 베트남에 대한 맞춤형 개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의 핵심 협력국이다.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에 대한 위협에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견인하기 위해 한국과 베트남의 공조는 강화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윤 대통령은 푹 주석에게 2030년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에 대한 지지도 요청했으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화답도 받았다고 전했다.
한-베트남 등불 문화 축제 개회, 수교 기념 다양한 행사 진행 중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한국과 베트남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양국에서 다채로운 문화교류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 9월 하노이에서 ‘한-베트남 등불문화 축제’가 있었으며, 10월에는 서울에서 베트남 전통공연과 문화체험 등을 추진했다. 베트남은 지난 2021년 한국어를 베트남 공교육 제1외국어로 선정하기도 했다.
또 문체부는 올해 12월 한-아세안 11개국이 함께하는 ‘아시아전통오케스트라’가 베트남 신곡을 온라인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베트남 현지에서도 ‘베트남민족박물관 한국실 및 실감체험관 개관(11월)’, ‘한국문화관광대전(12월)’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양국 문화를 서로 나누고 공유할 전망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6일 오전 국회접견실에서 푹 주석을 만나 베트남 내 한국 금융기관 법인·지점 설립 조속한 인가, 한국인 노동허가서의 원활한 발급, 외교안보 분야 협력 강화,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지지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갔다.
김 의장과 푹 주석의 만남에는 이미 전날 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관계가 최고 수준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가 된 만큼 미래를 위한 양 국민의 우호 정서를 확대하고 호혜적 실질협력을 강화하자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현재 베트남이 양국 관계의 최고 수준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국가는 한국을 제외하면 중국·러시아·인도 등 3개국에 불과하다.
김 의장은 면담 중 특별히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문제점을 말하고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 기업들이 애로사항으로 꼽아왔던 노동허가서 발급제한으로 인한 인재채용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푹 주석은 이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양국 관계의 증진을 위해 말씀하신 사항들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김 의장을 베트남에 공식적으로 초청했으며 김 의장 역시 가급적 빠른 시일 내 베트남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